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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 지역과 제조업의 미래: 신제조업의 영민한 루키들 (3) B.A.T

자료제공
베타시티센터
진행
오주연 기자

서울시립대 세운캠퍼스 베타시티센터는 지난해부터 ‘도시와 제조업이 공존할 수 있을까’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신제조업의 영민한 루키들’ 토크쇼 시리즈는 제조업 혁신을 이루어낸 주인공들을 초청해 지금 제조업의 위기 상황과 변화의 방향,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도심제조업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민재, 신동한(B.A.T 공동대표) X 황지은(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최대혁(사단법인 공공네트워크 대표) 

 

 

황지은: 베타시티센터가 자리 잡고 있는 세운 베이스먼트에 나와 있다. 이곳은 원래 세운상가가 지어졌을 때 서구식 난방시스템인 기름보일러가 도입되면서 보일러실로 쓰이던 공간이다. 난방이 더 현대화되면서 쓰이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2017년 서울시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 재생되어서 서울시립대가 다양한 혁신 제조기술을 학생들과 함께 실험할 수 있는 장소로 쓰고 있다. 배경으로 로봇팔이 보일 것이다. 이번 토크쇼는 예술, 디자인, 건축으로 시작해서 로봇팔의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B.A.T의 신동한, 고민재 대표를 초대했다. 

 

 

디자이너가 만드는 로봇 솔루션


신동한: B.A.T가 로봇을 만드는 데라고 오해를 많이 한다. 우리는 로봇 자체를 만드는 것은 아니고 이미 산업에서 많이 쓰이는 로봇팔을 기존과 다른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사용해보지 못한 사람들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는 두 명이 나와 있지만, 사실 멤버는 네 명인데 모두 건축학과 출신이다. 학창 시절에 개발 수업은 접해본 적도 없고, 유튜브 동영상 등으로 취미처럼 공부한 정도이다. 그런데 요즘 활동을 하다 보니까 웹에 개발 소스가 넘쳐난다. 수업도 못 받았고 실무 경험도 없지만, 그 넘쳐나는 소스들을 가지고 개발을 진행할 수가 있었다. 아무래도 속도가 느리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는데, 다행인 것은 다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보니까 뭔가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데 두려움도 없고 손쉽게 하는 편이다. 오늘 이 자리에 없는 안영욱, 박형우 대표는 실무 경험도 있어서 재료를 다루거나 가공된 재료를 건축물 등에 설치하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내놓는 편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팀 조합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물에 평균 5천 종류 이상의 부속품, 부재가 필요하다고 한다. 길가의 조형물도 하나의 재료를 쓴 것처럼 보이지만, 적어도 4~5개 이상의 재료로 구성되어 있다. 재료를 장비나 사람의 손으로 한번 가공했다고 바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번 후가공을 거치면서 제품으로 태어나고 시공된다. 일련의 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디자인한 것을 우리 손으로 일부분이라도 만들어보고 싶었고, 건축물이든 조형물이든 어디에든 장착해보고 그래서 “우리가 디자인하고 직접 만들기까지 했어” 이런 자랑을 좀 해보고 싶었다. 쉽게 말하면 캐드캠 시스템(CAD CAM System)이다. 캐드(Computer Aided Design)는 컴퓨터 지원 설계, 캠(Computer Aided Manufacturing)은 컴퓨터 지원 제조를 뜻하는데 캐드캠을 도입하고 싶다 보니 본능적으로 산업용 로봇팔에 끌리게 됐다.

건축 전공자들이라 그런지 일단 큰 걸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다. 또한 이 장비에서 이 가공을 하고 옮겨서 저 장비에서 저 가공을 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되기 때문에 소요되는 장비 가격이나 장비가 놓일 공간의 효율성 등을 생각해보면 비쌀 것 같은 산업용 로봇이 오히려 가격 메리트가 있는 장비였다. 본능적으로 산업용을 선택했지만 따져 보니까 그렇더라.  

