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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현상] 풍경을 들이는 카페: 레이크 앤드 마운틴

건축사사무소 사무소효자

서승모
사진
진효숙
자료제공
건축사사무소 사무소효자
진행
박지윤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2023년 5월호 (통권 666호) ​ 

 

현상 1. 방문의 목적이 되는

현상 2. 지역과 사람을 잇는

현상 3. 경험을 직조하는

 

 

카페라는 곳 

도쿄 우에노를 매일 드나들던 때, 토요일 아침은 구도심의 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으로 시작했다. 사람과 차가 없는 조용한 토요일 아침, 시간이 잔잔히 흐르는 한갓진 그 느낌, 쉼표로서의 동네 카페는 삶의 활력이었다. 최근 한국 이곳저곳에 카페가 많이 생겼다. 동네, 작은 카페, 몇 마디 담소, 느슨한 커뮤니티, 사색 등과는 거리가 있는 멋지고, 크고, 북적이는 곳이다. 공공시설은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간이다. 체육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며, 학교 운동장을 거닌다. 일로 점철된 일상 속에 여유와 쉼을 불어넣는다. SNS는 개인의 일상을 담는 사소설적 공간이다. 그러나 서로에게 보여지는 사이, 사소설은 무대라는 또 하나의 성격을 갖게 된다. SNS 속 이미지는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물론 나 역시 카메라를 무언가에 들이댈 때는 장면을 만들고 싶은 욕구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람들은 영화 속 장소를 찾는 로케이션 스카우트처럼 카페, 레스토랑, 미술관, 체육관 그리고 도시를 떠돌며 장소를 찾고, 각자 감독이 되어 장면을 구성한다. 영화 속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현대식 성지순례. 그렇게 익명을 위한 공공시설은 사소설적 영화의 배경이 되어가고, 과하고 멋진, 자극적 공간은 늘어난다. 그리고 삶의 일부라기보다는 특별한 비일상의 공간이 되어간다. 카페는 공공시설인 동시에 하나의 세트다. 

 

유스호스텔의 급식소 

보이스카우트, 누리단, 아람단, 교회 수련회는 나에게 익숙하다. 방학이면 어딘가에서 단체생활을 했다. 경치가 수려한 곳에서 정해진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하하호호 떠들며 웃었다. 유스호스텔과 급식소는 나의 초, 중학교 생활의 한 켠에 자리했다. 이런 추억을 떠올려 작년 유스호스텔 일부를 조금은 멋들어진,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숙소로 다듬었다. 그리고 금년에는 팔각형 급식소를 카페로 변경했다. 팔각형 꼴을 한 팔각정은 1970, 1980년대의 향수를 소환하고, 지금도 남산, 북악스카이웨이 등 산 근처의 쉼터로 산재한다. 대지는 월악산, 충주호와 마주하는 유스호스텔 부지 내에 있고, 수려한 자연 속에 둘러싸여 있다. 찐밥과 배식판으로 기억되는 급식소의 추억을 되새긴다. 팔각형 급식소를 카페로 변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힘을 뺀 여염집이 되어야 할까? 어려운 일이다. 요즘은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간 건축이 유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 좀 넣어볼까, 하며 방향을 선회하려다 이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신축 건물이라면 다르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충주호 주변의 팔각형 급식소였던 카페, 그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건축은 기억을 이어가며 장소성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구심력과 원심력 

동양에서 말하는 풍경은 바람 풍(風)과 경치 경(景)의 조어고, 서양에서 말하는 랜드스케이프는 랜드(land)와 스케이프(scape)로 구성된다. ‘바람’과 ‘땅’, 너무나도 다르다. 땅은 시각적이며 구조적으로 굳건한데 바람은 보이지도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풍경에 대한 인식 차이가 동양 건축과 서양 건축의 차이를 만들었을 거라는 니시자와 류에의 말을 떠올린다. 차경에는 원경, 중경, 근경이 필요하다. 원경은 월악산, 중경은 충주호, 근경은 대지 주변의 수목과 화초다. 팔각형 급식소의 외벽을 철거하고 유리로 대체했다. 그리고 내부는 어두운 진회색 뿜칠로 마감했다. 그늘진 내부에서는 밝은 외부 풍경의 미세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원뿔형인 상부의 천창으로부터 자연광을 받아들인다. 인류 최초의 보금자리는 동굴이다. 어두운 동굴과 불, 그리고 입구를 통해 보여지는 풍경은 인간의 깊은 곳에 숨겨진 원풍경이다. 어둠 속의 열림. 본래 구심력은 안으로 향하고, 원심력은 밖으로 향한다. 안으로 풍경을 들이고, 사람의 심상은 밖으로 투사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용, 반작용의 힘이 적절하게 필요하다. 천창의 빛은 구심적으로, 원경까지 열린 유리면은 원심적으로 작동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그 무언가. 하염없이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풍경.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가 기대된다. 

 

어두운 가구 

가구는 집 가(家)와 갖출 구(具)로 이뤄진 단어다. 공간은 가구 없이는 실명과 기능을 갖지 못한다. 침대가 있으면 침실, 소파가 있으면 거실, 테이블이 있으면 다이닝룸이 된다. 가구는 공간과 행위 사이를 매개한다. 카페는 차를 마시고, 간단한 빵이나 음식을 즐기는 장소다.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바가 있으면 족하다. 최근 유행하는 카페의 가구들은 수사가 과한 오브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가구의 구상적인 이미지는 배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공간 속에서 시각적으로 거슬리지 않는 어두운 가구가 필요했다. 중앙으로부터 동심원 두 개를 계획했다. 하나는 중앙의 둥근 바이고 나머지는 바깥의 둥근 테이블과 의자, 책장이다. 가구는 어두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덩어리고, 이는 공간과 함께 하나의 몸으로 여겨진다. (글 서승모 / 진행 박지윤 기자) 

 

 

 

월간 「SPACE(공간)」 666호(2023년 5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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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건축사사무소 사무소효자(서승모)

설계담당

백민진

위치

충청북도 제천시 한수면 월악로 1372

용도

유스호스텔

대지면적

8,511㎡(유스호스텔 전체)

건축면적

1,165.2㎡(유스호스텔 전체)

연면적

2,298.98㎡(유스호스텔 전체)

규모

지상 1층(유스호스텔 내 카페)

주차

46대(유스호스텔 전체)

높이

10.8m(유스호스텔 내 카페)

건폐율

13.69%(유스호스텔 전체)

용적률

21.1%(유스호스텔 전체)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테라코트 슈퍼화인

내부마감

테라코트 슈퍼화인

구조설계

(주)은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주)마당건설

설계기간

2021. 11. ~ 2022. 8.

시공기간

2022. 9. ~ 12.

건축주

(주)대원티엔엠

조경설계

(주)자연공간


서승모
서승모는 1971년 교토 출생으로, 경원대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예술대학교 건축학과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2년간 동 대학교 비상근 강사였으며, 2004년 서울에서 독립했다. 현재 주거, 호텔, 업무시설 등 다방면의 영역에서 설계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SJ 한옥 리노베이션,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 파사드 리노베이션, C 하우스 리노베이션, <류이치 사카모토: 라이프, 라이프> 전시장 디자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