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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장하지 않은 날 것: 밝은미래 출판사

건축사사무소 루연

글
임도균
사진
김용관(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건축사사무소 루연
진행
유진 기자
background

 

 

이 건축은 한 주인공의 서사극이 아니라 마치 집단 댄스 크루(Crew) 같다. 왜 갑자기 원이 있는지, 왜 기둥과 보가 팔을 벌려 서 있는지, 삼각형의 계단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의도나 의미가 숨겨져 있는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다 같이 그러고 있으면서도 ​서로 엉키지 않는 절묘함에 눈이 간다. 부분이 얼마나 전체에 충실해야 하는지에 대한 건축가로서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오히려 각 부분이 제 역할에만 충실해 만족스러웠다. 각 부분을 위해 위치와 영역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자리를 넘어서지 않는 한, 각 부분은 구조적이거나 기능적으로만 충실하면 어떠한 형태든 상관이 없다.

 

1, 2층의 상가로서의 임대, 3, 4, 5층의 출판사 사옥으로 건물의 기능이 나눠진다. 3층은 일조사선 제한의 경계층이라 조형적으로 4, 5층과 다시 나뉜다. 도시적으로는 사람들이 채울 전면 공간과 동선과 서비스 기능이 들어서는 후면 공간으로 나뉜다. 다시 정면은 북측 낮은 부분과 남측 높은 부분이 세로로 이분 된다. 이 영역 구분을 위해 재료가 차별화되었으며 영역 간에는 서로 엉키지 않도록 디테일한 선들(가령, 콘크리트 문양의 있음과 없음, 이질 재료 사이의 틈, 습식 재료와 건식 재료)이 그어졌다.

 

​ⓒLuyoun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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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youn Architects

 

이제 남은 것은 각 구획 안에서 부분을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3층 테라스에는 전체 연면적에 치명적인 손실이 없는 창가 처마가 필요해 지붕 슬래브에 동그랗게 구멍들 뚫어 그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콘크리트 가벽 영역 속의 옥외 계단은 디딤판의 내구성과 안전 난간의 역할을 하는 평철 재료 몰딩 라인이 두드러진 양상이 되도록 하였고, 3층 테라스의 난간은 면으로, 발코니 쪽의 난간은 선형으로 달리하였다. 1, 2층의 유리 매스는 주변 건물과 차별적으로 넓어 보이도록 등간격의 샷시가 반복될 뿐이며, 유리 속의 기둥은 사각이 아닌 원기둥으로 하여 도드라지도록 검정 페인트로 도장하였고, 기둥 사이의 보는 나뉘어 보이지 않고 길게 뻗은 것처럼 단면설계했다. 3층 지붕에 원이 있으니 1층 후면 외부 계단은 삼각형처럼 보이도록 하였다. 각 부분은 각자의 역할이 더욱 도드라지는 제스처로 연출되었다.

 

사실 이 다양한 제스처의 모든 부분에는 공통적으로 최대한 ‘날 것’ 같은 느낌을 지니도록 했다. 알루미늄 섀시는 도장 없이 산화 처리만 했고, 유리는 맑은 유리 그대로, 철판은 녹슨(프린트) 모양이다. 원과 삼각형은 순수한 도형으로 하고, 콘트리트는 유로폼에 문양판을 넣었을 뿐이며, 실내 천장은 골조 그대로 노출되고, 지붕의 두겁 스테인레스 스틸 후레싱은 오염을 방지하도록 충분히 돌출되어도 그만이었다. 어느 부분도 치장용 마감재가 덧대지지 않도록 하였다.

 

​ⓒLuyoun Architects

 

​ⓒLuyoun Architects

 

이 건축물은 경계가 분명치 않은 소위 ‘망리단길’이 있는 망원동에 입지한다. 차 없이 걷기 좋고, 주거와 상가 건물이 혼재되어 있으며, 전통 시장도 존재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의 상점들도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 지배적이거나 중심적이거나 아주 상업적이지 않다. 아직 순수한 ‘날 것’들이 느슨하게 그리고 분쟁 없이 공존하는 매력을 지닌 지역이다. 도시로부터 건축을 배우게 되었다.

 

외장 혹은 치장 마감이 있는 건축물은 일관된 의미 혹은 의도를 향해 모든 부분이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다루어져야 제 몫을 한다. 반면 외장하지 않는 건축물은 그 몸체의 구성 부분 자체 그리고 그것들의 바른 위치를 절묘하게 다루는 일이 중요하다.

 

 

 

다이어그램

 

 

평면도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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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임도균

설계담당

김철

위치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69-14

용도

근린생활시설(사무소)

대지면적

167.60 ㎡

건축면적

100.44 ㎡

연면적

334.10 ㎡

규모

지상 4층

주차

3대

높이

16.65m

건폐율

59.93%

용적률

199.34%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문양노출콘크리트, 복층유리

내부마감

수성페인트, 데코타일, 콩자갈미장

구조설계

창민우구조

기계설계

청림설비

전기설계

에이스파트너

시공

에이치와이 종합건설

설계기간

2022. 04. ~ 2022. 10.

시공기간

2022. 10. ~ 2023. 05.

건축주

도승철


임도균
건축사사무소 루연의 대표이며,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였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대건설, 일리노이 공과대학교 건축대학, 다울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혔다. 주요 작업으로는 영림빌딩, 나라말 사옥, 제이크하우스, 서야고등학교 체육관, 은행나무출판사 사옥, 미넴옴므 사옥, 마음산책 사옥, 우리학교출판사 사옥 등이 있다. 2008년 젊은건축사상을 수상했으며,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