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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 한국건축가협회 도시재생세미나 '골목길'

자료제공
한국건축가협회
진행
오주연 기자

한국건축가협회는 2019년부터 2020년에 걸쳐 매월 한 차례씩 도시재생세미나를 주최하고 있다. 이 세미나는 ‘건축과 도시의 경계, 협업의 모색’을 주제로 건축과 도시 분야의 전문가가 각기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도시재생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2019년 열린 세 차례의 세미나는 준공업 지역, 저층주거지 등을 대상으로 했다. 이어지는 2020년의 첫 세미나는 ‘골목길’을 주제로 김선아((주)SAK건축사사무소 대표)가 골목길 재생으로 인한 수익 창출과 그로 인해 잃어버린 일상성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김영욱(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은 공유공간으로서 골목길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공간구조의 분석을 통한 골목길 재생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골목길: 일상성 VS. 수익가치  

글 김선아((주)SAK건축사사무소 대표, 한국건축가협회 도시재생위원회 위원장) 

 

골목길은 어떤 길인가?

길이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땅 위에 낸 일정한 너비의 공간이다. 도시라는 포괄적 영역에서 마을로 들어오면서 시속 60km의 자동차 도로는 시속 3~6km의 보행자 골목길로 이어진다. 속도가 다른 길의 경관, 그 길에서 보게 되는 주변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골목길로 들어오며 우리는 비로소 우리 삶을 이루는 일상의 요소들과 대면하게 된다. 

길은 도시계획상 ‘도로’라는 이름으로 계획되고, 설치된다. 도로는 건축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사도법에 이르기까지 약 7~8개의 다양한 법에서 그 목적에 따라 정의된다. 도시계획시설로서의 도로는 사용 및 형태에 따라 일반도로, 자동차전용도로, 보행자전용도로, 고가도로, 지하도로 등으로 구분되며, 기능별로 주간선도로, 보조간선도로, 집산도로, 국지도로, 특수도로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규모별로 광로, 대로, 중로, 소로를 각각 1, 2, 3류로 구분하고 있다. 건축법에서는 보행과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너비 4m 이상의 도로(및 예정 도로)를 ‘도로’로 부른다. 

이러한 도로에 대한 기준과 원칙에서 골목길은 어떻게 정의될까. 서울시 골목길 재생 기본계획 보고서(2018)에서는 골목길을 “주민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경제∙문화∙환경 등을 공유하고, 공간적, 사회적 삶의 터전에 접해있는 너비 12m 미만의 길”로 정의한다. 이에 따른 골목길은 자동차의 통행이 있는 길을 포함한다. 그러나 골목길에 대한 보편적 기억은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 전용의 좁은 길이다. 이 골목길이 자동차가 다니는 길로 변하게 된 것은 1975년 건축법 개정 이후이다. 이전에는 골목길 주택의 건축행위가 가능했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곳에서만 건축이 허락되었다. 이때부터 자동차 도로에 접하지 못한 골목길 지역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이 성행하여 서울의 골목길은 상당 부분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된다. 2018년 서울시 골목길 재생 기본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4m 미만의 골목길은 서울시 면적의 42%에 해당한다. 이 42%의 상당 부분을 강북지역, 특히 서울의 역사 도심인 종로 일대가 차지하고 있다. 종로 돈화문로 일대의 내부 블록은 대부분이 4m 이하의 골목길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 삶에서의 골목길은 무엇인가?

골목길은 우리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연결되어 있는 장소이다. 골목길에는 집, 슈퍼, 식당,  빵집, 미용실, 주민센터, 병원, 교회, 학교 등이 연결되어 있다. 이런 공간을 오고 가는 사람들이 다양한 행태로 관계를 형성하는 장소로 골목길을 사용한다. 2018년 서울시 골목길 재생 기본계획 보고서는 “골목길은 자생적으로 생겨나는 자연을 닮은 서민 주거지로, 사회적 생태계의 서식지”라 말한다. 현재 건축법상 4m 미만 도로에 접한 대지에서 신축 시 기존 골목길은 유지가 어렵다. 6m 도로를 기본 도로로 보는 자동차 중심의 도시관리계획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면서 골목길과 이에 면한 수많은 소형 필지들은 사라질 위기에 있다. 골목길이 사라지며 들어선 단지 개발로 단지 내 도로가 만들어지고,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가 형성되었다. 또한 정비구역 지정해제로 인해 공가가 증가하고 대책 없이 방치되어, 공가에 접한 골목길 또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 역사 도심의 경우, 소규모 필지의 합필에 의한 개발이 촉진되며 기존의 한옥과 작은 필지들에 대규모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골목길 재생의 주요 이슈로 주변과의 연결, 공공과 민간의 역할 구분, 보존과 변화의 균형, 경계영역의 이용과 관리, 쓰레기 및 적치물 문제와 불법 주∙정차 문제의 해결, 상업화되는 골목길의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대책 등이 등장했다. 