 

정리하자면 B.A.T는 산업용 로봇을 대량생산보다는 맞춤형 소량생산으로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대량생산 업계에도 이미 복합화 개념이 도입되어 있어서 우리와 같은 솔루션을 가지고 활용을 하고 있지만 현장에 가보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게 짜놓은 코드가 입력되어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로봇을 작업자들이 그냥 작동하고 멈추고, 문제가 생기면 약간 보완하는 수준에 있을 뿐이다. 산업용 로봇을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는 듯하지만 실은 사용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우리 작업을 보고 대량생산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가 “어떻게 이렇게 되죠?” 묻고, 심지어 로봇공학 연구자도 “로봇으로 이걸 만들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미 사용하고 있는 산업에서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자동화의 수준이 낮은 건축 등 다른 산업에서도 로봇을 활용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신동한: 3D 프린터를 가지고 설명해보겠다. 일단 컴퓨터에서 캐드 소프트웨어로 우리가 제작하고자 하는 걸 모델링하고, 모델링 파일을 프린터에서 만들 수 있게끔 슬라이싱을 하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여기서 추출된 데이터를 프린터에 넣어서 돌리는데, 프린터에는 제작을 위한 모터가 장착되어 있고, 이 모터를 움직이기 위한 펌웨어 혹은 임베디드 시스템 등으로 불리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이 소프트웨어들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결과물이 나온다. 우리는 부분적으로는 하드웨어를 만들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하고, 주로 슬라이싱 그러니까 로봇이 지나가는 툴 패스를 만들어내고 거기서 추출된 데이터를 로봇에 입력하는 일종의 캠 소프트웨어, 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신동한: ​이 화면들이 우리가 개발한 인터페이스인데, 라이노라는 캐드 소프트웨어에 서드 파티(third party) 형식으로 탑재된 것이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 소프트웨어는 사용하는 데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다. 일단 사용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가격도 거의 로봇 한 대 가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비싸다. 워낙 어렵다 보니까 교육을 받고도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개발사의 엔지니어를 불러서 같이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서, 직접 개발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레퍼런스이자 나아갈 방향으로 해외의 두 업체, Ai 빌드와 MX 3D의 사례를 꼽는다. Ai 빌드는 3D프린팅, 플라스틱 소재 프린팅, MX 3D는 철 소재 프린팅을 주로 하는 업체이다. 이 업체들은 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자신들에게 최적화된 하드웨어까지 개발하고, 이걸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또 이 장비를 가지고 제작 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고민재: 설명을 덧붙이자면, 산업용 로봇이 일반적으로 사용될 때 이렇게 자주 프로그래밍 되거나, 동작이 자주 바뀔 이유가 없었다. 대량생산으로 계속 같은 것만 만들어 내면 되었기 때문에 엔지니어가 한 번만 동작을 정해주면 그 행동만 수백, 수천 시간을 한다. 아주 좋은 기계를 아주 바보같이 쓴 것이다. 우리는 로봇이 조금 더 다양한 행위들을 한 번에, 그리고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계속 바뀌면서 작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인터페이스를 개발, 적용하고 있다.

 

 

로봇을 활용한 맞춤형 솔루션, 거티


고민재: 우리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거티(GERTY)’라고 이름 붙였는데, ‘더 문’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사람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캐릭터를 오마주한 것이다. 디자인 툴 안에서 지오메트리를 베이스로 패스 플래닝 등을 할 수 있고, 그걸 기반으로 산업용 로봇에 공간 좌표를 통해 티칭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걸 오프라인 프로그래밍이라고 부른다. 로봇이 가야 하는 경로를 사용자가 로봇을 직접 움직여서 티칭하는 게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 상에서 계획하고 시뮬레이션해서 로봇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확인하고 그걸 코드화하는 작업이다. 이것을 캐드 프로그램 안에 녹여서 디자인 툴과 제작 툴을 합칠 수 있는 장점을 가지려 했다.

 

황지은: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배우는 캐드 툴 안에서 쓸 수 있으면, 다음 가능성이 확 열리는 거다.

