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2022년 12월호 (통권 661호)
땅은 다양한 기억을 가진다. 쌀농사로 유명한 이천에서 호법면은 과거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모내기 를 하고 가장 먼저 쌀을 수확한 곳으로 유명하다. 벼농 사에 필요한 물이 풍부해서 그런지 이곳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화훼 생산이 가장 많은 곳이다. 많은 농가들이 꽃을 재배하고 전국으로 출하하지만 논농사와 화훼농사의 유명세와 달리 더 이상 젊은 인구 유입이 없어 지역사회는 고령화됐다. 주변은 하천을 따라 논이 즐비하고 낮은 산들이 주변의 풍경을 만든다. 대상지는 과거 논농사에 필요한 저수지로 활용되다 어느 순간부터 낚시터로 사용되고 있었다. 건축주는 생명이 소멸되었 던 장소에 소통하는 지역문화를 만들어 지역을 소생시키는 건축 공간을 구축하고자 했다.
가로 질서와 세로 질서
하천을 따라 형성된 논들은 대상 부지가 낚시터로 사용 되면서 땅의 흔적과 단절됐다. 논의 기억(재래식 및 기 계식 농사 방법)을 복원하는 건축 공간은 논길의 수로처럼 3.2m 간격의 벽으로 조직된 여러 중첩 공간에 비어 있는 가로 질서를 부여했다. 벽들로 직조된 공간에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을 중첩시키고, 외부에는 나무, 돌, 수공간, 하늘, 자연 등을 담았다. 남쪽의 낮은 산에 서 흘러오는 자연의 흐름은 논, 하천 그리고 반대편의 작은 하천의 교차점을 거쳐 다시 논과 산으로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반복적인 자연의 흐름을 복원하기 위해 논길처럼 3.2m의 모듈을 가진, 채워진 세로 질서를 부여해 중첩의 공간으로 구현됐다.
교차 공간이 만드는 교차 문화
가로 질서와 세로 질서가 만나는 지점들에 교차 공간이 직조된다. 1층과 루프톱에 형성된 내부 교차 공간은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가로 중첩과 세로 중첩을 연결한다. 교차 공간은 다양한 프로그램의 확장 가능 성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보편화된 물리적 공간(nonspace)이 아니라 차별화되고 실험적인 추상적 공간 (Nonspace)이다. 즉 일반적인 상업 공간을 뛰어 넘어 민간이 만들어내는 지역 복합문화공간의 플랫폼이 되기를 지향한다. 때로는 작품을 전시하고, 패션쇼, 명상, 어린이 미술교실, 팝업스토어 등으로 내외부 공간은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다.
볏짚 노출콘크리트
내부에서는 볏짚 공간에 들어온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볏짚을 활용한 노출콘크리트 기법을 실험했다. 볏짚으로 구성된 볏단을 슬래브에 깔고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콘크리트에 볏짚이 박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아주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 슬래브를 탈형하고 볏단을 제거했으며, 콘크리트에 붙어 있는 볏짚은 그대로 두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콘크리트와 결합된 볏짚의 모습은 변할 것이고, 이와 함께 공간의 분위기도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글 정웅식 / 진행 박지윤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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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온건축사사무소(정웅식)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근린생활시설(카페 및 문화시설)
2,591㎡
408.2㎡
428.48㎡
지상 1층
3대
7.85m
17.62%
18.5%
철근콘크리트조
유로폼 노출콘크리트
볏짚 노출콘크리트, 스터코 뿜칠
(주)제네랄구조엔지니어링
금강디엔에스(주)
(주)채헌종합건설
2019. 6. ~ 2020. 6.
2020. 6. ~ 2021. 12.
유창길
(주)온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