 

ⓒ김선아


골목길 재생의 바람직한 방향으로 무엇인가? 

골목길 재생을 포함하여 2013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은 몇 가지 변화의 징후들, 새로운 현상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먼저 사업의 참여 주체가 변했다. 공공의 예산으로 진행되는 사업이지만, 최근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민간자본의 투입은 수익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마치 도시재생을 “대한민국의 마지막 투자처”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두 번째는 젊은 세대에 의해 도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뉴노멀 시대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가 ‘로컬’에 주목했다. 로컬의 재발견, 로컬 크리에이터 등으로 젊은 층의 소비 수요가 나타났고, 참여자이자 소비자로서 새로운 세대가 부각됐다. 

그러나 일상의 공간에서 상업공간으로 변화하는 골목길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골목길에는 100명의 사람, 100개의 욕구, 그리고 100개의 서로 다른 삶의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계층이 만나는 골목길에서 현재의 속도를 따라가는 세대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세대들은 관망하고 방치된다. 

골목길은 삶의 생태계이다. 이곳은 일상의 삶이 숨 쉬고, 이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골목길이 각자의 다양성과 삶의 방식이 존중되는 곳으로 남아있기를 바란다. 

 

삼양동 저층 주거지인 햇빛마을 골목길. 가파른 계단 및 램프는 보행자의 기능성, 편의성을 위해 재정비가 필요하다. 김선아

 

 


골목길의 공간구조: 공간과 사회​ 관점에서의 골목길 

김영욱(​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한국도시설계학회 상임이사​)

  

골목길의 사회학

동네에 대한 추억은 골목길과 함께한다. 이웃 사람들이 오가며 인사 나누고 이야기하는 그런 장소로서의 골목길은 동네에서 커뮤니티가 잉태되는 곳이다. 김기찬의 정감 있는 골목길 풍경 사진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골목길이 커뮤니티 발생의 공간이자 서식처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처럼 골목길은 물리적인 형상 그 자체로서의 의미도 크지만 장소성의 가치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에게 골목길은 드라마에서나 보는 생경한 풍경이다. 

골목길이 사라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 우리나라의 사회병리적 현상은 점증하고 있다. 2019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에밀 뒤르켐은 『자살론(1897)』에서 “자살은 개인적인 혹은 단순히 병리학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인 문제로 사회통합의 약화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김영욱과 김주영(2016)의 연구에 의하면 판자촌보다도 영구임대아파트의 자살률이 30% 이상 더 높다. 일반적으로 영구임대 아파트의 주거환경이 판자촌보다 양호하며, 거주자의 소득수준도 더 높은 편이다. 그런데도 판자촌보다 영구임대아파트 거주민의 자살률이 더 높다. 왜일까? 판자촌 사람들은 좋든 싫든 서로 마주치며 공간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또한, 판자촌에는 골목길이 있다. 판자촌에서의 골목길은 단순히 주민들이 통행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화분이나 가재도구를 내어놓는, 그래서 주민들이 서로 조우하는 생활공간이기도 하다. 영구임대아파트에는 골목길이 없다. 부대끼고 공간을 공유하면서 생활하는 판자촌의 골목길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교류가 일어나고 주민들은 부지불식간에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골목길의 해체