 

​고민재: ​그렇다. 소프트웨어적인 해결로 사용자층이 바뀌는 거다. 산업용 로봇을 쓰는 사람이 엔지니어랑 공장 노동자 이렇게 두 그룹이었는데, 디자인 툴에 이런 기능을 넣어주면 디자이너들도 쓸 수 있게 된다. 더 적극적인 창작활동이 가능해지고, 건축 등의 분야에서 제작자에 가까운 적극적인 설계자들이 더 자유도를 얻게 된다. 

라이노 등 디자인 툴 자체가 3D 모델링 인터페이스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그 모델링 인터페이스 안에서 직관적인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그래스호퍼라는 툴을 가지고 있다. 그 플랫폼의 장점을 이용해서 디자이너들도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그래스호퍼나 라이노 기반의 로봇제어 프로그램들이 몇 가지 있고 사실 비슷한데, 거티의 특징은 파라메트릭 로봇 컨트롤, 즉 변수를 통해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3D 모델링 상에서 모델링 데이터를 가지고 산업용 로봇을 티칭하기 때문에 복잡한 동작도 좀 더 직관적인 티칭이 가능해진다. 또한 모델링 데이터가 바뀌면 실시간으로 로봇에 티칭하는 경로 데이터가 자동으로 바뀌게 된다. 수치화된 변수를 조종해서 디자인을 바꾸는 개념을 적용하기 때문에 라이노나 그래스호퍼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온 로봇 컨트롤이 가능하다.

 

​황지은: ​잠깐 설명을 하자면, 여기서 티칭이란 로봇한테 ‘이렇게 해라’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최대혁: 경로를 가르쳐주는 건가?

 

​고민재: ​그렇다. 일반적으로 공장에서는 엔지니어가 코딩을 통해서 경로를 잡아준다. 이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이 사용자가 커스텀으로 로봇을 어떻게 다룰지 정해놓으면 가공 경로들을 플래닝하기 쉽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밀링이 아니라 특이한 걸 한다고 했을 때 그런 패스를 사용자 임의로 그려주거나 혹은 그려주는 알고리즘을 따로 짤 수 있는, 제3자에게 열려있는 프로그래밍 툴로써 작용한다. 이를 종합해서 궁극적으로는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림을 그린다거나 벽돌을 쌓는 단순 모션 베이스 작업부터 가공 측면에서는 절삭, 절단이 기본적으로 가능하다. 그동안 산업용 로봇은 절삭가공 위주로 발전했고, 우리도 초반에는 당연히 밀링이나 열선, 플라스마 컷, 그라인딩을 위한 패스 플래닝 등을 적용해 봤다. 우리는 건축, 사실 디자인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디자인 구현에 있어서 기술에 따라 되고 안되는 그런 상황들을 해결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사업 초기에 열선 작업으로 단열재를 깎아서 동굴 같은 인테리어를 해보고 싶다는 건축가와 같이 작업을 했다. 그리고 건물의 벽돌을 일반적인 수평으로 쌓는 게 아니라 위쪽은 지붕 선을 따라서, 아래쪽은 지평선을 따라서 쌓는 작업을 했다. 그라인딩으로 벽돌을 하나하나 자르는데 코너가 해결이 안 되니까 건축가가 로봇으로 패브리케이션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요청했다. 우리는 600개 정도의 코너 벽돌을 다 다른 모양으로 잘랐다. 

