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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

스튜디오 케이웍스

김광수
사진
신경섭(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스튜디오 케이웍스
background

옛 것과 새 것의 역전

 

서울동명초등학교 내에 있는 현장에 처음 갔을 때 보았던 기존 폐교사동 모습은, 유리창이 많이 깨져 있었고 복도나 교실에 책걸상이 널브러져 있었으며 옆과 뒷마당의 잡풀도 무성했다. 1944년 열여덟 개 학급으로 설립되어 그 사이 많은 시설들이 신축 및 개축되었다. 기존의 폐교사동은 1967년에 준공된 건물이다.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건물은 노쇠해지고 피폐해지고 방치되어 있었는데, 색띠로 치장된 학교 건물들과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대면하고 있었다. 초록의 인조잔디로 변신한 운동장은 이 폐교사동에 바로 맞붙어 있는데, 아이들이 바로 그 앞에서 축구도 하며 뛰놀고 있었으니 이 광경은 대낮에도 생경하기가 그지 없었다.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하지만 나는 색띠 건물들보다는 예전의 전형적인 학교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그 입면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또한 기존 폐교사동의 가로로 긴 창과 콘크리트 라멘조의 골격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모습이 좋았다. 물론 내부의 자유로운 평면은 없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서측면 주거지에 면한 입면만 이색적이게 붉은 벽돌로 마감되어 있었는데 그 모습도 좋았다. 이 점은 무척 흥미로운 지점인데, 주변의 벽돌마감 다가구 밀집지역을 의식해서 나중에 덧붙인 것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일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한다. 두 가지 경우가 모두 의아했다. 고래로 학교시설은 인프라스트럭처와 같아서 주변의 맥락성을 거부해왔었으니 그렇고, 또 다른 경우로 봐도 역시 인프라스트럭처처럼 하나의 학교 건물은 하나의 구법과 마감으로 초지일관 했었으니까 그런 것이다. 당시로서는 콘크리트나 미장 물량을 아끼려고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는 저렴한 붉은 벽돌을 쓴 것이라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벽돌이 대세인 요즈음에는 시대의 반전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Image courtesy of studio_K_works 

 

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_ 기존 폐교사동의 가로로 긴 창을 남기고, 콘크리트 라멘조의 성격을 이어 받아서 증축했다. 

 

운동장의 우레탄 러닝트랙과 인도는 폐교사동과 거의 맞붙어 있었는데, 아이들은 쉴 곳이 없어서 뛰어 놀다가 폐교사동 바로 앞의 인도에 널브러져 앉아 있곤 했다. 아이들을 지켜보는 엄마들도 폐교사동 앞에서 물통을 들고 서 있거나 아이스박스에 앉아 있기도 했다. 학교 운동장 동측과 남측으로 긴 ㄱ자 스탠드가 있기는 했는데, 굳이 이곳에서 이러고 있었던 이유는 폐교가 제공하는 그늘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제일 먼저 조금이나마 쉴 수 있는 스탠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존 폐교사동의 입면을 고스란히 살려보자는 것과 드러나 있는 콘크리트 라멘조의 성격을 이어받아서 증축하는 것, 그리고 서측 입면의 투박한 붉은 벽돌을 어떻게 해서든 남겨보자는 것이었다(이건 참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크게는 하나의 판 개념(벽돌마감의 외부 공간 바닥)을 설정해서 살짝 들어 올리며 스탠드와 함께 인도와의 완충 공간을 주고 증축 부분과 기존의 교사동을 하나의 영역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했다. 이 판은 또한 동측 에코가든과 증축 부분 사이에 위요감을 주는 옥외 학생활동 공간을 제공하며 다목적 극장의 실내외 개방성과 녹지의 경관을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벽돌 마감의 바닥이 동측 에코가든과 증축 부분 사이에 위요감을 주는 옥외 학생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다목적 극장의 실내외 개방성과 녹지의 경관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도록 계획했다.

 

건물의 내부는 크게 다음의 세 공간으로 나뉜다. 한 가지는 기존 교사동으로 다수의 교육 프로그램 실이 배치되어 있고, 주 마감은 구로철판을 사용했다. 또 한 가지는 다목적 극장으로 접이식 객석이 있고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뉠 수 있어 활동의 성격에 따라 규모의 조정이 가능하고 공연이 없을 때에도 전시나 넓은 교육 공간 혹은 놀이 공간으로 쓰일 수 있다. 검정색 벽돌을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수직 홀이다. 기존 건물과 증축부 간의 매개 공간으로, 설계의 주개념인 활동가시성과 공존감을 제공하며 알코브 벤치들이 있어 전 층의 공용 공간이 자유로운 휴게와 교류의 공간이 된다. 석고보드 위에 백색페인트를 칠했다. 특히, 수직 홀은 단순히 기존 교사동과 다목적 극장 사이 공간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감수성의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수직 상승하며 다락과 같은 모호한 공간들이 전개되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4층은 공존보다는 완전히 독립된 영역으로 대지 주변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연수실과 소음이 발생하는 뮤지컬 연습실을 배치했다.

서측 근린 이면도로에 면한 부분은 건물 스케일을 줄였다. 그리고 건물이 출입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고 공연장도 들여다볼 수 있게 하여 담장이 없고 조경이 있는 경계를 만들어보겠다는 순진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공사 말미에 교장선생님의 완고한 의견에 의해서 결국 대지 경계에 녹색 철제 펜스가 둘러쳐지는 옹색하고 인색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 프로젝트를 하며 교육청이 발주하는 건축 사업은 좋은 결과가 나오기 무척 힘들다는 항간의 소문을 실감하게 된 부분도 많이 있었지만 또한 교육청이 이러한 혁신적인 사업을 실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많이 보았다. 이 프로젝트는 심각한 구조 보강 문제 때문에 무척 난공사였으며 시공사도 고생을 많이 했다. 이것도 물론 무상 디자인감리로 진행된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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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홀은 기존 건물과 증축부 간의 매개 공간으로, 설계의 주개념인 활동가시성과 공존감을 제공한다.

 

설계

스튜디오 케이웍스 + 건축사사무소 커튼홀(김광수)

설계담당

박미정, 유재강, 한주희

위치

서울특별시 성동구 마장로 29길 29

용도

교육연구시설

대지면적

17,715m2

건축면적

1,314.54m2

연면적

2,650.7m2

규모

지상 4층, 지하 1층

주차

66대

높이

15.32m

건폐율

26.2%

용적률

63.58%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위 컬러스테인, 페인트

내부마감

벽돌, 페인트, 구로철판

구조설계

터구조

기계설계

(주)주성엠이씨

전기설계

기술사사무소 우림전기

시공

포시스건설(주)

설계기간

2016. 8. ~ 2017. 2.

시공기간

2017. 4. ~ 2018. 3.

공사비

75.7억 원

건축주

서울특별시 교육감

준공

2018. 3.


김광수
스튜디오 케이웍스 대표이며 집담공간 커튼홀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학교와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여러 장르의 전문가 및 대중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뉴미디어로 인한 사회성, 도시건축 환경의 변화를 주목하며 다양한 건축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방들의 가출’이라는 주제로 한국 사회의 아파트와 방 문화 현상을 조사 전시한 바 있으며(2004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핀란드 국립미술관(2007), 아트선재센터(2012), 오스트리아 국립미술관(2013), 독일 에데스 건축갤러리(2014), 문화역서울284(2012, 2016) 등에도 초대되어 전시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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