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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대한 새로운 인식

사진
알렉산드라 마티아스
자료제공
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
background

폴란드 북부의 이와바 숲이 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에 의해 재탄생했다. 야생의 모습으로 방치되었던 숲에 사람들을 다시 초대하기 위해, 그러면서도 숲이 지닌 생태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세심하게 계획해 나갔다. 마르타 토마시아크(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 대표)에게 이와바 숲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터뷰 마르타 토마시아크 (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 대표) x 박세미 기자

 

 

박세미(박): 폴란드 북부 이와바(Iława)에 있는 도시 숲 복원 프로젝트다. 이와바는 아름다운 호수와 자연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도시라고 알고 있다. 어떠한 배경에서 숲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가? 

마르타 토마시아크(토마시아크): 이와바는 호수를 둘러싸고 약 3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도시다. 폴란드에서 가장 긴 호수인 예치오락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다. 도시 경계 안에 야생 지역이 존재하지만 오랫동안 이에 대한 프로그램이나 적절한 관리가 이루지지 않았다. 그 결과 야생지역은 위험하다고 여겨져 방치되었고, 사람들이 방문할 필요가 없는 곳이 됐다. 이것이 바로 이와바 숲의 상황이었다.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대상지는 가치 있는 공간으로 여겨지지 않았고, 심지어 아름답지도 않았다. 당시 지방정부가 정비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숲에 쓰레기가 매우 많았다. 관리하고 있던 현지 산림청에서는 가끔씩 선별적인 벌목을 할 뿐이었고, 목재 수확을 위한 벌목은 매년 일어났다. 또한 야생동물이 번성했다.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우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덕분에 이 숲이 매우 안정적이고 강한 자연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와바 시에서는 이와 같은 생태학적 가치보다는 버려지고 소외된 장소의 프로그램과 용도 개발을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일반적인 프로젝트와는 다르게 숲 복원 프로젝트는 ‘기존의 숲 생태에 조경과 건축이 얼마나 개입할 것인가’가 중요한 쟁점이다. 이와바 시에서 제시한 과제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무엇이었고, 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의 설계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토마시아크: 우리가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도전으로 여긴 것은 제안된 프로그램 및 건축적 개입과 생태 시스템의 안정성 및 자연 보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보호종과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발견될수록, 마법 같은 장소의 상황을 알게 될수록 우리는 점점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

입찰 지침에서는 생각보다 확장된 프로그램이 제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시에서 계획한 긴 활동 목록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의 분명한 목표였다. 따라서 건축적 개입이 적을수록 숲을 위한 일임을 클라이언트에게 관철하는 것이 주요 작업 중 하나였다. 동시에 우리는 모든 건축적 구조물들이 숲에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산림이라는 느낌을 주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모든 인프라스트럭처의 목적을 미래의 사용자가 숲의 독특함을 발견하고, 자연스러운 숲의 세계를 경험하도록 돕는 것에 두었다. 

 


 

: 아이러니하게도 생태학적 관점에서 숲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야 한다. 인공적인 디자인을 많이 할수록 숲은 훼손되기 때문이다. 반면 소외된 도시 자연 지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의 도입이 불가피하다. 이 모순을 어떻게 극복하려 했으며, 어떤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구성했나? 

토마시아크​: 맞는 이야기다. 우리는 모든 프로젝트에서 항상 디자인이 재료, 노동력, 장소를 낭비하지 않으면서 정당성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러한 태도로 작업해야 땅을 훼손하지 않는다. 우리는 항상 의문을 제기하면서 새로운 디자인과 건축적 개입이 지역공동체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논의한다. ‘개입의 의도가 무엇인가?’를 항상 묻는다. 동시에 우리는 생태적인 위기에 직면한 시대에 사람들에게 자연 환경에 대해 알려주는 프로젝트들이 광야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특히 중요한 서식지와 생태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믿는다.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더 건강하게 재정립하고 잃어버린 풍경에 대한 존중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와바 숲 프로젝트는 질문처럼 반드시 모순적이지는 않다. 우리는 이와바 숲의 상태를 자연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 부분이 가장 클라이언트와 합의하기 어려웠다. 이를테면, 죽거나 부러진 나무를 쓰러진 곳에 그대로 두는 것이 더 강하고 균형 잡힌 생태계를 만든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벌목을 하던 이전 시기보다 숲이 더욱 잘 견딜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이런 생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축가 또는 조경가로서 단지 짓는 것뿐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 관련된 투자자와 지역공동체를 교육하고 타협하고 설득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산책로, 및 자전거 경로 시스템(특수 단일 트랙 포함), 전망대, 길과 휴양 공간의 가구들, 주도로의 조명과 길 찾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고, 방문객들에게 숲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주는 기회로서 계획됐다.

