「SPACE(공간)」 2024년 3월호 (통권 676호)

©Kyungsub Shin
1916년 시작된 토착 현대 종교인 원불교는 원을 세상의 원리이자 상징으로 삼아 명상을 통해 개인의 수련을 도모하고, 세상과 가까워지고자 하는 생활 종교다. 인근에 거주하는 250여 명의 신자들을 위한 시설인 원남교당은 1969년 지어졌던 법당 자리에 들어선 종교관과 공덕주 기념 공간인 전통 한옥 인혜원(온지음 집공방 설계), 상주하는 성직자들 숙소에 템플스테이, 어린이 법당, 놀이 공간이 포함된 훈련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더해 도시 사랑방의 역할을 하는 경원재(명상학교 본부)가 율곡로와 인접한 도로변, 눈에 띄는 자리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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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법당이 있던 대지 주변은 서쪽으로 창경궁이 보이는 구릉지로 기존에 저층 주거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이 일대는 조선시대 이후 급격히 변화해 현재는 북측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캠퍼스, 남측 대로변의 고층 건물들과 충돌하는 이질성의 도시 문맥을 드러내고 있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상충될 수도 있는 두 가지 목표에 도전했다. 첫째는 ‘적극적인 도시적 연결’이다. 단절된 도시 문맥 속에서 침을 놓듯 혈을 뚫어(도시 침술) 주변의 일상과 연동하는 순환적 사회 환경을 일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변 이웃들과 대화를 나누며 종교관 주변으로 막힘없이 순환하는 통로를 만들고, 부지 가장자리에 접한 일곱 개 골목길과 연결했다. 골목길들은 부지 내부로 흡수되어 입체적으로 상승하며 ‘여래길’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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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건축을 통한 적절한 단절’이다. 불협화음을 이루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종교 공간 내부의 영적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마당을 중심으로 북측의 대법당과 영모실, 남측의 인혜원이 이루는 남북 방향의 강력한 축(척추)은 수행을 위한 정적 환경을 조성한다. 가장 동적인 공간인 마당은 행사에 따라 다채롭게 변모한다. 대법당 전면의 ‘원상 공간’은 높이 9m, 두께 18mm 백색 도장 철판 중앙에 7.4m 지름의 거대한 원형 개구부를 뚫어 제작했다. 거대한 원에 담긴 공간은 한순간도 고정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빛과 그림자로 인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중동(靜中動)의 공간이다. 원상 뒤 하부에 위치한 1층의 영모실은 높이가 14m에 달하는 수직 공간으로 원상 공간을 다르게 경험하도록 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조경가 정영선(조경설계 서안 대표)의 제안으로 기존의 은행나무 한 그루를 보존했다. 일곱 개 골목길이 공간적 연속성을 위한 수행이라면, 이는 한 장소에서 오랜 기간 함께한 생명체를 통해 ‘시간적 연속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행이다. 이 땅의 주인이 인간만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 사물과 함께라는 자각의 발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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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관, 훈련관, 경원재 – 매스스터디스(조민석, 박기수) 인혜원 ̵
강준구, 천범현, 배정혜, 석치환, 정대인, 구재승, 이상민, 김보라, 이성훈, 지윤미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
종교시설
종교관 – 1,243.9m² 훈련관 – 289.7m² 경원재 R
종교관 – 726.6m² 훈련관 – 162.5m² 경원재 –
종교관 – 1,984.2m² 훈련관 – 554.52m² 경원재
종교관 – 지상 3층, 지하 1층 훈련관 – 지상 5층 경원재
종교관 – 15대 훈련관 – 6대
종교관 – 13.7m 훈련관 – 17m 경원재 – 18.8
종교관 – 58.4% 훈련관 – 56.09% 경원재 – 5
종교관 – 106.3% 훈련관 – 191.41% 경원재 –
철근콘크리트조
노출콘크리트
노출콘크리트, 흡음뿜칠
터구조
하나기연
종교관, 훈련관, 경원재 –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인혜원 – 강인
2018. 6. ~ 2020. 8.
2021. 4. ~ 2022. 10.
원불교 원남교당
튠웍스
조경설계 서안(주)(정영선)
뉴라이트
최근 영국의 2024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건축가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