 

B.A.T가 삶것건축사사무소와 협업한 위례 작업실 주택(SPACE 616호 게재)프로젝트 보기 

 

 

고민재: 최근 들어서 적층을 산업용 로봇에 적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필라멘트 형태의 열가소성 물질을 녹여서 쌓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3D 프린팅을 산업용 로봇에 적용해서 일반적인 방식의 적층이 아니라 적층 방향을 다이나믹하게, 지오메트리를 따라서 휘어지게 쌓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폴리카보네이트 등 단단한 산업용 소재를 위한 로봇 3D프린팅 소프트웨어 기술을 거티에 업로드하고, 하드웨어적으로도 로봇과 연동하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 

다음은 2017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전시했던 작업이다. 클레이를 3D 프린팅 하는 익스트루더를 만들어서 로봇에 달았다. 몰드 위에 클레이를 적층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로봇 위에 EPS 폼을 올려놓고 열선으로 한번 쭉 깎아내고 밀링으로 좀 더 정확하게 깎고, 그 위에 클레이를 적층하고 구워서 조형물을 만들어 본 복합적인 작업이었다. 일종의 하이브리드 매뉴팩처링, 일반적인 3축 3D 프린터로는 할 수 없는 방식이다.


고민재: 이후에는 금속으로 작업을 많이 하려고 했다. 그동안 다룰 수 있는 재료 중 산업에 가까운 재료들은 별로 없었다. 단열재나 나무, 클레이를 주로 사용하면서 항상 쇠를 가지고 어떻게 해볼까 고민했다. 앞서 언급한 MX 3D 팀이 로봇과 아크용접 기술로 금속을 3D 프린팅 하는 작업을 보고 우리도 겁 없이 시작했는데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 금속 프린팅 원리는 아크용접 기술을 따다가 쓰는 건데, 용접 기술은 산업용 로봇하고 가까이 붙어 있다. 그래서 활용하기 쉬운 상황이긴 했는데,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처음에 장비가 없다 보니까 CO2 용접기와 로봇 신호를 연동시켜서 그냥 막 쌓았다. 결론적으로 CO2 용접기로는 우리가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없었다. 많이 쌓아 봐야 1~2cm. 용접기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야 우리가 만든 소프트웨어로 제어를 해서 쌓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황지은: ​용접봉이 쌓여서 되는 건가?

 

​고민재: ​금속 와이어를 녹여서 쌓는 것이다. FDM 프린팅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 기술은 기존 용접보다 저온에서 작업할 수 있는 특수한 용접기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 용접으로 하면 온도가 너무 높아서 용접기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잘 쌓이지 않는 상황이 된다. 고성능의 기계를 써야 하는 기술이지만 기존 산업용 금속 3D 프린팅보다 훨씬 빠르고, 산업용 로봇을 쓰기 때문에 크기에 제약이 별로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지금 해외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고, 이걸 가지고 배의 프로펠러, 혹은 우주선 기체를 만들기도 한다. 자동차 쪽에서도 단종된 부품을 빨리 만들어서 가공해 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설명한 절삭, 적층 모션들을 다 적용해서 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삼표산업에서 비정형 구조체를 만들어 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두께 5cm의 얇은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저렴한 EPS 소재로 거푸집을 제작했다. 두께가 5cm밖에 안 되니까 그 안에 매립되는 철근은 용접 프린팅을 이용해서 점용접으로 비정형 철근을 만들어 매립시켰다. 사람 키만 한 단열재를 170개 정도로 자르고, 안에 철근을 매립하고 콘크리트를 부어서 이렇게 만든 거다. 초고강도 콘크리트(UHPC) 작업이었는데 철근을 매립하면 금 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상 우리가 했던 작업, 우리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적용했는지 간단하게 보여드렸다. ​


 

 

로봇과 기계의 경계


​황지은: ​세운 베이스먼트에서도 로봇 교육을 하고 있는데, 여기 로봇팔 앞에 서서 로봇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태권V” 하면 생각나는, 사람처럼 생긴 로봇이 있는 한편, 애국가 방송화면에 나오는 것 같은 산업용 로봇팔이 있다. 로봇팔은 주로 용접 기계로 많이 쓰이는데, 로봇팔의 손에 뭘 쥐여 주느냐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한다. 로봇팔을 제어한다는 것은 사실 그 쥐어질 손 역할을 하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약간 철학적 질문인데, 지금 우리가 다루는 이 로봇팔이 로봇일까? 기계일까?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고민재: ​요즘 4차 산업혁명, AI 등이 이슈가 되는데 공감이 안 되는 상황들이 많았다. 나는 그냥 기계처럼 다루고 있지만, 약간 나의 일부 같은 느낌도 받는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한테 뭔가 알려줘서 작업해내는 상황을 체험해보면 정말 내 손으로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최대혁:​ 그만큼 로봇에 자유도를 많이 부여했으니까.

