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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여성교육센터

티피엘 건축사사무소

고영선
사진
노경
자료제공
티피엘 건축사사무소
진행
이성제 기자
background
​유휴 공간에서 여성의 쉼터로


비좁은 틈새 대지
대지는 노원구 상계초등학교 사거리 근처에 있었다. 남측으로 지하철 4호선 고가선로가 지나가는 상계로에 면하고 번잡한 상업지역에 자리 잡았지만, 북측으로 다세대주택이 밀집된 주거지역과 닿아 있었다. 면적은 211m2(60여 평)에 불과했는데, 상계로에 접한, 너비가 4m 남짓한 부분이 안쪽으로 길게 13m정도 들어온 L자 형태였고, 들어온 부분은 사방으로 다섯 채의 건물들에 빼곡히 에워싸여 있었다.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이었다.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오랜 기간 비어 있었던 대지에는 환경미화원들이 잠시 쉬는 가설 건물이 있었다. 노원구는 이곳에 여성의 문해 능력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교육 커뮤니티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여성교육센터를 건립하고자 했다. 우리는 이 유휴 공간이 여성의 새로운 쉼터가 되어 공공의 접근을 유도하도록 건축적 제안을 하게 되었다.

주변과의 조율로 얻은 공간의 다양성
공공 건축은 많은 경우 주변 환경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의견을 조율하는 데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이러한 조율 과정은 설계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첫 주민설명회가 현장에서 열렸을 때, 인근 주민의 반발이 의외로 거셌다. 오랜 기간 비어 있었던 곳을 새로운 건물로 채우는 것에 대한 반감과 여성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선입견이 더해진 탓이었다. 주민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계획 초기부터 주관 부서와 긴밀하게 협업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조정 과정을 거쳤다. 특히 대지와 맞붙은 주거지에 대한 프라이버시, 소음에 대한 고려가 요구됐다. 이에 따라 건물을 내부 지향적으로 계획하게 됐다. 그러면서도 채광과 조망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인접 건물의 창과 시선, 높이 등을 고려하며 다양한 창들을 세심하게 배치했다. 또한 주 진입구와 계단실 주변의 열린 입면에 수직 루버를 설치함으로써 채광 조절과 시선 차단뿐만 아니라 공간의 켜가 생성되도록 했다. 이처럼 주변과의 조율 과정에서 공간의 다양성과 깊이감이 더해지게 됐다.

들어올려진 매스, 수수하지만 섬세한 외관
대지에서 좁고 긴 진입부는 외부에서 내부로의 전이 공간을 형성할 수 있는 단초가 되었다. 우선 건물 매스를 들어올리고 도로 쪽으로 돌출시켜서 건물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띄워진 볼륨 하부의 진입 공간은 원형 루버로 둘러 싸인 반외부 공간으로 계획했다. 이를 통해 만남과 전시 등 다양하게 사용 가능한 유연한 공간을 형성하고 사람들의 접근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들어올린 콘크리트 매스는 둔탁한 기둥 대신 300mm 간격으로 놓은 가느다란 원형 강관들(50mm, 75mm, 115mm)로 지지된다. 이 원형 강관들은 지상 1층에서 옥상층 슬래브까지 관통하며 구조 역할도 수행하게 했다. 또한 원형 강관들이 이룬 패턴을 콘크리트 외벽에도 넣어서, 화려함보다는 수수함으로, 둔탁하지 않은 섬세한 모습으로 혼잡한 대지에서 건물이 자태를 드러내도록 했다.

공간의 확장, 공간적 시퀀스
노원여성교육센터는 연면적 398m2(120여 평) 규모에 지하 1층 강의실과 환경미화원 쉼터, 지상 1층 북카페와 사무실, 지상 2층과 3층 강의실, 그리고 지상 4층 도시락 카페와 옥상정원으로 채워졌다. 대지 면적에 비해 프로그램이 많이 삽입돼야 했다. 게다가 일조권 사선제한으로 층고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코어를 중심으로 평면을 단순하게 구성할 경우, 내부 공간이 협소해지면서 답답해질 수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입체적이고 수직적인 공간 확장을 꾀했다.
먼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연결되는 계단의 위치와 폭을 변화시켜 3차원적으로 다양한 공간감을 주고, 계단실이 서가, 휴식, 전시 등 여러 용도로 유연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했다. 북카페, 대강의실, 도시락 카페 등의 프로그램은 복도와 실로 구획된 공간이 아니라, 외부와 연계되며 시각적으로 공간적으로 확장되도록 했다. 원형 강관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원형 강관으로 외부로 향하는 시선을 조율하고 계단 주변을 둘러쌓아서 공간의 층위도 생성했다. 또한 강관의 지름 크기에 변화를 주고 구조체, 루버, 벽체, 조명 기구 등에 두루 사용해, 건물 내외부를 통합하는 건축적 장치가 되게 했다. 사용자들은 들어올려진 매스 하부의 진입로를 거쳐 건물 내부로 들어온 뒤, 루버로 둘러싸인 입체적인 계단실을 통해 이동하며, 복도에서 계단실, 그 너머 외부 공간으로 시각적 확장을 체험한다. 이러한 공간적 시퀀스를 통해 작은 면적에서도 공간을 풍부하게 경험하도록 했고, 이를 통해 여성들이 배움과 소통, 휴식의 장소로 이곳을 찾게 되길 바랐다.

















설계

티피엘 건축사사무소(고영선)

설계담당

김호현

위치

서울시 노원구 상계로 109

용도

근린생활시설(공공업무시설)

대지면적

211m2

건축면적

116.9m2

연면적

397.78m2

규모

지상 4층, 지하 1층

주차

2대

높이

13.65m

건폐율

55.4%

용적률

140.64%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친환경페인트

구조설계

동양구조안전기술

기계설계

태영EMC

전기설계

천일엠이씨

시공

도화엔지니어링

설계기간

2017. 6. ~ 12.

시공기간

2017. 12. ~ 2018. 12.

공사비

11억 6천만 원

건축주

노원구


고영선
고영선은 티피엘 건축사사무소 대표이자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로서 건축, 도시, 실내건축, 제품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와 예일 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뉴욕의 폴쉑 파트너십 아키텍츠와 마이클 필드맨 아키텍츠에서 실무를 익혔다. 미국 건축사이자 대한민국 건축사이며, 서울시 공공건축가, 청신호 건축가 등으로 폭넓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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