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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학생기자] ‘인현동 인쇄골목’을 통해 을지로를 고민하다

박정원(15기 공간학생기자)

지난여름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리얼-리얼시티>에서 을지로와 관련된 작품들을 마주하고, 학생기자단에서도 을지로와 관련된 작품을 기획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을지로라는 장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VMSPACE 기사 “어느 지역, 어떤 제조, 무슨 산업: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뼈와 살 그리고 오래됨”을 읽을 때도 제목에서부터 을지로라는 단어에 주목했고, 기사 중간중간 밑줄을 긋기도 했다. 이번 기사는 인현동 인쇄골목에 관한 연구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주고받은 내용을 다루는데, 사람 간의 관계부터 물리적 부분까지에 이르는 다양한 시각으로 인현동 인쇄골목을 분석한다. 

인현동 인쇄골목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네트워크다. 인쇄골목에 있는 가게들이 일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여러 가게가 주문에 맞춰 협력업체를 바꾸고 팀을 꾸려 하나의 공장처럼 일한다. 인쇄골목을 이어주는 것은 개인의 노력과 장소의 역사로 형성된 사회적 관계망으로, 인쇄업자들은 서로 오고 가며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기사에서 “네트워크가 없으면 진입할 수 없는 건가?”라는 질문이 나오는데, 이는 인현동 인쇄골목의 사회적 관계망을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부분이다. 이곳의 사회적 관계망은 대부분 개인적 노력을 통해 형성된다. 업종, 고향, 지역에 따라 형성되는 집단의 모습은 인현동 인쇄골목만의 특징이자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골목의 물리적, 환경적 특성이 바뀔 경우 그들의 관계는 유지될 수 있을까? “건축을 바꾸면 사회적 관계도 바뀐다”는 말이 있듯이, 이를 고민해보는 것이 흥미로운 주제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기사에서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질문은 “디지털 인쇄로의 변화도 그렇고, 커피 컵에 인쇄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기도 한다. 인현동에서 이런 변화에 대한 반응이 잘 보이는지 궁금하다”였다. 인쇄골목의 가게들이 어떻게 협동하고 일하는지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가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실천하는 것, 즉 트렌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최근 인쇄산업이 디지털화 · 자동화되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피라(PIRA)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2014년까지 디지털 콘텐츠가 3배 이상 증가하며 연간 2천억 페이지가량이 아날로그 인쇄시장에서 디지털 인쇄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며, 또한 2020년엔 전세계 인쇄물의 50% 이상이 디지털 인쇄로 제작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인현동 인쇄골목은 어떻게 대응할까? 골목의 특성에 맞게 해석하고 나름의 창의적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생긴다. 나아가 인쇄 산업뿐만 아니라 또 다른 산업들도 함께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현동 인쇄골목에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문제는 물리적 쇠퇴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목이 오래되고 낙후된 만큼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재개발을 하느냐 보존을 하느냐에 따른 논쟁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을지로에서 도시재생이라는 이름 하에 사실상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시민, 예술가, 디자이너,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가 재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더 공감이 갔다. 인현동 인쇄골목을 포함하여 을지로는 물건을 제작하는 장인들에게 특별한 장소이고 가치 있는 장소다. 수많은 재료와 가공 기법들이 얽혀있고,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장소다. 이곳이 경쟁력 있는 장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현동 인쇄골목 또한 과거의 흔적을 남기면서도 현대를 거쳐 미래까지 가 닿을 수 있도록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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