 

​고민재: ​그렇다. 우리가 만든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그런 능력을 구현해내는 작업 과정에서 느낄 때가 많다. 어려운 선을 하나 해내는 것이 굉장히 뿌듯하다. 

 

최대혁: 어느 시점에는 컴퓨터인지 사람인지 구별 못 하는 상황이 온다고 하지 않나. 단순히 기계로 느낀다고 했지만, 이것도 사람의 팔인지 그냥 확장된 기계인지 경계가 모호해지는 단계로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고민재: ​확장된 나의 일부라고 생각할 때가 있으니, 맞는 이야기다.

 

​황지은: ​아까 신동환 대표의 발표에서 ‘내 손으로 디자인하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선언이 인상 깊었다. 대량생산의 시대를 거치며 우리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직접 만드는 일이 거의 없는 상태로 살고 있다. 그런데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직접 만드는 데 관여할 수 있는 부분에 관심을 가지면서 로봇이 좋았다는 계기가 인상적이다. ‘디자인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또 철학적인 질문에 닿겠지만, 여전히 B.A.T는 디자인 그룹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는 디자인하는 일보다 실제 로봇을 쓰는 것과 관련해 연락을 많이 받는다고 들었다. 앞으로 제조업의 새로운 방향, 사람을 구하기 어렵거나 소량생산으로 가야 하는 그런 문제들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는데, 최근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야기 부탁한다. 

 

신동한:​ 우선 건축적으로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까 건설이나 플랜트 분야에서 연락이 온다. 좀 놀랬던 건 용접 관련 업체나 적층 기술로 제작을 원하는 업체에서 문의가 들어오는 것이었다. 아마 앞서 소개한 메탈용 적층 때문일 것 같다. 그쪽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려는 업체들이 있다. 제조업의 위기 상황이나 중국 업체의 추격 등을 고려해서 이런 새로운 가공 기술, 더 효율적으로 생산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다. 한 업체는 몰드를 이용해서 고온으로 녹인 쇠를 부어서 제작하는 방식과 적층 방식으로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 두 가지 솔루션을 다 고려하면서 철 가격 등을 따져서 이게 나을 땐 이걸로 하고 저게 나을 땐 저걸로 하고, 이런 전략을 마련하고 있더라. 

 

​고민재: ​그리고 요즘 변화를 많이 추구하다 보니까 ‘우리도 로봇’ 이렇게 접근하는 회사도 많다. 우리나라 특성이 효율성이나 속도를 엄청나게 중요시하지 않나. 막상 변화를 이끌겠다고 하면서 새로운 시도임을 감안하지 않고 빨리, 효율성 있게 적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런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우리도 대응하기가 쉽지 않더라. 변화의 의지는 알겠으나 마인드 자체가 조금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지은: ​그러니까 ‘우리도 로봇을 한번 도입해 봐야 하지 않을까’ 막연히 와서는 대량생산 체계의 마인드로 계속하려는 건가.

 

최대혁:​ 생산라인 하나만 바꾼다고 되는 건 아닐 거다.

 

​고민재: ​사실 우리도 이 기술이 양산 측면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모르고, 아직 명확한 답변을 드리기는 쉽지 않다. 회사 입장에서 양산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알겠으나, 초반에 어떤 효율성을 배제하고라도 이걸 할 의지가 있는가 의문시되는 상황들이 있었다.

 

​황지은: ​용접은 로봇이 최적화되어 있는 활동 중의 하나인 만큼 용접기 제조사나 관련 기술 개발 회사들에서도 로봇을 중요한 플랫폼으로 보고 있을 것 같다.

