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소규모 공공 건축물의 목구조 제안: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신성진, 손경민
사진
신경섭
자료제공
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진행
한가람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2022년 8월호 (통권 657호)  

 

소규모 공공 건축물의 목구조 제안: 마당, 나무, 지붕

진주시에 있는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은 문산읍사무소의 주 진입부에 위치하고, 대지 주변으로 교차로가 나 있어 접근이 원활하다. 이 프로젝트는 주민을 위한 쉼터와 자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목구조 건축을 제안하는 공모로 시작했다. 목구조는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목조건축을 선도하는 도시를 만들고픈 진주시와 총괄계획가의 의지이기도 했다. 공모 당선 이후 설계 단계에서 캐나다우드의 지원이 확정됐다. 지원 조건은 NLT(Nail Laminated Timber) 구조를 적용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트러스가 드러나는 중목구조의 기존안을 NLT 방식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구조 변경은 단순히 방식만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구법의 특성을 드러내고 공간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는 트러스 대신 나무 지붕판만이 남아 더욱 간결한 공간이 완성됐다.

 

잃어버린 마당과 새로운 마당

문산읍사무소 앞 주차장 중앙에는 커다란 나무가 홀로 서 있다. 마당은 나무 주변으로 겨우 생육 보존에 필요한 최소의 자연지반만 남겨둔 채, 나머지 땅은 주차를 위한 아스팔트로 덮여 있을 뿐이다. 예전에 이곳은 나무의 짙은 녹음이 선사하는 시원한 그늘 아래 동네를 오고 가며 쉬기도 하고 한동안 앉아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마을의 중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현장을 처음 갔을 때, 어느 누구도 편히 걸어갈 공간도 없이 행정 업무를 위해 잠시 들른 자동차로 가득 차 있었다.

마을의 넓은 마당을, 예전처럼 잎이 풍성하던 나무 아래 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이는 장소로 되돌려놓고 싶었다. 우선 무질서하게 그어놓았던 주차선을 가장 효율적으로 정리하여 보행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그다음 커다란 지붕판을 설치하여 햇볕과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새 마당의 바닥과 지붕 사이 공간은 서로 수평을 이룬다. 건물 안으로 이어지는 지붕 구조와 활짝 열리는 전면 창은 안과 밖을 구분 없이 확장하여 건물과 마당 전체를 한 공간으로 쓰이게 한다.

 

 


NLT: 선재에서 면재로

목구조 중에서도 중목구조는 기둥, 보, 서까래, 트러스와 같은 선적인 요소가 공간을 구성하고 이후에 벽이나 지붕을 덧붙인다. 반면에 NLT는 구조 자체가 바닥, 벽, 지붕이 되어 선 요소가 아닌 면 요소로 공간을 만든다. NLT는 ‘Nail Laminated Timber’의 약자로 영어 단어 그대로 제재목에 못을 박아 연속적으로 붙인 패널 형태다. 시공은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제재목은 벌목부터 가공, 효율적인 목재의 건조, 운반 등을 위해 최적화된 부재 단위와 길이를 가진다. 이로 인해 어떤 제재목을 선택하냐에 따라 공간 크기가 결정되기도 하고, 제재목으로 만들 수 있는 크기보다 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여러 부재를 함께 사용하는 접합 상세가 디자인되기도 한다. 

제재목이 자연재에서 산업재로 가공되는 과정 또한 나무가 지닌 물성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NLT는 제재목으로 만들어지지만 앞에서 설명했듯이 각재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목재 덩어리로 이루어진 구조재이다. 패널 조립 시에도 목재를 쉽게 붙이고 뗄 수 있어 현장 여건에 맞춰 유연하게 확장과 변형이 용이하다는 특성이 있다. 글루램(구조용 집성재), CLT(구조용 직교집성판) 등과 같은 공학목재는 본드를 이용하여 강성을 만들지만, NLT는 못을 이용해서 제재목을 접합한다. 그 결과 겉면이 매끈하게 가공되지 않아 나무의 자연 질감이 그대로 남는다.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은 이러한 NLT만의 물성이 공간에 그대로 묻어나게 했다. NLT 자체가 구조 역할을 하는 덕분에 장스팬 공간을 보 없이 나무판만으로 간결하게 완성했고, 지붕 처마와 내부 공간에서 자연스러운 목재 패널의 규칙이 드러나도록 했다.