 

: 그 외에도 사람들이 숲을 새롭게 경험하도록 돕는 건축적, 혹은 조경적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토마시아크: 우리는 길찾기 시스템을 통해 아름다운 ‘포레스트 내러티브’를 제안했다. 안내판에 쓰여 있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나무를 마치 박물관의 전시물처럼 보여지도록 했다. 죽은 나무, 자연에서의 죽음, 숲에 사는 동물종, 장소의 소리와 냄새 등의 소재를 다루면서 생태계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이것이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깨우기를 바랐다. 또한 나뭇가지 사이에 만들어진 전망대, 누워서 나무 꼭대기를 바라볼 수 있는 해먹, 숲속 바람의 움직임과 바람이 만든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그네와 같이 공간의 전형적인 인식을 바꾸는 건축 요소들을 계획했다. 한편 숲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의 크기와 나이를 재현하는 등 조각적 요소도 있다. 

 

: 이 프로젝트는 시의회, 환경 운동가, 지역 역사가, 디자이너 및 엔지니어들의 협업으로 진행되었다고 들었다. 각각의 역할은 무엇이며, 의사결정과 협업은 어떤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는가? 최종 결과물에 대한 평가도 궁금하다.

토마시아크: 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은 지역자치단체와의 계약 아래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의회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는데, 다른 프로젝트를 하고 나서 이제 뒤돌아보니 폴란드에서 흔한 사례는 아니었다. 우리는 이와바 의회와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하나의 팀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실제로 제안된 디자인에 대한 어렵고 긴 논쟁을 멈추지는 않았지만 클라이언트와 설계자의 목적은 같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합의를 이뤄냈다. 우리는 이것이 성공적이고 목적의식이 있으며 아름다운 복원 프로젝트가 되기를 원했다. 

건축 허가와 행정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우리는 구조 기술자, 도로 기술자, 전기 기술자, 조명 디자이너, 자문 건축가, 길 찾기 시스템 디자이너 등 다양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춘 엔지니어 팀을 구성해야 했다. 운이 좋게도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숲의 풍경과 매력에 대해 우리와 접근 방식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중 일부는 이와바 숲 근처에 살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 팀의 중심에는 우리 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과 길 찾기 시스템 디자이너인 알렉산드라와 토마즈가 있었다. 이와바 숲과 그곳의 생태학적 가치를 더 잘 이해하려면 생물학자와 생태학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생물학자, 식물사회학자, 조류학자로 이루어진 팀과 협력을 시작했다. 이 팀은 디자인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그 디자인 강도를 조절하는 일종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 그들은 숲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을 모두 표시했고, 가장 오래된 나무를 찾아냈으며 조류 서식지를 발견하고 모든 보호종과 멸종위기종을 조사하면서 숲에 대한 광범위한 생태학적 조사를 수행했다. 그들은 길 찾기 시스템의 서사를 만드는 작업에서도 우리와 함께 일했다. 이 과정에서 이와바 시에서 현지의 역사학자와 연결해주었다. 그 역사학자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 전에 이 장소가 현지 주민들을 위한 휴양지로 사용된 역사를 알게 됐다. 

이처럼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했던 노력들은 집합적 지식이 되어 우리가 설계하고 구현하는데 사용됐다. 이 지식이 디자인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키고 건축적인 결정을 뒷받침해 주었다.

 

: 예술가의 정원(The Artist’s Garden), 필트리의 정원(Garden in Filtry) 등 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의 조경 디자인을 보면 매우 미니멀하고 섬세하다. 특히 인위적 시설물은 최대한 자연적 재료를 쓰되, 최소한으로 디자인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경 디자인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또한 조경과 건축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들려 달라.

토마시아크: 이와바 숲과 바르샤바에 있는 두 개의 정원은 우리가 처음 실현한 설계안인데, 우리의 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한 내용이 맞다. 우리는 최소한으로 겸손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무엇보다 장소와 땅을 존중하면서 설계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도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가능한 한 현지에서 조달하고 제작한 천연 재료를 사용한다. 그러나 우리는 재료 자체보다는 공간을 만드는 데 관심이 더 많다. 야외에 있는 공간이지만, 우리는 다루는 장소들을 매우 공간적이고 건축적인 방식으로 생각한다. 장소의 밀도, 경계, 지붕과 바닥이라는 개념을 생각하면서 요소의 관계 및 구성을 잡아간다. 이 같은 면에서 나는 건축과 조경이 서로 매우 밀접하다고 생각한다. 조경가인 제임스 로즈의 말처럼 “정원이나 주변의 자연을 확장한 건물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질문해야 한다. 

 

 




 

 


마르타 토마시아크
마르타 토마시아크는 크라코우 공과대학교와 코펜하겐 대학교를 졸업했다. 폴란드, 벨기에, 프랑스, 덴마크,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에서 일했으며, 현재 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의 대표다. 랜드스케이프아키텍처랩은 2015년 폴란드 바르샤바를 기반으로 마르타 토마시아크가 설립했으며, 공공공간, 휴양 지역, 건축물을 포함한 주변 공간, 정원, 임시 설치물 등을 설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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