우리나라의 사회병리 현상은 급속한 골목길의 해체와 무관하지 않다. 자살, 이웃 간의 폭력과 살인, 층간 소음에 의한 갈등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는 이런 공간적 조건의 변화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골목길의 해체는 단순한 공간적 사건이 아니다. 공동체를 거추장스럽게 인식하는 시장 우선주의적 행태의 결과이다. 아파트 단지를 만들면서 시장은 프라이버시와 조망을 최고의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 골목길은 세련, 첨단과는 거리가 먼 구시대적인 유물이다. 요즘 시민들의 삶의 목표는 아파트 소유하는 것이 되었다. 발터 벤야민(1982)이 비판한 아케이드가 인간의 욕망을 표출하고 해소하는 공간인 것처럼 거추장스러운 골목길에서의 너저분한 일상을 거세한 아파트 단지는 어느새 우리의 세련된 삶의 보편적 장소이자 절대적 가치로 간주된다. 이러한 집단의 도그마로 골목길은 신명 나게 해체당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한국스페이스신택스연구소와 공동으로 기획한 ‘고독을 부르는 공간의 사회학’ 연재(2019.4.9~4.11)에 따르면 아파트 개발로 동네의 골목길이 사라지면서 이웃 간의 교류가 끊어지고 있다. 그나마 일부 남아있는 골목길은 자동차에 점령당해 주민들은 보행도 힘겹게 하고 있다. 골목길이 남아 있는 동네는 과거의 공간이다. 

 

골목길의 공간구조 이해

다소 늦었지만 골목길을 재생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도시재생의 중요한 화두이지만 이제는 골목길 자체가 별로 없다. 남은 골목길을 지키기 위해서는 감성적인 골목길 계획도 필요하지만, 동네의 공간구조(spatial configuration)와 골목길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골목길이 최적의 동네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계획할 수 있다.

골목길을 공간구조적으로 분석해보면 골목길의 공간적 위계와 주민의 인지 정도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스페이스 신택스(space syntax)’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골목길의 접근성 정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주민들 간의 시선 교류가 어디에서 어느 정도의 깊이로 일어나는지 분석할 수 있다. 

빌 힐리어는 『The Social Logic of Space(1984)』에서 공간구조의 중요성을 사회적 관점에서 규명하였다. 그는 공간구조의 구성 방법에 따라서 건물이나 도시공간에서 ‘조우’가 발생할 수도 있고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아파트 단지를 계획할 때도 외부공간에 과거의 골목길이 수행하였던 커뮤니티의 발생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파트 단지의 공간구조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주동과 외부공간의 배치를 어떻게 하는 것이 골목길이 수행하였던 커뮤니티의 기능을 지속할 수 있게 할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예측하면서 계획해야 한다. 우리는 공간구조가 사회적 관계 형성 조건에 미치는 영향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공간구조를 이해하고 공간과 사회적 관계의 형성이라는 통합적 관점에서 골목길의 공간계획을 해야 한다. 

 

‘골목길 정신’의 계승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가 주택 유형의 50% 이상이다. 골목길을 통한 동네 재생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저 낭만적으로 골목길을 추억할 수는 없다. 골목길은 커뮤니티가 생성되며 사회의 공동선을 학습하고 실천하는 토대로서 소중한 사회적 자본이다. 이를 포기하면 사회적 병리 현상에 노출되고 사회 통합이 저해된다. 단순한 물리적인 공간의 포기가 아니라 사회적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골목길이 지니는 사회적 역할을 ‘골목길 정신’이라고 정의한다. 남은 골목길을 지켜내기 위한 감시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골목길 정신’을 현대 도시에서 어떻게 작동하게 할 것인가는 또 다른 시대적 과제이다. 

 

스페이스 신택스 분석 결과.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접근성이 크고 인지성이 높은 골목길이며, 반대로 푸른색일수록 접근성이 낮고 주변과 격리된 골목길이다.

 

 

 

토론

 

김종대(사회, 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 발표자들이 골목길의 장점만 이야기하였으니 단점도 알아보고 싶다. 골목길은 굉장히 좁은 폭으로 인하여 생활에 많은 불편이 있다. 특히 주차 문제가 심각한데 해결방법이 있는가? 많은 원도심에서 어떻게 하면 골목길을 현대의 시설과 잘 조화를 이루면서 유지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김선아: 골목에 주차장이 없다면 차를 가져오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서울 도심부는 일부 주차 제한구역으로서 건축물 부설 주차장이 필수요건이 아니다. 그러나 현 상황은 주차공간이 없음에도 방문객과 사용자를 위한 주차장을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많다. 그러나 과연 주차장을 공공기관에서 만들어 주는 것이 맞는 일인지 의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차는 자기가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는 골목길 관리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중: 올해부터 제주도는 주차 신고제를 한다고 들었다. 일본에서 하는 방식으로 주차공간이 없다면 차를 구입할 수 없게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가?

