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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을 위한 가벼운 건축을 생각하다: 2018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사진
이택수
자료제공
코어건축사사무소+그라프트 오브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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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종수, 김빈(코어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김윤환(그라프트 오브젝트 대표) x 박세미 기자

박세미(): 2004년부터 매해 겨울마다 운영되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그간 건축가들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설계되어왔으며, 한 시즌만 사용되는 임시 가설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예산 지출의 단점을 안고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같은 디자인으로 사용되어오다 작년에 공공 건축가 제안공모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개장했다. 공모지침에 어떤 가이드라인들이 있었는지, 기존 방식에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
유종수: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의 간략한 제안 공모를 통해 이루어졌다. 참여를 희망하는 공공 건축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일반적인 설계공모 방식처럼 많은 결과물을 필요로 하는 공모안 선정 방식이 아니었다. 수의계약 범위 내의 설계비와 사업 진행을 위한 시간, 프로젝트의 중요성 등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공모 당시 서울광장의 위치적 중요성, 임시 건축물이지만 공공 건축가의 자유로운 창의성과 철거의 용이성, 그리고 사업비가 균형 잡힌 콘셉트 계획안이 요구되었고, 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지금의 안이 선정되었다.
입찰에 의해 선정되었던 기존 시공사, 그리고 새로운 안을 선정하면서 배제된 발주처와의 관계 등 기존 틀 안에 들어가 새로운 안을 구현하는 데 있어 설계 외적인 과제들이 상당 부분 산적해 있었다. 

: 기존과의 가장 큰 차이는 설치와 해체가 용이한 새로운 구조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중 공기막 구조시스템 방식을 채택하게 된 과정과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일반적으로 막 구조물들은 불소계수지(ETFE)나 비닐수지(PVC)를 철골 프레임에 입히거나, 풍력 터빈을 구동시켜 단일 공기막 형태를 유지시키는 멤브레인 구조가 대부분인데, 그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김빈: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서울광장을 점유하는데, 서울광장의 연중 행사로는 가장 큰 행사에 해당된다. 발주처와 주로 논의했던 사항은 부족한 공사 기간과 철거 기간, 공사비에 대한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현장에서의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했다. 동시에 스케이트장이 한 해만 사용되고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초기 아이디어는 비닐하우스처럼 가볍고 투명한 구조에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지름이 약 80m인 건축물의 구조체를 현장에서 시공하는 데 상당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멤브레인이나 ETFE는 막대한 설치 비용이 요구돼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에 공사 기간 단축뿐 아니라 시공성, 안정성 면에서 비닐하우스 시스템보다 합리적이며, 멤브레인이나 ETFE보다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내구성을 갖는 이중 공기막 구조를 선택했다. 이 구조는 막들을 잡아주는 구조가 철골 프레임과 같은 압축재가 아닌 인장재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막구조물들보다 가볍다. 스케이트장은 이벤트성 행사이지만, 많은 사람이 수시로 출입 가능해야 하며, 창문, 화장실, 환기, 거대한 기계장치 등 일반 건물에 가까운 기능을 소화해야 한다. 단일 공기막은 공간 전체에 공기가 들어가서 새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개구부가 극히 제한적이지만, 이중 공기막 구조는 내피와 외피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서 지탱하는 구조로, 실제 사용자가 사용할 공간에는 공기가 직접적으로 주입되지 않기 때문에 개구부 설치가 비교적 자유롭다. 


