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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을 위한 일상을 디자인하다: 2025 대민한국 공공디자인대상

글
김혜린 기자
자료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SPACE(공간)」 2025년 11월호 (통권 696호)

 

지난 9월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2025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사업 분야에서 서초구청의 흡연자-비흡연자 공존을 위한 공공 서비스인 ‘기술과 디자인으로 새로운 흡연 문화 만들기’를 대통령상인 대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번 공모에는 심리적 공간부터 물리적 공간까지 아울러 디자인해 공존과 화합을 이루어낸 다양한 작품들이 선정되었다. ‘공존: 내일을 위한 공공디자인’을 주제로 변화하는 사회 속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조정하고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생활환경과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어떤 ‘공공’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 살펴보고자 한다.

 

 

2025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포스터 

대통령상: 서초구청의 공공 서비스 ‘기술과 디자인으로 새로운 흡연 문화 만들기’의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 전경. Image courtesy of Seocho-gu Office​

 

 

공공을 위한 실천적 방법론

공공디자인의 시작점은 언제였을까? 관과 기업 주도의 가파른 경제성장 아래, 한국 사회는 급진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이에 비해 공공 영역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2001년에 열린 전시 <de-sign korea: 디자인의 공공성에 대한 상상>과 심포지엄 등에서 처음 사용된 공공디자인이라는 용어는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내 공간문화과가 신설된 2005년부터 실제 공공에서 주요하게 쓰이고 실천되기 시작했다.▼1 즉 ‘공공디자인’이라는 용어는 다양한 삶의 영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에 관한 실질적 필요에 따라 이를 개념화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2005년 한국에 공공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새로이 자리 잡은 후 20년. 현재 여러 정책과 사업, 연구 등에서 공공디자인의 성과들이 축적되어왔고, 우리 삶을 더 유익하고 이롭게 하기 위한 디자인이라는 공공디자인의 포괄적인 개념은 오늘날 공공 서비스, 건축, 캠페인, 문화 등 유·무형의 공공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또 다양한 정부기관의 정책과 사업을 통해 시행되고, 독려되고 있다. 즉 공공디자인이라는 용어는 필요에 의해 필연적으로 등장했지만, 용어가 탄생함으로써 더 많은 논의와 관심을 촉발하고, 정책적·제도적 추진력을 얻은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공공디자인의 문화적 역할과 인식을 제고하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2008년부터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공모를 통해 공공디자인에 대한 모범 사례를 발굴하고, 바람직한 기준을 제시해 공공디자인이 나아갈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공공 시각 이미지, 버려진 공간의 재활용,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생활 밀착형 디자인(횡단보도 그늘막, 버스정류장의 온돌 의자, 비탈길 경사형 엘리베이터), 공공 공간 향유를 위한 예술 프로젝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시기의 언택트 선별진료소 등 다양한 공공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불편을 줄이는 디자인에 수여되어왔다. 그렇다면 2025년 이 시점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한 디자인은 무엇일까? 올해 공모의 주제는 ‘공존: 내일을 위한 공공디자인’이다. 사회 변화에 대응하고 세대 간 조화와 공존을 위해 현장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어떤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어떤 공공디자인 전략을 구현해왔을지 이번 2025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의 수상작들을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 작품들은 각각 유·무형의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일상을 설계하는 작품들이다.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 이용 모습. Image courtesy of Seocho-gu Office​

 

 

공동체를 위한 해법, 공공서비스 디자인을 통해 삶의 형태를 만들다

흡연과 비흡연은 오래도록 사회적 갈등을 낳아온 문제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은 비흡연자에게 불쾌감을 넘어 건강 위협으로 작용하고, 흡연자에게는 갈 곳 없는 불편과 낙인으로 이어진다. 서초구청이 지난 몇 년간 추진해온 ‘기술과 디자인으로 새로운 흡연 문화 만들기’ 사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단속과 규제만으로는 풀리지 않던 문제를 기술, 디자인, 제도적 유연성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사업은 규제, 경고, 보호, 유도, 공존 다섯 가지 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우선 규제의 측면에서 서초구청은 공·사유지 복합 금연구역을 지정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및 반포쇼핑타운 주변은 흡연으로 인한 민원이 장기간 지속되어온 곳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반포쇼핑타운 주변을 블록 형태로 묶어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또한 서초구청은 지난 2012년 10월, 전국 최초로 어린이공원 경계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규제 전에는 안내표지판 부착을 통해 사전홍보를 했으며, 계도기간, 단속 개시일, 과태료 등을 지정고시해 흡연자들이 충분히 개정된 법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서초구청은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금연구역을 늘려 2014년 3월에는 학교 출입문 50m 이내, 2019년 7월에는 학교 시설경계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며 점차 규제를 늘려갔다. 또한 흡연자를 대상으로 흡연의 피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무분별한 흡연을 경고하기 위해 AI 흡연동작 인식 안내판을 설치했다. 박스 형태 안내판에 부착된 흡연동작 인식 카메라를 통해 흡연자를 자동 인식하고, 장소의 특성에 맞는 흡연 자제 안내방송을 실시간으로 송출한다.