김선아​: 그렇다. 세계적인 추세인 것 같다. 그동안은 자동차 회사들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본다. 차를 팔기 위해서는 기업에서도 책임의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종대: 김영욱 교수는 골목이 갖는 장점 중 공동체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꼽았는데, 시대가 바뀌고 삶의 방식이 바뀌면서 여러 가지 공동체를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요즘 다양한 공유공간이 나타났다. 

김영욱: 공동체 공간은 일상생활 동선 속에서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 일상생활 공간에서 벗어난 곳에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골목길은 바로 우리 집 앞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주민과 시민이 다니는 길에 공유할 수 있는 벤치와 같은 작은 시설을 배치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그러한 공간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중​: 요즘 보면 대부분 구도심과 신도심이 있다. 인위적으로 골목길을 활성화한다고 하면 부작용은 없는 것인지, 골목길 활성화의 전체적인 방향성이 궁금하다.

김영욱​: 쇼핑몰을 예를 들면, 쇼핑몰 내 길의 구조에 따라서 접근성의 위계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상업시설에서는 MD들이 이러한 길의 위계를 교묘하고도 현명하게 이용하고 있다. 여기서 시사점을 얻자면 구도심이 신도심에 비하여 어떠한 차별점이나 특성이 있는가를 주목해서 보아야 한다. 오래된 건물과 길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소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하여 신도심에 비해 접근성이 낮은 구도심의 공간구조상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선아: 골목길의 재생과 활성화 간에 혼동이 있는 것 같다. 서울시 골목길 재생의 시작은 골목길과 같은 작은 범위에서 사람들의 소소한 삶이 있는 것에도 가치를 부여하자는 취지다. 문제는 자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젊은 창업자들이 임대료가 저렴한 곳에 찾아 들어오게 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유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골목의 활성화가 상권의 활성화는 아니지만 자본 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

 

청중​:​ 자생적인 시스템에 공공의 관리라는 개념이 들어가면 대부분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다. 어떤 관리가 왜 필요한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 

김선아​: 골목길에 있는 집, 상가는 쓰레기를 밖에 내어놓는다. 골목길 재생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합의를 보기 위해선 큰 비용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때문에 골목길의 관리가 필요하고,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영욱: 공공의 도시계획 위계에 의해서 골목을 분류하여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간구조에 따라서 유형과 위계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마을의 어귀에 해당하는 자주 통행하는 중요한 길과 내 집 앞에 골목길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공간구조에 따라서 결정되는 골목길의 특성과 유형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라서 길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청중​:​​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도시재생사업을 하다 보면 골목길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스마트안전마을 등의 본격적인 골목길 관련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골목길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유의할 점이 있다면?

김선아​:​ 골목길 전체 방향을 하나로 잡고 평준화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겉보기만 예쁜 골목길을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저분함을 없애는 방법이어야지 오래된 것을 새것으로 바꾸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청중​:​ ​골목길 재생을 위해 방법론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김영욱: ​예전의 아파트 단지의 공간구조를 스페이스 신택스로 분석하면 접근성이 높은 공간에 관리소 등이 위치한다. 그러나 요즘 단지는 광장 등 주민들의 공유 공간이 접근성이 높은 공간으로 분석된다. 중요한 것은 공간을 사용하는 의도이고, 이는 우리 사회가 결정한다. 접근성이 높은 공간에 어떠한 용도(혹은 프로그램)를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청중​:​ ​공동체로서의 골목길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골목길을 왜 보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고 의문이 생긴다. 어떠한 가치가 있기에 골목길을 보존해야 하는가?

김영욱: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 생각하고 우리 모두 풀어가야 할 문제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도시, 공동체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이고 개인과 가족의 프라이버시와 안락함을 추구하는 도시에서는 사회 공동선이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파트 생활의 프라이버시와 편안함에 젖어 든다.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승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면 거의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본인의 집에 다다른다. 사람을 만날 필요가 없어지며 점점 이것에 익숙해진다. 해외 연구를 살펴보면 이러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사람들의 행태가 점차 개인적이고 이기적으로 바뀐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 통합이 부족할 때 사회병리 현상이 증가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임대주택 단지의  아이를 “임대”라고 부른다는 사례를 듣고 깜짝 놀랐다. 공간을 통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소통하게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 

김선아​:​ 시간의 연속성과 도시 삶의 다양성, 이 두 가지 관점에서 골목길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연속성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강한 회복 욕구와 향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골목길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연속성은 중요한 부분이며, 삶의 선택지로써 골목길이 존재하고 그 안에 있는 다양성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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