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코 프로페셔날

경기 양주 홍죽산업단지에 위치한 소비코 프로페셔날은 음향기기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명확한 마스터플랜이 없었기 때문에 주변 맥락의 기준이 모호했다. 사무와 제조, 물류로 구성된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는 기능적인 동선이다. 모든 동선이 효율적이어야 하고 겹치지 않아야 했다. 이처럼 촘촘하게 꽉 짜인 곳에 틈을 벌리고 빛을 담은 공간을 만들려고 하였다. 일상적인 움직임이 교차하는 로비 공간은 동선을 구분하는 역할을 하며 이곳에 생산품이 전시되기도 한다. 공장 입구에서 파란색 타일을 따라 내부로 들어가면 진입로의 캐노피가 형성하는 둥근 빛을 만나게 된다. 빛의 변화는 일상의 시간을 일깨운다. 비가 내리면 처마 하부로 떨어지는 빗물을 보게 될 것이다. 기능이라는 틀 때문에 건조할 수밖에 없는 공장을 조금이나마 촉촉하게 만들어주려고 하였다. 물류 차량으로 번잡한 마당과 달리, 사무동에는 담과 벽으로 구분된 한적한 중정을 두었다. 사무동에서 나온 유로폼 노출콘크리트 구조는 다양한 높이의 기단을 형성한다. 땅과 맞닿는 부분에 대한 기능적인 해결뿐만 아니라 사무동과 제조동, 물류동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일상적인 삶과 기능이 교차하는 접점에서 매시간 다른 형태의 빛과 그림자가 서로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랐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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