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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속에서 자라는 나무: 트리하우스 성수

에스엠엘 건축사사무소 + 모포시스

임성수(모포시스 부장)
사진
이남선(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에스엠엘 건축사사무소, 모포시스
진행
김정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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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공간)」 2023년 2월호 (통권 663호)  

 

 


건물 속에서 자라는 나무: 환경에 적응하는 디자인 세포 

 

 

실내건축 실험

트리하우스 성수는 기존에 시공되어 있는 빌딩의 7층, 8층, 옥탑 공간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주요 과업인 프로젝트다. 각 층은 6~10평 정도(원룸 크기)의 매우 작은 공간이지만, 클라이언트는 이러한 제한된 환경에서도 새로운 영감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내포한 실험적 접근을 제안했다. 우리는 이러한 제안을 작은 것들을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계기로 삼았다. 

현재 통용되는 ‘실내재료 마감표’라는 용어가 대변하듯 ‘인테리어 디자인’이 단순히 규정된 공간에 마감재를 선정하고 가구나 조명 등의 아이템을 배치해 넣는 업무로 이해되는 현상에 대해, 또 다른 시각으로 해석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고민했다. 우리는 이 디자인 진행 과정을 실내에서 벌어지는 ‘건축’ 행위로 규정하고, 단순히 내부면을 마감하는 이상의 미학적 기능과 경험을 유도하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건물 내부마감’이라는 표현 대신, 실내건축(interior architecture)으로 구분해 표현하고 싶다. 

 

©Lim Sungsoo 

 

 

©Lim Sungsoo

디자인 언어

성수동은 과거부터 존재하는 길과 새롭게 지어지는 건물이 도시의 콘텍스트와 하드웨어를 구성한다. 트리하우스 성수는 이러한 도시와 공간 속에서 성장하며 확산되는 식물(나무 혹은 덩굴)을 디자인 모티브로 한다. 즉 과업 범위에 해당하는 공간의 건축적 요소(기둥, 보, 창문, 벽과의 경계, 소방을 위한 설비 등)를 바탕면으로 설정하고, 이러한 기존 건물의 패브릭을 따라 자라나고 발달할 수 있는 디자인 언어를 연구하고 실험하고자 했다. 

 

 

 

성수에서 트리하우스란 정글이나 숲속 나무에 집을 짓는 실제 트리하우스의 반대 설정이다. 우리는 정글처럼 밀도 있게 전개된 기존의 도시와 건물 속에, 하나의 나무를 삽입해 자라나게 한다는 은유적 설정을 부가했다. 

나무를 가공해 제작한 합판을 다시 켜쌓기로 적층해 목재에 새로운 ‘인공 나이테’를 부여했다. 이러한 디자인 언어와 질서는 50mm 바(bar)를 기본 모듈로 하며, 역동적으로 변화하면서 덩어리가 세장하게 나뉘거나 직선에서 곡선 볼륨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합판을 구성하는 목재 시트의 두께를 대략 1.5mm로 가정할 때 약 4000레벨 정도의 나이테(켜)가 쌓여 한 공간의 ‘나무’로 존재하게 되는 셈이다.

식물의 ‘줄기’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뿌리, 잎, 꽃 등)로 변화하며 하나의 나무를 구성하는 기본 모듈이 된다. 이러한 요소가 디자인 언어로 표현되도록 고려했는데, 이 언어로 표현된 요소들은 형태적인 경계와 용도가 모호하게 전환되며 전반적으로 다시 하나의 공간 속으로 스며든다. 즉 주방이 조명이 되기도 하고 천장이 가구로 변화되기도 하며, 각 층의 공간과 형태들이 변이를 거듭하면서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하나의 나무’로 표현된다.

 

 

 

 

 

한편 이를 구성하는 소재는 성수동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각파이프(steel tube)를 기본 모듈로 하며, 합판,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등의 다른 재료들로 변이 또는 상호 조합된다. 

 

각 층의 공간구성 

마이크로 갤러리는 작은 작품들을 상대적으로 더 작은 공간에 설치하여 몰입할 수 있도록 고려된 공간이다. 8자형 동선을 통해 중심부 조형물을 마치 기둥 주변을 배회하듯 경험하며 공간과 전시를 파악해 가도록 계획했다. 한편 비어 있거나 차 있을 때 모두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 철과 목재라는 서로 다른 재료를 하나의 기본 모듈 치수로 사용해 정적인 공간에서도 확연한 변이를 느끼도록 유도했다.

다목적 라운지는 대화와 식음이 이루어지는 주요 공간으로 주방과 선반, 벽체와 천장, 그리고 조명 조형물이 하나의 언어로 옥탑과 연결되도록 디자인됐다. 주재료인 목재 합판과 함께 옥상정원의 재료인 스테인리스 스틸이 혼합 사용되어 다음 공간으로의 전이를 암시한다. 

옥상 공간은 금속 데크와 아트월로 구성되는데, 나무 그늘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표현하듯이 반사도가 다른 금속들이 도시를 등지고 내부 공간을 감싸도록 계획됐다. 시공 용이성과 경량화를 고려한 알루미늄과 다양한 표면 처리와 조형으로 가공된 스테인리스 스틸이 주재료로 사용되어 작은 포켓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유지관리를 위한 별도 부담을 줄여준다.

결론적으로 세 가지 레벨의 각 층 공간은 다양한 형상과 다른 재료들로 구성되지만, 의미는 서로 연결되며 ‘하나의 나무’로서 존재하게 된다. (글 임성수 모포시스 부장 / 진행 김정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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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설계: 에스엠엘 건축사사무소(임승모), 모포시스(이의성) 

설계담당: 장정인(에스엠엘 건축사사무소), 임성수, 에릭 마이어, 이정민(모포시스)

위치: 서울시 성동구 성수일로4가길 7

용도: 갤러리, 라운지, 루프탑 가든

면적: 100

내부마감: 자작나무합판, 스테인리스 스틸

시공: 위드아키

설계기간: 2022. 4. ~ 6.

시공기간: 2022. 7. ~ 10.

건축주: 성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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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모
임승모는 2017년에 에스엠엘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그는 ‘형태는 가능성을 따른다’를 모토로 환경시설물, 가구, 조형물, 인테리어, 건축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 2017년 아메리칸 아키텍처 프라이즈에서 우수 인테리어상을 받았으며, 2018년 「인테리어 디자인」 매거진이 고른 신진 디자이너 14인으로 선정됐다. 2022년 아키타이저 A+어워즈 파퓰러 초이스 위너(미국)와 아이코닉 어워즈 2022 이노베이티브 아키텍처 위너(독일), 2022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임성수
임성수는 창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10년간 국내외 건축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하였으며, 현재 모포시스에서 8년째 한국 프로젝트 설계 및 관리, 디자인 감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 세종 엠브릿지 등 신재료, 신공법이 적용된 지역 랜드마크 구현을 비롯, 제네시스 전기차 충전소 등 혁신 기술과 품질향상이 요구되는 3D 기반의 설계·시공 특화에 대한 기술을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