: 실제로 설치와 해체가 얼마나 용이하고, 생산 비용 또한 얼마나 절감시킬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구체적인 재료와 조립 방식, 설치 시간, 비용 등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김윤환: 전체 공사 기간을 물리적으로 계산할 순 없지만, 스케이트장 전체 면적의 약 30%에 해당하는 부분이 공장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현장의 타 공정들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으며 그로 인해 예정된 일정에 맞춰 개장할 수 있었다.
스케이트장은 크게 아이스링크와 시민들이 이용할 부대시설로 나누어진다. 아이스링크와 데크는 현장에서 공사해야 하지만, 부대시설을 이루고 있는 이중 공기막 구조는 대부분 공장에서 제작되었다. 투영 면적이 약 1,607㎡인 이중 공기막 구조를 현장에서 설치하는 기간은 약 4~5일, 후속 공정까지 하면 약 7~8일 정도 소요됐다. 반대로 철거는 반나절, 약 네 시간 만에 완료됐다. 지난 4년간의 스케이트장들에 비해 면적은 커졌지만, 설치 기간은 비슷하고 철거 기간은 훨씬 줄어들었다.
스케이트장을 구현하는 데 든 비용 역시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참여하기 전에 이미 시공사가 입찰로 선정이 된 뒤였고, 한번 선정된 시공사는 2년에 걸친 시공과 운영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초기 년도에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첫 해 자재들을 구입하고 2년 동안 사용하다 보니 당연한 결과다. 우리가 참여한 2018 스케이트장의 시공사는 기존 디자인으로 낙찰된 업체였고, 전 해에 사용한 자재는 거의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시공사는 시공사 나름대로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에어돔은 단일 공기막과 이중 공기막으로 나뉜다. 스케이트장에 적용된 방식은 형식상으로 이중 공기막 구조에 해당한다. 외피와 내피 사이에 공기를 불어넣고, 외피와 내피를 인장재로 잡아당겨서 공기의 힘으로 지탱하는 구조이다. 이론적으로는 아주 쉽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구축된 대규모 공기막 구조의 사례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검토가 필요했다. 전문 업체 몇 곳에서 목업을 통해 시공 가능한 업체를 선정하였으며, 임시 구조물이지만 막 구조 구조전문가의 구조계산과, 새롭게 사용될 재료들의 강성과 같은 시험 성적 등을 확인해가며 가능한 최대한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 설치와 해체가 용이하다는 강점을 갖는 반면, 막 구조는 외부 압력에 의한 내구성이 일반 건축재료보다 약하다. 특히 겨울철 강수에 따른 안전성 문제에 있어 어떤 구조적 보완이 이루어졌나? 이 외에 이번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설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김빈: 설치와 해체가 용이하다고 외력에 약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용한 라미우레탄의 인장강도는 재료의 두께 대비 강한 강도를 지닌다. 일정 수준의 강도를 가진 라미우레탄이 내피와 외피에 모두 사용되었고, 사용내피와 외피를 잡아당기는 인장재로는 장력이 매우 강한 파라코드라는 낙하산 줄이 사용됐다. 여기에 공기의 압력이 내피와 외피 사이 공간만큼 작용하여 지탱하는 것이니 이론상으로 내구성이 약하지 않다. 또한 라미우레탄은 추위에도 딱딱해지지 않는 재료의 특수성 때문에 겨울에 사용하기에 더 좋은 재료이기도 하다. 
다만, 인허가 단계를 통해 내피의 재질이 바뀌게 되었고, 바뀐 재료에 대해 물리적으로 실험할 여유가 없었다. 방염 처리된 내피의 이음매 부위마다 다른 물성으로 인해 접착력이 다소 떨어져, 부분적인 보수가 계속해서 진행됐다. 이는 많은 실험을 거치지 못해 생겨난 시행착오라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한 스케이트장은 기둥이 없는 스케이트장이었다. 필요한 최소한의 기둥 외의 구조는 설계 단계에서 고려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피의 방염 처리된 라미우레탄의 취약한 이음매 부위 때문에 초기 공기 주입에 설정된 압력을 막 자체가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압력을 낮추게 되었다. 공장의 1:1 목업 과정을 거치면서, 낮춘 공기 압력에서는 막 구조가 스스로 자립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에 에어 기둥을 추가 설치하게 됐다. 이로 인해 내부 공간의 완결성이 떨어졌는데 이번 스케이트장의 가장 아쉬운 부분 중에 하나다.

