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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사옥

건축사사무소 O.C.A

임재용(건축사사무소 O.C.A 대표)
사진
남궁선
자료제공
건축사사무소 O.C.A
진행
박세미 기자
background

도시 풍경을 만드는 새로운 전략: 테라피스

 

건축의 양면: 관찰자 시점과 사용자 시점 

고전적 의미에서 조각은 조각가가 작업한 작품을 의도한 장소에 설치하면 관람객이 그 상황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각이 규모가 커지고 프로그램을 담기 시작하면서, 관람객이 스스로 작품 속으로 들어가 조각을 통해 바깥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조각과 건축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건축은 조각과는 다른 차원에서 밖에서 관찰하는 자와 안에서 경험하는 자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건축은 주변의 스쳐 지나가는 불특정 다수들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동시에 사용자들의 모든 필요를 충족해 주어야 한다. 결국 건축은 관찰자와 사용자의 끊임없는 평가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이것이 건축의 어려움이면서 매력이기도 하다.

 

건축의 양면을 동시에 구축하는 새로운 전략: 테라피스

그동안 건축사사무소 O.C.A는 건축과 도시에 대한 다양한 유형과 전략을 통해 대지의 상황이나 프로그램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결과물을 선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도시적 스케일로 사방에서 쉽게 인지될 수 있는 대지의 조건과 불특정 다수가 아닌 모든 층의 기능을 세세히 정의해야 하는 사옥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외부 관찰자와 내부 경험자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 결과로 내놓은 것이 테라피스 전략이다. 테라피스(Terraffice)는 땅을 의미하는 테라(terra)와 사무 공간을 의미하는 오피스(office)를 합친 합성어이다. 인간에게 삶의 터와 일터에서 땅을 밟고 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무 공간이 효율 일변도의 공간으로 진화되고 점점 고층화되면서 일터에서 땅을 밟고 자연을 느끼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일터에서 땅을 밟고 자연을 느끼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그 해법으로 제안하는 것이 사무실의 모든 층에 테라스를 두는 새로운 유형의 사무실인 테라피스다. 

테라피스는 그동안 O.C.A가 정립한 새로운 유형 중 하나다. 저층 업무시설에 매 층 테라스를 설치한 양재동프로젝트, 사무실 전면과 옥상에 테라스를 설치한 HK사옥을 시작으로, 오피스텔 건물의 중간을 비워내어 테라스를 설치한 DU0 302 프로젝트, 중층 업무시설의 각층에 테라스를 부분적으로 설치하는 레드 비주얼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러한 실험을 거듭하며 클리오사옥은 테라피스로서 보다 완성도 있는 프로젝트가 됐다.

 



다양한 도시 풍경을 만드는 백색 프레임: 관찰자 시점 

클리오 사옥의 테라스는 4개층마다 벽구조로 지지되는 비교적 큰 규모의 테라스가 엇갈리게 적층되어있고 그 사이에 각각의 층에 작은 테라스가 매달려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러한 테라스는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매개 공간이면서 다양한 도시의 풍경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인 프레임이 된다. 프레임은 그 자체가 간결할수록 다양한 변화를 잘 담아낼 수 있다. 외부도 백색 박판세라믹저철분 유글라스, 저철분 유리, 이렇게 세 가지 재료만조합하여 주변의 풍경을 잘 담아내도록 했다. 백색의 이미지는 색조 화장품 회사의 이미지를 잘 반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프레임이 장착된 클리오 사옥은 도시의 다양한 지점에서 관찰된다. 성수대교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면 서울의 숲 너머로, 왕십리로를 따라 남쪽 이동하면서 도로의 선형을 따라 다양한 표정을 가진다. 서울의 숲 거울연못과 언더스탠드에비뉴, 그리고 뚝섬역에서도 관찰된다. 설계 당시 의도했던 장면도 있고 뜻밖의 발견도 있다. 어차피 도시는 그런 것이 아닌가?

 

다양한 도시 풍경의 조망을 가능하게 하는 뷰 파인더: 사용자 시점

대지가 사방으로 열린 곳에 위치하여 다양한 도시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테라스는 다양한 도시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뷰 파인더의 역할을 한다. 테라스를 통해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은 창문을 통해 바라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열린 풍경이라는 점에서도 다르지만 자연을 피부로 직접 경험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카메라의 뷰 파인더로 도시의 풍경을 찍듯이 목표를 가지고 테라스의 위치와 방향을 설정했다. 거의 모든 층에서 남쪽으로 한강, 서쪽으로 남산, 멀리 동쪽으로 롯데타워를 조망할 수 있다. 

 

새로운 주차 전략: 시카고의 교훈

설계 당시 두 가지의 고민이 있었다. 첫째는 어떻게 하면 길 건너에 신축 중인 43층 규모의 아파트∙호텔과의 높이 차이를 극복하고 존재감 있는 사옥을 건축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제한된 용적률에 의하면 가능한 최대 층수가 10층이었기 때문이다. 두번째 고민은 법규가 허용하는 건축 가능한 지상층 면적이 필요한 면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고민들을 안고 설계를 진행하던 중, 다른 일로 시카고 출장 길에 올랐다가 시카고의 많은 고층건물의 저층부가 주차 공간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지하가 단단한 암반으로 이루어져있고 지하 수위가 높아서 주차 공간을 지상층으로 올리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시카고 출장에서 돌아와 주차는 당연히 지하 주차 또는 기계식 타워 주차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과감하게 지상층 자주식 주차를 도입했다. 지상 3~6층을 자주식 주차장으로 계획하고, 원활한 차량 소통을 위하여 카 리프트 두 대를 설치했다. 건축법상 주차장은 용적률 산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지상층의 연면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하층의 공간을 고스란히 필요한 기능으로 채워 부족한 면적 문제도 해결했다. 더불어 지상 10층짜리 건물이 14층이 되어 건물의 비례도 좋아지고 난쟁이 콤플렉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도 있었다. 절실할 때 빛났던 시카고의 교훈이었다.  ​ 

 




 

 





 

설계

건축사사무소 O.C.A (임재용)

설계담당

김희동, 정인철,박경은

위치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 66

용도

업무시설

대지면적

989㎡

건축면적

586.65 ㎡

연면적

7,089.26 ㎡

규모

지상 14층, 지하 2층

주차

52대

높이

72.5m

건폐율

59.32 %

용적률

415.42 %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박판세라믹타일, 유글라스, 로이복층유리, 리브글라스, SST 루버

내부마감

자기질 타일,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알루미늄 루버, 포세린타일, 데코타일

구조설계

중앙구조

기계설계

포레스트엠이씨

전기설계

성진티이씨

시공

(주)성현이앤씨

설계기간

2016. 4. ~ 2017. 4.

시공기간

2017. 6. ~ 2019. 8.

건축주

(주)클리오

프로젝트 팀

송현아, 신지수, 이슬기


임재용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건 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0년 미국 LA에서 O.C.A.를 개소하여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96년 귀국하여 건축사사무소 O.C.A.를 개소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는 사회, 경제, 문화의 전반적 상황의 변화를 인식하고 그것을 건축에 담아내는 새로운 유형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건축가이다. 아카시아 건축상, 건축문화대상, 건축가협회상 및 서울시 건축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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