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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재속맨발가르멜회 회관

가가건축사사무소

안용대(가가건축사사무소 대표)
사진
윤준환
자료제공
가가건축사사무소
background

침묵의 벽, 잇기 위해 끊기

 

천주교 부산 재속맨발가르멜회는 부산에 거주하는 300명 남짓한 천주교 평신도들로 구성된 회원들이 자율적으로 교리학습을 하는 단체다. 이들의 회관을 지었다. 부지 매입과 신축에 드는 비용을 천주교 부산교구의 도움 없이 회원이 충당하였기에 여유가 없었다. 지도신부는 상주하지 않고 모임 때 미사를 주도하며, 성전은 미사를 위한 주된 공간이라기보다는 회원들의 단체학습을 위한 강당 역할을 하는 곳이다. 3개 반이 각각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과 부정기적으로 반별 소단위 학습모임을 한다. 단체모임을 위한 강당인 성전과 소그룹 학습을 위한 수용인원 10명 정도의 작은 교실 8개, 사무실, 회의실 등으로 구성되며, 회원들의 교류를 위한 북카페, 지도신부가 모임 때 3일간 머무르는 방이 있다. 

설계의 시작은 부지 성격과 회원들의 성향, 모임의 주된 지향점을 해석하는 일에서 출발하였다. 오래된 농촌 마을에 위치한 부지는 부정형의 형상을 띠고 레벨이 도로보다 약 1m 낮다. 이전에는 마당 넓은 목조 단독주택이 있었다. 주변은 주된 재료가 붉은 벽돌인 조용한 농촌 마을이었는데, 근래에 창고나 공장들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또한 이 마을은 자신의 경계 안으로 종교시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소통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스스로 단절되어야 했다. 사실 이것은 재속회관의 성격과도 다르지 않았다. 교리학습을 하며 침묵하는 공간이고, 소음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었다. 덧붙여 재속회의 회원들은 주로 은퇴한 노령자가 많기에 접근과 이동의 편리성 또한 중요했다. 

 

 

우선 토목옹벽에 사용하는 거푸집으로 대지 형상을 따라 거친 콘크리트의 곡선 가벽을 구성했다. 삼각리브 패턴의 원형 노출콘크리트 벽은 빛의 존재를 더욱 부각하여 그 자체가 아름다움을 가지도록 했다. 이 벽에 붙여 경사로를 설치함으로써 노령자를 배려하고 전이 공간을 조성했다.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만남을 위한 여유 있는 남향의 데크 마당이 있다. 마당은 전이 공간(내부 중정)과 묵상의 공간(성전)의 연결 공간이며, 성전의 확장성을 수용한다. 내부 공간은 강당과 학습 공간으로 영역을 분리하고, 천창을 가진 열린 계단을 통해 3층의 교실까지 이어진다. 일조권을 반영한 자연스런 데크와 곳곳의 빈 공간들은 사용자를 위한 여유를 제공하고 주변과 만나는 접점이다. 밝음과 어두움, 내부와 외부가 반복되도록 동선의 흐름을 구성하여 다양한 공간 체험이 가능하다. 성전은 송판 노출콘크리트와 흰색에 가까운 엷은 회색의 거창석으로 마감해 천창으로 들어오는 빛에 대응했다. 무채색 콘크리트의 차가움은 성전 안의 가구와 한지 창호로 들어오는 붉은 빛에 의해 누그러진다.

 

주위에 비교적 소규모 단독주택이 많은 점을 감안하여 건축물의 부피를 줄이고자 했다. 주변 건물의 평균적인 높이를 넘지 않게 높이를 결정했다. 에칭유리와 투명유리의 반복으로 리듬감을 주었는데, 이 장치가 도로에서 적절한 거리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외벽은 주변과의 조화와 종교시설의 성격을 고려해 계획했다. 가벽이 주된 역할을 담당하게 하고, 담쟁이넝쿨을 식재했다. 주변 건물의 재료를 감안해 선택한 치장벽돌과 함께 시간이 지나면 마을의 일부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치장벽돌은 구조가 드러나지 않도록 길이쌓기 방식만으로 쌓아 올려 순수 입방체의 형태를 강조하고, 건물 볼륨이 위압적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줄눈의 색깔과 깊이를 조정하였다. 벽돌의 개체성이 드러나게 되었다. 이 건물이 마치 본래 있던 건물처럼 작동하기를 의도했으며, 건물의 마감이나 내부 공간의 구성도 가능한 단순하고 소박하게 표현하였다. 교실 외벽의 에칭유리 창호를 통해서 새어 나오는 온화한 빛은 침묵하는 재속맨발가르멜회가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진행 김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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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가가건축사사무소(안용대)

설계담당

김진수, 한예솔, 안태두, 곽순찬

위치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 안평로 11번길

용도

종교시설

대지면적

1088m²

건축면적

650.51m²

연면적

791.68m²

규모

지상 3층

주차

17대

높이

12.2m

건폐율

59.79%

용적률

72.76%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적벽돌, 삼각리브 노출콘크리트, 내후성 강판

내부마감

적벽돌, 노출콘크리트

구조설계

(주)민텍

기계설계

(주)민텍

전기설계

(주)광명토탈엔지니어링

시공

(주)대정건설

설계기간

2016. 1. ~ 12.

시공기간

2017. 4. ~ 11.

건축주

천주교 부산 재속맨발가르멜회


안용대
안용대는 부산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도시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공간건축과 이로재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으며 주요 작업으로 요산문학관, 미래로여성병원, 디오사옥 등이 있다. 부산시립미술관(2000), 성곡미술관(2002),
대안공간반디(2007) 등에서 그룹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며 건축과 관련한 미술 전시를 꾸준히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