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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공(共)터

알오에이 아키텍츠

김경도(알오에이 아키텍츠 대표)
사진
노경
자료제공
알오에이 아키텍츠
진행
최은화 기자
background

반용적률 게임 

 

장소와 변화 

대지는 광화문광장과 경희궁 사이의 역사문화미관지구에 위치해 있어 4층이 넘는 건축물은 지을 수 없었다.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규제 완화가 되더라도 6층 이하로 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600m에 달하는 도로는 고층 빌딩으로 가득했다. 4층 이하의 건축물은 단 두 곳으로, 개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했다. 첫 번째 계획안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하 3층, 지상 4층으로 구성했다. 세 번의 건축 심의와 두 번의 문화재청 심의를 거치는 동안 계획안은 유지되었으나 도시계획이 바뀌었다. 역사문화미관지구의 폐지가 예고된 것이다. 어떠한 방식으로 변경될지는 미지수였으나 층수 제한이 사라질 것은 분명했다. 계획안은 다시 검토되었고 철거가 전제된 한시적 건축물로 새롭게 계획했다. 5년 후 철거를 전제로 건축물의 일부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구조체 자체를 해체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철골조로 계획했다. 다른 장소로 옮겨질 경우, 처음과 완벽히 동일한 형태로의 구축은 어려울 것이고 주변 맥락과 지형에 따라 배치가 달라질 것이다. 재사용의 범위 또한 구조체 전체가 아닌 수평부재를 제외한 ㄷ자 형태의 수직부재로 국한된다. 하지만 놓이는 장소에 따라 부재의 간격과 각도를 달리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한시적 공간과 구축 방식 

대지는 새문안로3길의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한다. 가장 낮은 지점과 높은 지점이 2m 정도 차이가 나는 지형을 대하는 작업은 길에서부터 물러나며 옹벽을 설치하여 정리했다. 도로 전면으로 진입 마당이 만들어졌다. 옹벽과 기단은 재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철근콘크리트로 계획한 반면, 그 위에 올라선 구조체는 철골 프레임을 사용해 재사용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프레임이 반복적으로 나열되며 정방형의 대지를 둘러싸고, 외부 사이 공간에는 중정, 후정, 서비스 통로가, 내부에는 선형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형성된다. 전면도로에 면한 볼륨은 옹벽 위에 떠 있는 모습이다. 동시에 프레임의 형태가 상승하듯 변화하여 북측으로 보이는 북악산 봉우리를 담는다. 진입 마당을 지나 옹벽과 나란히 배치된 계단을 오르면 세 개의 레벨로 이루어진 중정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난다. 중정과 대응하여 내부 공간의 레벨도 변화한다. 출입구 방향으로 프레임이 조금씩 열리며 진입장치가 형성되고, 구조체의 모습이 드러나는 내부 공간에 도달한다. 정방형의 대지 형태와 내외부의 레벨 변화로 인해 한옥과 누각의 모습을 떠올리게도 한다.

 

공(空)터를 공(共)터로 

초기 계획 당시, 프로그램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문화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먹고 마실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 전시, 공연,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3개 층으로 구성된 하나의 빈 공간을 제안했고 그 장소는 공공의 터로 활용되기를 기대했었다. 도시계획의 변화로 공간의 규모는 줄었고 성격 또한 한시적으로 바뀌었지만 초기의 생각은 이어졌다. 내부에 담았던 프로그램들이 외부 공간인 중정, 후정, 진입 마당으로 옮겨졌다. 또한 내부 공간이 폭과 높이를 달리하며 외부 공간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결합해 이를 돕는다. 폭이 좁은 공간은 창을 들어 올려 중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폭이 넓은 공간은 내부 높이 변화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중정과는 시각적 관계를 맺는다. 층고가 가장 높은 곳에는 작은 이벤트 공간이 마련되어 소규모 공연이 가능하다. 지형을 정리하기 위한 옹벽이 뒤로 물러나면서 생긴 공간은 역사문화미관지구 후퇴선과 결합해 진입 마당인 동시에 작은 이벤트 장소로 기능한다.  

 

반(反)용적률 게임 

옹벽이 세워지며 지형이 다듬어졌고, 반복된 프레임이 세워지며 공간이 형성됐다. 주변의 높은 건축물들에 둘러싸인 대지에 중정을 품은 단층의 공간이 들어섰다. 주변과는 다른 낯선 모습은 새로운 생각을 불러왔다. 한시적 사용을 전제로 하여 계획된 건축물은 한시적이라는 수사를 없애는 것으로 결정됐고 반용적률 게임이 이야기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땅이 가진 가치는 그 수확량에 비례한다. 용적률이 최우선의 가치 척도가 된다. 땅이 가진 가치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고층빌딩 사이 비워진 공(空)터는 공(共)터로 채워진다. 그 가치가 건축이 만들어내는 가치, 공간이 만들어내는 가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본다. 반용적률 게임이 즐거워진다.

 

 


 


 

 


 

설계

알오에이 아키텍츠(김경도)

설계담당

박윤정, 유희령, 심영보, 김혜수, 이중엽, 김경도

위치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11

용도

근린생활시설(일반음식점)

대지면적

887.8㎡

건축면적

441.95㎡

연면적

436.29㎡

규모

지상 1층, 지하 1층

주차

3대

높이

10.43m

건폐율

49.78%

용적률

43.57%

구조

철골조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아연도 철판, 칼라강판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아연도 철판, 열연강판, 합판

구조설계

(주)센텀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설계

(주)자람앤수 엔지니어링

전기설계

(주)지화기술단

시공

(주)미래씨엔알

설계기간

2016. 6. ~ 2017. 12.

시공기간

2017. 12. ~ 2018. 12.

공사비

13.5억 원

건축주

주식회사 체리푸드넷

조경설계

(주)자연감각


김경도
김경도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건축사사무소 알오에이 아키텍츠의 대표이며 한양대학교 건축학부의 겸임교수로 출강 중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문화비축기지, 에이유 타워 등이 있으며, 대선제분 영등포공장 리노베이션을 진행 중이다
이중엽
이중엽은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 후, 취리히연방공과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플로렌스 인스티튜트 오브 디자인 인터네셔널에서 인테리어디자인 석사를 마쳤다. 전북대학교와 공주대학교에 출강하였으며 현재 아뜰리에 융의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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