 

신동한:​ 그렇다. 우리가 사용한 용접기가 ‘프로니우스’라는 오스트리아 회사의 제품인데, 이들은 재료 회사도 있고 로봇 회사도 있다. 로봇 회사는 용접 방식에 완전히 특화된 산업용 로봇팔을 만든다. 재료부터 시작해서 모든 솔루션을 통합적으로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고, 그 솔루션의 소프트웨어까지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황지은: ​그런 시도들이 지금 여러 군데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B.A.T는 원래 솔루션을 만들려고 한 게 아니라 조형물을 만들려고 하다가 그 솔루션을 스스로 찾아가게 된 케이스이다. 그 프로젝트 이야기를 좀 듣고 싶다. 

 

​고민재: ​인천 송도에 있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조형물이었다. 

 

최대혁:​ 저 형태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로봇을 이용한 적층밖에 없었던 건가?

 

​고민재: ​아니다. 다른 방법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비싸기도 하고,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해보겠다고 제안을 했는데 그것이 받아들여졌다. 

 ​

 

 

혁신의 기반이 된 용접 산업


고민재: 서울혁신파크 안에 이노베이션 팹 랩이 보유하고 있는 CO2 용접기를 사용했는데 안 되더라. 처음에는 그걸로 될 줄 알고 계속 부품을 갈아 끼우면서 해봤다. 그때는 우리 팀원들도 단순 전기 용접이나 아르곤 용접만 해봤지 이런 CO2 용접은 안 해봤던 사람들이고, 용접에 대해 기초가 전혀 없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상태였다. 토치 금속 팁이 녹아서 뚝뚝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겨서 용접 업체들을 찾아다니면서 “우리가 이런 걸 하고 싶은데 안 된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냐” 물으면 하나같이 “CO2 용접기로는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 박판 용접, 알루미늄 5mm 이하 얇은 것을 용접했을 때 변형이 없어야 품질 체크가 통과되는 용접기들이 있다. 소위 말하는 고급 용접기, 우리나라 제품은 없고 유럽산이나 미국산 고가 용접기를 써야만 한다는 답변을 듣고 암담했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 그래서 무작정 용접기 회사들이 많은 창원 공단에 갔다.

그쪽에 우리나라 용접기 회사 본사들이 몰려 있고, 외산 용접기를 수입해서 파는 총판이 있다. 그 회사들을 다 돌아다니면서 “테스트 한번 해봐도 되냐” 물었다. 그러다 프로니우스 제품을 취급하는 BEST.F.A라는 업체에 갔는데, 원통형으로 쌓아 놓은 작업물들이 많이 있더라. 이미 3D프린팅 테스트를 많이 해봤고, 기간 시설에 매립되는 파이프 보수 용접에 프린팅 방식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이 용접기는 되겠구나’ 바로 알았다. 프로니우스의 중고 용접기를 들여온 후 우리가 원하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초반에는 용접 조건을 찾는 테스트를 굉장히 많이 해야 했다. 작업을 겨우겨우 마쳤다.

 

​황지은: ​용접에 대한 기술, 지식이 없을 때 그 업체에서 도움을 받았나?

 

​고민재: ​사실 우리는 용접에 대해 전혀 몰랐다. 국가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서 CO2 용접을 배웠는데, 거기서는 용접을 어떻게 하면 잘 되는지를 다룬다. 보통 이렇게 적층을 위해서는 용접을 쓰질 않으니까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겠더라. 그러다 BEST.F.A 대표님이 우리가 하는 걸 재미있게 생각하셔서 그쪽에서 기술 지원을 많이 받았다. 창원을 오가며 배워야 해서 육체적으로 고되긴 했지만, 궁금한 게 있으면 무조건 창원으로 갔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있어서 기존의 제조 기반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또 로봇 용접을 해온 엔지니어들의 도움을 받았다. 용접의 역사가 길지만 이렇게 적층을 해본 경험은 없는데도 불구하고 황금 같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황지은: ​들어보니 평생 용접을 하던 분들이 서울에서 뜬금없이 나타난 청년들의 질문, 이렇게 안 하던 것에 대해 물어볼 때 그것을 꼼꼼히 듣고 나름의 이해를 하면서 설명을 계속해준 것 같다. 반응이 어땠나? 몇 번 오가면서 어떤 상호작용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신동한:​ 젊은이들이 왔다고 엄청 잘 해주셨다. 출장도 많고 바쁜 분들인데 전화할 때마다 항상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고. 