(왼쪽) 낮춘 공기 압력에서는 막 구조가 스스로 자립하지 못해 에어 기둥을 추가 설치했다.
(오른쪽) 외피와 내피 사이에 공기를 불어넣고, 외피와 내피를 인장재로 잡아당겨서 공기의 힘으로 지탱하는 구조이다. 

: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2008년 베이징 시설을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만큼 친환경∙재활용 건축이 화두다. 이번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역시 일시적으로 사용되고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을 목표한 만큼, 철거 후의 보관 상태가 궁금하다. 또한 이후 재활용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유종수: 당초 재사용이 가능한 스케이트장을 계획했고, 발주처인 체육회나 서울시도 흔쾌히 응해 주었다. 계획 단계부터 보관과 사후 처리 등을 제작 업체와 논의하였다. 
약 두 달 동안 노출되어 있었던 에어돔을 철거해서 공장으로 운반해 깨끗이 세척•건조 후, 손상된 부분들을 보수하고 제작 업체에서 보관 중이다. 그러나 2019 스케이트장은 당초 계획과 달리 미정이며, 발주처에서는 구조의 안정성 및 규모 확장 등의 이유로 이후 재사용은 불확정 상태다.

: 가벼운 건축이라는 특성과 함께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가진 장소성 또한 중요한 대목이다. 지난해 겨울 방문자만 12만 5천 명에 이른다고 들었다. 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공공 건축물로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형태가 가지는 기능적 역할을 무엇이며, 장소적 상징성은 미적으로 어떻게 표현되었나? 또한 프로그램과 공간의 연계성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김윤환: 계획안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면 원형과 삼각형의 조합으로, 위치 마크와 유사한 형상을 갖는다. 서울광장을 한시적으로 점유하는 시설물로서, 난해한 형태보다는 단순하고 명료한 형태만으로도 그 상징성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아이스링크와 부대시설은 원형의 공간에, 매표•대여를 위한 대기 공간과 행사를 위한 공간은 삼각형 데크에 배치했다. 부대시설 사이사이의 게이트 세 곳은 광장으로 유입되는 동선이 빈번한 곳에 위치하며, 아이스링크를 가로지르거나 순환하며 연결된다. 게이트를 지나면 즉각적으로 아이스링크장을 관람할 수 있다. 아이스링크를 중심으로 둘러싼 부대시설은 원형의 동선을 통해 어느 곳에서든 인지와 사용이 용이하다. 

: 코어건축사사무소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이외에도 평화문화진지, 돈의문 수직정원 등 공공 프로젝트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공공 프로젝트를 이어오면 코어건축사사무소가 구축하고 있는 건축관이 궁금하다.
김빈: 우리가 하는 일을 공공 건축에 한정 짓고 싶지는 않다. 상황이 그렇고 여건이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기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는 유형의 탐구, 새로운 재료의 실험, 사무실 생존에 대한 고민 등 거대 담론이 아닌 현실의 문제에 바탕을 두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계속 추구하고자 한다.





코어건축사사무소
유종수, 김빈 등의 젊은 건축가가 주축이 되어 서울에서 설립되었다. 우리는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다양한 건축가들이 모여 지식을 공유하며 건축을 고민하는 집단을 목표로 한다. 집단이성의 힘을 토대로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건축집단이기 위한 아뜰리에의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그라프트 오브젝트
그라프트 오브젝트는 우리 주변에 디자인화 할 수 있는 대상(object)을 찾고, 그것을 건축 혹은 타 분야에 접목(graft)시키면서 하나의 완결성 있는 형상과 함께 진화된 객체들을 생산해내고자 한다. 김윤환은 인하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다. 매스 스터디스에서 건축 실무 경험을 쌓고, 2014년부터 그라프트 오브젝트를 설립하여 건축, 인테리어, 가구를 비롯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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