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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디얇은 집

안기현 + 에이앤엘스튜디오

안기현(한양대학교 교수)
사진
이한울
자료제공
에이앤엘스튜디오
background

맞춤 건축 

 

건축계획을 시작하기 전 건축주의 첫 질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을 지을 수 없는 나쁜 땅이라고 하는데, 정말 나쁜 땅인가요?”였다. 기성복에 맞지 않는 체형을 갖고 있다고 나쁜 사람이 아니듯 일반적인 집을 지을 수 없다고 나쁜 땅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대지의 조건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적합한 맞춤옷을 계획하려고 노력했다. 땅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법규가 허용하는 범위와 건축주가 요구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균형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그를 통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할 따름이었다. 

 

 

1 : 10

서초구는 구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차량소음으로부터 도심 속 정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완충녹지를 조성하고 있다. 기존 도시조직에 고속도로와 완충녹지가 삽입되면서 잘려나가고 남겨진 몇몇 필지들은 필연적으로 이형적인 형태로 남겨지게 되는데, 얇디얇은 집의 대지가 바로 그것이다. 약 1:10의 세장비를 갖는 극단적인 형태를 띤 연유도 이와 같다.

세장형 필지는 도로에 접한 길이보다 대지 내부로의 길이가 깊은 필지로, 유럽이나 아시아의 밀집된 도심에서 보이는 유형이다. 한국에서도 명동 같은 지역에서 일부 찾을 수 있지만, 흔한 유형은 아니다. 지목이 대지임에도, 건축할 여건이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1:10의 극단적인 비율은 새로운 공간조직을 만들어갈 수 있는 태생적 공간 유전자라 생각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5m

일반적으로 건축 행위를 위한 최소 접도 조건은 2m이고, 주차장 출입구의 최소 너비는 3m다. 도로에 접한 폭이 2.5m인 이 대지는 건축허가는 가능하지만, 주차장 설치는 불가능했다. 주차장 설치가 필요 없는 50m2 미만의 주택만 가능했지만, 극단적으로 좁은 폭으로 인해 연면적 50m2 내에서 수직동선을 배치할 경우, 거실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상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주차장 설치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주차장 설치 예외조항에 해당됨을 인정받아 조례에 따른 비용을 납부하고, 주차장 설치의무를 면제받고, 건축 행위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구획 없는 공간구성

경부고속도로 완충녹지를 바라보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각 층의 공간은 강한 구획보다는 약한 구획으로 연속된 공간이다. 폭이 좁은 공간에서 거주자의 이동에 따라 공간이 연속될 수 있도록 구획을 최소화했다. 2층은 거실-식당-주방-다용도실, 3층은 침실-세탁실-욕실-아이 방으로 기능하되 각 기능이 분리되지 않고 연속되도록 구성했다. 2층은 반 사적(semi-private) 공간으로 거주자의 공유 공간이자 방문자와 함께하는 매개 공간 역할을 한다. 3층은 가족구성원의 개인 공간과 생활지원 공간으로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계단을 1층부터 3층까지 일자로 계획하여 층층이 나눠진 각 층(4층 포함)이 수직적으로 연속되도록 했다. 수평적으로도 수직적으로도 구획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행위의 균형

완충녹지를 향한 창은 전망을 고려해 최대한 개방할 것인가
서향의 강한 볕과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고려해 최소한 개방할 것인가? 우리는 열고 닫음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나열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거주자의 행위를 고려했다. 각 지점의 행위와 그에 따른 시선의 방향은 창의 균형을 찾는 데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었다. 이는 폭이 좁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행위의 단면이 외부 형태로 발현되는 것을 의도한 것이다.

 

옥상의 차별화

북측에는 복층으로 구성된 아이 방이 솟아 있고, 남측에는 옥상으로 오르는 공간이 솟아 있다. 남북 양쪽이 솟은 4층, 즉 옥상의 귀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연결해 유기적인 조형으로 처리했다. 곡선으로 처리된 벽면에서 완충녹지를 바라보기 위한 의도된 시각적 프레임을 설치했다. 하늘은 개방되고, 녹지는 프레임을 통해 선택적으로 바라봄으로써 2층과 3층의 녹지를 향한 연속적인 개방성과 차별화되었다.​
 






 

설계

안기현(한양대학교) + 에이앤엘스튜디오(신민재)

설계담당

최성식, 박형국, 이주운

위치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47-2

용도

단독주택,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67.7m²

건축면적

34.5m²

연면적

140.7m²

규모

지상 4층, 지하 1층

높이

12.1m

건폐율

50.9%

용적률

147.45%

구조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스터코플렉스, 탄화코르크

내부마감

도장, 타일, 원목마루

구조설계

다우구조

기계,전기설계

정연ENG

시공

랜도건축

설계기간

2014. 6. ~ 2017. 8.

시공기간

2017. 5. ~ 2018. 1.


안기현
안기현은 현재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이며, 서울시 공공건축가이다. 한양대학교와 U.C.버클리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고, 에이앤엘스튜디오를 설립하여, 공간과 관련된 다양한 스케일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민재
신민재는 건축사사무소 에이앤엘스튜디오 대표이며,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와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한양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작은 아틀리에서부터 대규모 사무소에서 건축・도시에 관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대표작으로 운중동 POP하우스, 경산 동이재, 오픈앨리, 2014 설화문화전, 양평시옷집 등이 있다. 젊은 건축가상, 경기도 건축문화 특별상, 충남 건축상, 서초건축상 우수상, 목조건축대전 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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