 

최대혁:​ 당신들이 현장에서 이 기술을 좀 써보고 싶다는 경우는 없었나?

 

​고민재: ​많이 있었다. 자동화, 프리패브 방식 등에 대해 물어 보시고, 나이가 꽤 많으신 엔지니어분도 관심이 많으시더라.

 

최대혁:​ 알려주기도 하고 또 역으로 배우기도 하고.

 

​고민재: ​그렇다. 그런데 막상 이런 소프트웨어가 친숙하지 않고, 그동안 했던 방식이 너무 익숙하니까 아직 시도는 안 되었다.

 

최대혁:​ 그래도 가능하다는 것을 봤으니까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이 솔루션 얻기까지 얼마나 걸렸나?

 

​고민재: ​용접기가 많은 걸 해결해줘서 초반에 몇 달 고생한 거 빼고는 한 반년 안에 했던 것 같다. 컨트롤 자체는 우리가 원래 자신 있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최대혁:​ 로봇에 자유도를 부여하기까지 수많은 솔루션들을 쌓아가고 있는데, 매번 이렇게 지난한 연구 과정을 거쳐야 하는 건가?

 

신동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좀 쉽게 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또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기존에 개발되어 있던 거티를 바꾸는 상황, 업데이트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그렇다. 

 

​황지은: ​솔루션 혹은 다루는 재료의 영역이 바뀌지만 사실 거티는 계속 같은 거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원래 디자인 회사였는데 지금은 소프트웨어 회사인가 생각되는 지점이 있다. 거티 아니면 펌웨어, 임베디드 시스템 뭐라고 부르던 지금 회사의 코어는 소프트웨어에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스펙트럼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신동한:​ 우리도 외부적인 요인을 통해 거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개발자 출신이 아니다 보니까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 외주를 주든 직원을 뽑든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민재: ​이제는 솔루션에 집중하면서 소프트웨어를 제품화하고, 관련되어 나오는 하드웨어까지 제품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응용 기술이긴 한데 쭉 모으면 어떤 제품이 되는 상황이라, 조금 규모가 커지면 해보고 싶다. 사실 이게 로봇을 위한 소프트웨어니까 로봇이 있어야 한다. 실증을 해야 효용성이 있는 게 설득이 되다 보니까 공간도 필요하고 재원도 필요하다. 지금은 ABB, KUKA, NACHI로봇에 사용하지만, 더 다양하게 해보고 싶고 그래야 이 솔루션 자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질의응답


최대혁:​ 청중 질문을 대신 소개하겠다.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할 것인가? 너무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서 궁금하다.”

 

신동한:​ 금속 적층 작업을 하면서 6축 로봇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형태 문제로 적층이 잘 안 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해서 이제 축을 늘리려고 한다. 로봇을 레일 위에 올려놓거나 로봇 앞에 포지셔너를 놓음으로써 축을 추가해서 편하게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거티 내에서 축이 늘어나는 상황이 정확하게 시뮬레이션 되어야 하고, 그걸 바탕으로 로봇이 움직이는 코드가 신뢰성 있게 개발되어야 한다.

 

최대혁:​ 쉽게 설명하자면 기존에는 로봇이 고정되어 있어서 팔만 움직이는데 이제 로봇까지 움직일 수 있게끔 하는 건가?

