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를 여유 있게 쓸 수 있을 때, 즉 건폐율이 작을 때 건물의 배치는 건축의 방향을 정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건폐율 60%, 80%처럼 대지를 꽉 채워야 할 때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대지에 빈 공간을 많이 둘 수 있다면 경우의 수가 크게 늘어난다. 도시를 향한 자세도, 이웃과의 관계도, 조망과 채광의 선택도 훨씬 다양하고 자유로워진다. 늘푸른 광은교회는 250평 정도의 대지에 건폐율 38%만 채우고 계획이 진행되었다. 건축주의 가벼운 주머니가 건축가에게 오히려 고마운 상황이 된 것이다.
교회 부지는 사방으로 다세대 주택에 둘러싸여 있다. 앞뒤 좌우 경계까지 바짝 붙은 똑같은 높이의 다세대 주택들은 다양한 형태, 다양한 재료에 하나도 닮지 않았지만 우악스럽고 무신경한 배치와 디테일은 한사람이 지은 듯 동일하다. 신도시 다세대 밀집 지역의 일반적인 풍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건축가는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하는가?
작은 건폐율이 스스로 답을 찾았다. 중심을 비우고 주위 건물의 욱여쌈을 밀어내는 것이 유일한 해법처럼 보였다.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중정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도로 전면의 법적 주차공간을 제외한 모든 빈 공간을 중심에 모았다. 도로에서 보면 크게 열린 게이트 사이로 보이는 중정이 신비감을 주는데, 실제 들어서면 중정이 건물의 중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건물의 모든 공간은 창문이 중정을 향해 열려 있어서 마당이 있는 공간이 된다. 배치를 마친 후에는 그저 루틴을 따랐다. 정제된 형태를 만들고 노출콘크리트와 벽돌로 구축하고 단순화한 외부 재료를 내부까지 끌어들여 일체감을 주었다. 자연광이 스며드는 차분한 예배실과 중정을 향해 환하게 열린 교육실, 사무실, 식당을 두었다.
이 작은 도시형 교회가 사용자와 이웃 모두에게 작은 쉼터 같은 공간이 되길 희망해 본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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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상
오종상
인천광역시 서구 당하동 1111-5
종교시설
819.9m²
312.73m²
500.43m²
지상 2층
6대
8.7m
38.14%
61.04%
철근콘크리트조
노출콘크리트, 벽돌
벽돌, 비닐페인트, 노출콘크리트, 투명에폭시(바닥)
서원섭
주성엠이씨
한길엔지니어링
태성산업개발
2019. 3. ~ 2019. 7.
2019. 8. ~ 2020. 3.
7억 5천만 원
늘푸른 광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