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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집,열린집

온건축사사무소

정웅식(온건축사사무소 대표)
사진
윤준환
자료제공
온건축사사무소
진행
박세미 기자
background

고향으로 회귀하는 이를 위한 주택

 

 

고향, 집, 문학관

많은 현대인들이 은퇴 및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그들 중 몇몇은 고향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내고자 한다. 이집은 울산 도심에서 일하며 살았던 건축주 부부가 남편의 고향으로 돌아와 살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고향에 집을 짓고 마을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의 삶에 익숙한 건축주는 시골의 삶을 낯설어 했다.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었다. 설계 의뢰 당시 건축주는 타인이 집안을 쉽게 들여다 보거나 들어오지 못하는 집의 구조를 가장 우선시 했다. 하지만 동시에 아내는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음식을 먹으며 대화하기를 좋아했다. 직업 외로 시를 쓰는 남편은 후에 문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만약 이 집에서 계속 살지 않을 경우 집을 문학관으로 전환하여 문화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기를 원했다. 이에 전원에 지어지는 안전한 집이면서도 지인들과 소통하고 문학관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닫혀 있으면서 열려 있는 공간을 제안했다.

 


 

닫힌집

건축주는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몇 번이나 집을 짓는 것을 포기하려고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철저히 닫힌 집을 제안했다. 대지의 향이 좋지 않았다. 동쪽과 남쪽으로는 높은 산이 있고 서쪽은 논으로 열려 있었기 때문에 집은 자연스럽게 서향으로 앉혀졌다. 서쪽으로 긴 대지의 특성을 반영해 18m의 긴 벽이 마주보는 외부공간을 만들었다. 손님들을 초대해 파티를 할 수도 있고 문학관이 될 경우 행사도 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시각적으로는 닫혀 있지만, 기능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주방 옆으로도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외부공간을 두어 서향의 빛을 거르도록 했다.  

 

열린집

집안으로 들어오면 집 밖에서 보는 모습과 완전히 다른 열린 공간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안방 하나를 제외한 모든 공간의 구획을 없앤 열린 집을 제안했다. 공간을 나누는 구획 장치는 공간 사이 사이 관입된 외부공간들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안방(황토방)에 불을 지피는 아궁이가 있는 닫힌 외부공간이 있다. 치핑된 벽면에 형성된 빛과 그림자의 모습을 보면서 집안으로 진입하게 된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모든 내외부 공간이 서로 중첩되어 하나로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을 서로 중첩시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이 내부공간에서 교차되도록 계획했다. 내부의 어느 공간에 있더라도 빛의 레이어와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길게 열린 내부 공간에 닫힌 외부공간들이 한 방향으로 삽입되고 중첩되면서 열린 집을 만든다. 열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역보를 구성하고 내부에서 어떠한 벽체와 기둥도 만들지 않았다. 필요시 가변형 벽체를 활용해 공간을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닫힌 외부 공간으로는 열려있다. 외부와 접해 있는 안방, 주방, 거실은 공간감의 확장을 위해 층고를 높게 하고, 고창을 두어 앉거나 누워서 산과 하늘이 보이도록 했다. 열린집은 안방의 문하나만 제거하면 모든 공간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추후 문학관으로 기능이 바뀌었을 때 방문자들을 맞이할 것이다.

 

 


콘크리트

대지 주변의 논과 산의 풍경을 반영해 콘크리트 표면에 짚이나 나무껍질이 붙어 있는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착안한 방법이 OSB 합판을 이용해 콘크리트 표면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었다. OSB합판은 특성상 여러 겹의 나무 칩을 붙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물을 흡수하면 부풀어 올라 칩들이 분리된다. 거푸집에 OSB합판을 부착하고 비를 맞히면서 오래 동안 방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생각한 대로 나무 칩들이 콘크리트 일부에 묻어 있었고 이것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렸다. 닫힌 외부공간을 구성하는 벽은 안과 밖에서 빛의 변화와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가급적 거칠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콘크리트를 치핑하는 방식을 택했다. 치핑은 작업자의 손맛이 그대로 드러난다. 작업자가 조금만 비스듬히 작업해도 사선의 흔적이 남는다. 그래서 장비를 정확하게 90˚로 조준해 작업하여 자연 속의 거친 흙과 같은 질감을 집의 표면의 구현하고자 했다. 아궁이가 있는 외부공간에는 음각으로 치핑된 콘크리트와 대비를 이루는 빛의 변화를 바닥에 담고 싶었다.이를 위해 작은 자갈들을 찾아보다가 화분 분갈이에 사용하는 자갈을 사용해 양각으로 튀어나오도록 미장했다. 

 



 

고향으로 회귀해 집을 짓고 살다가 얼마 되지 않아 도심으로 다시 돌아오는 이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무엇이 그들을 다시 도심으로 돌아가게 하는지, 어떤 공간들이 그들에게 고향에서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게 하는 작업이었다. 닫힌집, 열린집이 고향으로 회귀하는 이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하나의 대안이 되기를 바란다.

 

 

설계

(주)온건축사사무소(정웅식)

설계담당

김남수, 김혁기, 김민성, 정수지, 김영주

위치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두동로 762-20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760 ㎡

건축면적

151.75 ㎡

연면적

151.75 ㎡

규모

지상 1층

주차

1대

높이

5.6m

건폐율

19.97 %

용적률

19.97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OSB 노출 콘크리트, 콘크리트치핑

내부마감

친환경VP도장, 애쉬탄화목재

구조설계

(주)제너럴구조엔지니어링

기계,전기설계

(주)금강디엔에스

시공

조순옥

설계기간

2017. 3. ~ 2018. 1.

시공기간

2018. 3. ~ 2019. 8.

건축주

조순옥


정웅식
정웅식은 울산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온건축사사무소의 대표 건축사 및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의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역 건축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다양한 모델을 제시하고 사람과 사람 그리고 지역과 지역이 소통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건축가협회상(2019),대한민국신진건축사대상(2016),한국건축문화대상(2015),울산건축상(2016.2017.2018)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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