 

​고민재: ​혹은 작업대 자체가 움직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용접용 쇳물을 쌓을 때 조금만 기울어져도 쇳물이 흘러내리는데, 작업대가 움직일 수 있으면 계속 수평을 맞춰가며 작업할 수 있다. 그런 장점들이 추가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만들어진 기술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솔루션의 제품화를 해보고 싶다. 소프트웨어는 계속 개발했는데, 이런 제조 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들이 있다. 금속 작업은 빨리 제품화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걸 발전시키는 것과 별개로 새로운 소재에 적층과 절삭을 동시에 하는 것, 건축용으로는 콘크리트 적층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다.

 

최대혁:​ “거티의 사용자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가?”

 

신동한:​ 전 세계, 전 인류를 대상으로 하고 싶은데, 일단 지금은 건축이나 디자인 관련자일 것 같다. 산업용으로는 조금 추가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 로봇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로봇을 직접 보지 않고 거티에서 리포트 한다거나, 로그를 쌓아서 체크해 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부분의 보완이 필요하다. 물론 사용성의 측면에서 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산업 쪽에서 요구되는 것은 일단 그렇다. 

 

​고민재: ​인터페이스가 쉬워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어렵다. 기존에 워낙 어려웠던 게 조금 쉬워진 것뿐이다. 라이노랑 그래스호퍼 등 캐드 자체 인터페이스만 극복하면 로봇 다루는 게 쉬워지는 상황, 지금 당장으로 보면 디자인 툴을 잘 다룰 수 있는 사용자가 로봇을 다루기 쉬워지게 된 것이다. 그런 툴 자체를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는 아직도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신동한:​ 로봇이나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면 엔지니어가 와서 하루 이틀 교육을 해주고, 또 직접 그 회사에 가서 교육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있는데 엄청 비싸다. 그래서 지금 세운 베이스먼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로봇 교육 프로그램 같은 것이 재미있게, 전 연령대에서 접근할 수 있게 잘 꾸려진다면 상용화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지은: ​먼저 이야기 꺼내 주셨는데, 베타시티센터가 B.A.T의 거티를 활용해서 산업용 로봇을 활용하는 창작 작업 교육을 곧 시작한다. 지금 제조업에서 사실상 표준이라 불리는, 늘 그렇게 하던 행위들이 있을 텐데, 그것에 조금 더 많은 다른 공정을 도입하고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나아가 설계와 제작이 동떨어진 게 아니라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꿈꾼다. 그리고 그 활동이 세운 일대에서 계속 벌어질 수 있으면 매우 좋을 것 같다. 로봇이 혁신을 상징하는 막연한 대상이 아니라, 제작의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이미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성을 늘리는 것이 도심제조업에서 해야 할 일 아닐까.

 

최대혁:​ 색다른 표현의 도구를 원하는 디자이너나 작가들이 관심 있게 살펴보고 참여하면 좋겠다.

 

​황지은: ​로봇 자체를 구동하는 게 한 허들이지만, 로봇이 다룰 재료, 내 손을 대신해서 만질 동작 등을 상상하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한 편에서는 창작자들이, 다른 한 편에서는 오랫동안 제작하던 사람들이 새로운 수요를 찾는 그런 과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용접 기술의 역사가 오래됐고 매우 중요한 산업 기술이며 또 우리나라가 그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B.A.T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용접을 전공하지 않아도 배울 수 있는 여러 사람들, 접근할 수 있는 여러 제도들이 있기 때문이다. 거티와 같은 구체적인 솔루션에서 시작해서 더 큰 OS, 더 큰 플랫폼이 되는 그런 꿈을 꿔봤으면 좋겠고, 그런 기반들을 탑다운으로 할 수 없다면 이렇게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쌓아서 계속 늘려가는 과정이 필요하겠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사람의 노동을 로봇이 대체할 것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있으나, B.A.T의 작업을 보면 로봇이 하나의 동작을 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대체되는 게 아니라 다른 국면으로 가는 것, 우리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것이다. 누구나 로봇을 쉽게 다룰 수 있게 되는 그 순간에는 우리의 산업 체계가 완전히 바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오늘 B.A.T와의 토크는 그런 더 큰 미래를 꿈꾸게 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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