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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탈리즘을 입은 패션스쿨: 아크네 스튜디오

자료제공
아크네 스튜디오
진행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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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1월, 아크네 스튜디오가 창립 23년 만에 스웨덴 스톡홀름에 신사옥 ‘플로라가탄 13’의 문을 열였다. 사옥이 위치한 주소의 도로명을 이름으로 붙인 플로라가탄 13은 브루탈리즘 양식의 10층 규모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체코 출신 건축가 얀 보칸(1937~2010)이 설계한 기존 건물은 1972년에 완공되어 체코슬로바키아 대사관으로 사용되다가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나뉘면서 1998년까지 체코 대사관으로 사용됐고 이후 일부 개조되어 업무용 건물로 사용됐다. 신사옥 프로젝트의 주요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기존 건물이 가진 브루탈리즘적 특성을 살리는 것, 그리고 브랜드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공간에 녹여내는 것이었다. 

조니 요한슨(아크네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은 ‘새로운 표현을 창조하고자 하는 열망(Ambition to Create Novel Expression: ACNE)’을 뜻하는 브랜드 이름에 걸맞게 사옥이 “무한한 발전의 기운이 흐르는 실험적 공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패션스쿨’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 창의성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디자인 유토피아’를 목표 삼아 아크네 스튜디오 디자인 팀과 요한네스 놀란더 건축이 협업을 진행했다. 요한네스 놀란더(요한네스 놀란더 건축 대표)는 「SPACE(공간)」와 나눈 인터뷰에서 “아크네 스튜디오와의​ 협업은 매우 긴밀하게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놀란더는 “상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의견을 조정하기 위해 초기 단계에만 집중적으로 참여할 뿐 이후 단계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건축부터 인테리어 디자인, 가구 구입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프로젝트의 목표에 관해서는 “건물이 순차적으로 대사관과 업무시설로 사용됨에 따라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들이 상충하고 었는데, 이러한 충돌과 분절을 없애고 통일감 있는 사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기존의 “콘크리트 벽, 천장, 어두운 색깔의 벽돌 벽, 갈색 알루미늄 외피는 유지”한 반면 “1990년대에 건물이 사무 용도로 바뀔 때 기존 콘크리트 벽에 페인트 칠과 석고가 덧대어졌는데 이 부분은 제거”하여 건물을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하고 건물이 지닌 브루탈리즘적 특성은 보다 부각시킨 것이다.

 

 

대사관에서 패션 브랜드 사옥으로 

플로라가탄 13에서 주목할 점은 대사관으로 설계된 건물이 어떻게 패션 브랜드 사옥이 요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재구성되는가이다. 우선 주차장과 상영관이 있던 지하층은 사진 스튜디오, 창고, 구내식당으로 바뀌었다. 특히 상영관은 공간특성상 층고가 높았는데, 이를 적극 활용하여 직원들이 함께 모이고 교류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구내식당으로 만들었다. 붉은 타일, 한쪽 벽면의 텍스타일, 5×11m의 대형 거울을 설치해 감각적으로 조성했다. 한편 사진 스튜디오는 단층이었으나 리모델링 과정에서 슬래브를 제거해 두 개 층의 높이를 확보했다. 

지상층은 건물 원형이 가장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되어 있던 곳이다. 벽돌, 콘크리트, 알루미늄 외피 등 어두운 느낌의 재료들과 크게 뚫린 창문이 특징이었다. 대사관의 환영적 공간과 회의실이 있던 곳에는 이제 로비와 도서관, 전 직원이 사용하는 회의실이 들어섰다. 로비에는 아크네 스튜디오의 제품들이 설치미술처럼 전시되고, 로비 안쪽에는 도서관이 위치한다. 누구나 와서 책을 읽고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섬세하게 계획된 도서관에는 아크네 스튜디오와 함께 지속적으로 작업해온 맥스 램이 작업한 금속 테이블이 놓였고 브누아 랄로즈의 조명이 그 위에 걸렸다. 랄로즈는 이번 사옥의 모든 조명을 담당했다. 아크네 스튜디오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분홍색 쇼핑백을 떠올리게 하는 분홍빛의 조명을 사옥 곳곳에 배치하여 브루탈리즘 건물에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사옥의 중심에는 피팅룸,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원단실로 이루어진 네 개의 디자인 및 생산 담당 부서가 배치됐다. 각각의 공간은 보다 화사하고 온화한 공간으로 조성되어 기존의 콘크리트와 조화를 이룬다. 꼭대기 층은 개별 테라스를 갖춘 사무실과 회의실로 구성됐다. 이곳은 원래 대사관의 개인 주거 공간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기존의 벽난로를 그대로 남겼다. 조니 요한슨은 플로라가탄 13이 “아크네 스튜디오와 함께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하며 사옥에 “끊임없이 디테일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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