 

 


세 타입의 나무 지붕

나무 지붕은 보통 ‘투바이’라고 불리는 구조용 목재 2×4, 2×6, 2×8인치를 조합해 세 가지 패턴의 NLT패널 타입을 정하고 세 가지 지붕 경사도를 이용하여 완성했다. 건물의 가장 완만한 처마는 마당과 평행한 외경사 지붕이다. 이 지붕판을 바닥에서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의도했다. 지붕을 받치는 기둥은 원형 강관을 사용하여 부재 크기를 줄이고 주재료인 목재와 다른 재질 및 색상으로 대비되게 하여 지붕의 구조만 남게 했다. 또한 지붕에 작용하는 힘의 흐름과 안과 밖의 공간이 확장되는 방향을 같게 하여 외부를 내부로 끌어들였다. 반면, 다른 너비의 두 경사지붕은 내부의 여러 쓰임에 적합하도록 몇 가지 볼륨과 분위기를 형성한다. 구조재로 쓰인 NLT 방식이 실내 마감재로서 그대로 드러나고, 제재목 사이사이에 설치된 라인조명, NLT의 일부를 비워내는 것으로 천창을 구성하는 등 단순한 방식을 통해 공간을 간결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자치센터, 경로당, 마을회관, 어린이집 등과 같은 소규모 공공 건축물은 광역적 범위의 주요 공공 건축물보다 우리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소규모 공공 건축물은 마을 단위의 규모에서 접근하여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쓰임에 맞는 공간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구조는 문화적, 감성적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자연재로써 공공 건축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춰주기에 이러한 공간을 구현하는 데 적절하다.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은 주민들에게 마을의 새로운 장소를 만들어주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런 장소를 목구조의 특성을 드러내어 조성하고 싶었다. 친숙한 부재이지만 낯선 구조로 건물을 만드는 과정은 지극히 건축적이며 섬세한 고민을 통해 구현했다. 그렇게 완성된 ‘소규모 목구조 공공 건축물’ 하나가 마을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북돋워주길 바란다.​ (글 신성진, 손경민 / 진행 한가람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주)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신성진, 손경민)

설계담당

박성기, 김형민

위치

경상남도 진주시 문산읍 동부로587번길 12

용도

근린생활시설(주민공동시설)

대지면적

3,891㎡(읍사무소, 자치센터 전체)

건축면적

208.88㎡

연면적

208.88㎡

규모

지상 1층

주차

35대

높이

4.82m

건폐율

28.81%(읍사무소, 자치센터 전체)

용적률

45.66%(읍사무소, 자치센터 전체)

구조

NLT(Nail Laminated Timber) 목구조

외부마감

징크, 적삼목 사이딩

내부마감

NLT노출, 미송합판

구조설계

하우스텍(주종범)

기계,전기설계

태영기술단

시공

(주)평원종합건설, 니드텍건설(목구조)

설계기간

2020.5. ~ 2021.1.

시공기간

2021.1. ~ 9.

공사비

7억 원

건축주

진주시


신성진, 손경민
신성진과 손경민은 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를 공동 운영하고 있는 건축가이다. 서울시립대학교를 졸업한 후 건축사사무소 O.C.A에서 함께 실무를 쌓았다. 서래마을 네남매의 집, 집집마당으로 서울시건축상과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으로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꿈담놀이터, 울릉초등학교, 봉담 와우리 복합문화도서관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