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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고등학교

이집건축사사무소

사진
진효숙
자료제공
이집건축사사무소
진행
최은화 기자
background

인터뷰 이현우(이집건축사사무소 대표) × 최은화 기자

 

최은화(최): 공항고등학교 프로젝트는 2016년 ‘공항고등학교 이전 신축공사 설계공모’로 시작됐다.

이현우(이): 2016년 서울특별시교육청이 '학교공간 혁신'을 목표로 '디자인 중심 설계공모'를 확대 시행했다. 설계용역비 5천만원 이상이면 가격입찰제 대신 설계공모로 추진하고, 제출물을 간소화하는 동시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을 공고단계부터 공개해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공항고등학교는 이러한 설계공모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신축학교 중에서는 첫 번째 케이스다. 공모에는 총 10개 계획안이 제출됐다. 1차 심사로 다섯 개 안이 선정됐고, 2차 심사에서 PT와 질의응답을 거쳐 당선작이 결정됐다. 입상작들은 기존의 학교 건물과는 사뭇 달랐다. 과감하고 모험적인, 새로운 학교 유형을 제안하고 있었다. 학교설계 경험이 많고 세련된 표현기법을 선보인 계획안들은 오히려 2차 심사에 오르지 못했다. ‘디자인 중심 설계공모’의 취지인 ‘획일적인 학교공간의 변신’을 향한 의지가 심사에 영향을 미쳤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최: 서울특별시교육청이 내건 설계공모지침에는 어떤 필수조건들이 있었는가? 

이: 공공기관 발주의 설계공모지침은 종종 기존 지침을 짜깁기하거나 두리뭉술한 경우가 있는데, 공항고등학교의 경우 '마을결합형학교'에 대한 지침이 명확했다. 예를 들어 '마을결합형 학교의 경우 기존의 학교의 공간 구성으로는 (중략) 교육 프로그램의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특히 진로 및 진학에 대한 요구가 크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민감한 고등학교에서는 (중략) 안전한 공간 관리 및 운영을 위한 맞춤형 해결안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마을 결합형 시설은 기타 학교시설과 별개의 시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하며 운영시간 및 방식에 따라 연결 혹은 분리하여 관리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등이다. 공모발주 이전부터 MP를 중심으로 현장조사, 설명회, 설문조사 등을 실시해 다각적으로 검토가 이루어졌다. 그 노력이 고스란히 지침에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신축학교를 대상으로 가급적 ‘마을결합형 신축학교 신모델 조성을 위한 MP제도’를 적용하고 있고, 선임된 MP는 공모지침 사전작업부터 공모심사, 설계단계에서의 의견제시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자문 및 조정자 역할을 수행한다. 

 

최: 건물의 배치와 조닝에 있어서는 어떤 사항들을 고려했는지 궁금하다.

이: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반교실을 최대한 남향으로 배치하고자 했다. 그러나 ㄱ자형 대지의 앞부분은 인접 건물로 가로막혀 채광과 개방감이 좋지 않아 나머지 부분에 일반교실 30개 학급과 운동장을 배치해야 했다. 하지만 30개 학급을 모두 남향으로 배치하기에는 폭이 좁았고, 그렇다고 5층으로 올리기에는 스케일이 지나치게 커질 것 같았다. 그렇게 도출된 교실배치가 운동장을 왼쪽에 낀 Z형태다. 또한 마을결합형학교로서의 개방성 확보와 고등학교 면학분위기 조성이라는 다소 상충적인 목표를 동시에 충족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였다. 인접 학교, 유치원, 공원 등과 마주한 정면부에는 학습영역을 배치하고 근린생활시설, 주거시설이 인접한 동북측에는 마을결합형시설을 배치했다. 건물매스도 주변 맥락을 고려해 전면은 학교의 이미지에 적합한 도시 규모의 비교적 큰 스케일의 매스로 계획했고, 후면은 인근 건물과 비슷한 규모로 매스를 분절해 마을의 일부가 되기를 바랐다. ​ 

 

 

 


 

 

 

최: 공항고등학교에서 학습영역과 마을결합형시설 영역은 어떻게 연결되고 또 분리되는가? 

이: 공항고등학교를 학습영역과 마을결합형시설 영역으로 이분화했고, 분리된 두 영역을 다시 ‘몰’이라는 이름의 아트리움으로 연계했다. 두 영역은 개폐가 가능한 출입문을 경계로 학교의 운영시간에 따라 분절되기도, 연결되기도 한다. 설계는 마을결합형학교를 전제로 계획됐지만, 현재까지는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있지는 않다. 실제 운영을 위한 협력시스템을 구축할 여유가 아직까지는 없고, 개방과 차단의 정도를 느끼는 저마다의 온도차가 있다. 일부 출입구는 삭제됐고, 운영프로그램에 관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전환의 시점이 오면 해당 공간이 필요한 역할을 잘 수행할 거라 생각한다.

 

최: 학교에는 교직원, 학생, 동문회, 학부모 등의 관련된 사람들이 많고 다양하다. 각 집단의 요구사항은 때로는 서로 상충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이 경우에는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여 설계안에 녹여냈는가? 

이: 교직원, 학부모, 동문회 등 모두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공항고등학교 신축학교를 위한 제언들'이라는 제목으로 교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취합한 24쪽 분량의 의견모음집이었다. 요구사항을 듣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 과정이 길어지면 사실 힘든 점이 많다. 건축 프로젝트에는 각 단계별로 검토, 협의 결정해야 할 사항이 명확하다. 설계가 계획, 기본, 실시로 구분되는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단계와는 상관없이, 다양한 의견과 요구사항들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심지어 시공 중에도 계획설계 단계의 의견을 받기도 한다. 설사 의미 있고 일리 있는 의견일지라도 전체적인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나 외적인 이유로 인해 반영되지 못하기도 한다. 특히 신축학교는 공정이 길기 때문에 다른 의견을 가진 교직원이 부임해 오기도 한다. 프로젝트와 가장 밀접한 설계자가 중심에 있거나, 기획단계부터 준공까지 사업 전체를 관장하는 MP제도를 도입하거나, 변수가 발생해도 일관성 있게 대응 가능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확립하는 등 여러 방안들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 공항고등학교는 비록 현재는 학급교실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교과교실제를 전제로 계획됐다. 학생들은 개인 사물함에 짐을 두고 시간표에 따라 과목별 교실로 이동해 수업을 받게 되면, 휴식 공간과 공용 공간이 중요해질 것 같다.

이: 일반교실 옆에는 학생들의 주로 활동하는 중심 공간인 ‘홈베이스’가 위치한다. 대부분의 활동이 교실에서 이루어졌던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이는 단지 교과교실제로의 시스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가치가 변화했다는 것을 내포한다. 학생들간의 또는 학생과 교사간의 교류와 커뮤니티가 중요한 가치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몰(mall)’타입의 아트리움 또한 만남과 교류를 위한 것으로, 입체적 순환동선을 가진다. 학생들은 교과별 이동 수업을 위해 이동할 때 건너편 복도, 위층, 아래층의 친구들과 서로 마주친다. 또한 천창으로 내리쬐는 자연광을 맞을 수 있어 외부활동이 많지 않은 수험생들에게 잠시나마 활력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최: 이집건축사사무소는 공항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신길중학교, 신도중학교 등 학교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학교 건축에 주력하는 이유가 있는가?

이: 학교는 실의 구성과 규격, 실간의 상관관계가 거의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프로그램을 재구성하거나 변형해 변주를 다양하게 줄 수 있다. 고정된 지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조금 과감한 시도를 하더라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고, 규칙이 단순하기 때문에 이를 뒤집어서 살짝 다른 접근과 관점으로 접근해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다. 학교 건축의 다양성을 확장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작업이다. 

 

최: 한국의 교육 공간, 학교 건축이 변화하기 시작한 건 2010년대부터인 듯 하다. 무엇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하는가?

이: 어느 집단에서 교육의 의미가 바뀌었다는 건 그 집단이 가진 사회적 가치나 문화적 가치, 또는 정치적 상황이나 교육정책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걸 수도 있고, 또는 경제 상황의 변화나 중대한 과학적 발견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본질적 변화는 없지만 몇 개의 표상만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군가로부터 학습 받은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단순히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유예된 삶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창시절을 최대한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좋은 건축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학교 건축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설계

(주)이집건축사사무소

설계담당

이현우

위치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동 733-3

용도

교육시설

대지면적

13,390m²

건축면적

4,883.93m²

연면적

13,452.08m²

규모

지하1층, 지상4층

건폐율

36.47%

용적률

97.31%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외부마감

점토벽돌, 리얼징크

설계기간

2016. 9. ~ 2017. 7.

시공기간

2017. 8. ~ 2019. 6.


이현우
이현우는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 후 공간건축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2013년 이집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여 ‘양천주민편익시설 증축 및 리모델링’, ‘개포디지털혁신파크 전면리모델링’, ‘공항고등학교 이전•신축’, ‘(가칭)신길중학교 신축’ 등의 작업을 했다. 최근 준공한 공항고등학교는 ‘2019 대한민국 공공건축상’과 ‘2019 대한민국 우수시설학교’상을 수상했다. 이집건축은 일상적이고 관습적인 공간의 탐구를 통하여 새로운 공간구축의 다양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양성의 경계확장을 통하여 삶에 풍성함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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