서초구청은 강화되는 흡연 규제로 인한 흡연자들의 불편도 함께 고려했다. 금연구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흡연 공간과 기존 폐쇄적 흡연부스의 문제를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금연자 및 흡연자가 자발적으로 규칙을 준수할 수 있게 유도하는 금연 및 흡연구역 QR 위치정보 제공 서비스를 만들었다. 지하철 출입구, 버스 정류장, 다중 밀집시설 흡연민원 다발 구역에 안내판을 부착하고, 안내판에 QR 코드를 활용하여 반경 300m 이내 금연 및 흡연구역 위치정보를 제공한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총 300여 곳 설치되었으며, 2025년 추가 확대 설치 중이다. 이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주변의 경우 안내판 부착 후 단속 건수가 약 2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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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기술과 디자인으로 새로운 흡연 문화 만들기’의 AI 흡연동작 인식 안내판, 개방형 흡연시설 내부, 금연(흡연)구역 QR안내판. Images courtesy of Seocho-gu Office​

 

 

또한 혐오의 원인인 냄새나 연기를 제거한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을 개발하고, 조성했다. 에어커튼 방식의 개방형 흡연부스는 최대 20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하다. 비흡연자와는 분리하고 흡연자에게는 쾌적한 흡연 공간을 제공한다. 현재 흡연자 밀집지역인 강남대로 이면도로 서초대로78길 일대에 전국 최초로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 3개소를 운영 중이다. 특히 공존을 위한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 조성에 앞서 서초구청은 강남대로 이면도로의 흡연 실태와 간접흡연 피해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상업·유흥 구역과 업무 구역으로 구분한 뒤 흡연 스폿 내 주요 이슈와 흡연자의 행동 양상, 반경, 동선 등을 종합적이고 맥락적으로 분석하고, 해외 사례를 조사하는 등 다각도로 조사하며 연구했다.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2023년 하반기, 서초구청은 흡연시설 1차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반포쇼핑타운 인근에 시범 설치되어 관찰조사와 설문조사를 통해 효과가 검증되었다. 2024년에는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와 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대기질, 초미세먼지, 니코틴 농도 등을 측정한 결과 제연 효과가 확인되었고, 더욱 확실한 차단을 위한 에어커튼 설치와 부족한 재떨이의 추가 설치 필요성이 도출되었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서초구청은 2차 모델을 개발했다. 2차 모델은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 기본협약의 권고에 따라 50% 이상 개방형 구조로 설계되어 흡연부스 내로 진입하는 진입 장벽을 없애고, 흡연자에게 보다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기둥 3개가 지붕을 지탱하는 형태로 최대 20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하다. 네 개의 제연 정화장치는 회오리 특허 공법의 진공 발생장치 기술을 적용해 일반 팬보다 30~40배 넓은 흡입 영역을 확보했고, 3면의 에어커튼으로 연기 차단 효과를 강화했다. 기둥에는 자연 소화 기능을 갖춘 재떨이 12개를 부착했으며, 또한 모듈형 구조를 적용해 골목형·광장형·부스형 등 다양한 환경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 서초구청은 앞으로도 모니터링과 분석을 통해 시설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공공 서비스는 단순히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흡연과 비흡연의 생활 공간을 분리해 상호 존중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그 과정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와 학술적 연구, 실험을 거쳐 점진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일회성 공공 서비스가 아닌, 과학적 검증과 시민 체감도를 반영한 행정을 보여준 사례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균형은 끊임없이 조율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갈등을 단순히 억누르기보다는 이해와 공존의 틀 안에서 해결하려는 서초구청의 시도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생활 갈등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국가보훈부, 빙그레, 디마이너스원의 공공 캠페인 ‘처음 입는 광복’, AI로 복원된 시인 이육사의 모습. Image courtesy of Ministry of Patriots and Veterans Affairs, Binggrae, Dminusone 

 

 

지난 역사의 상처 위에 새로운 가능성을 입히는 기술

‘처음 입는 광복’은 지난 2024년 광복 79주년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훈부, 빙그레, 디마이너스원이 민관 협력으로 진행한 공공 캠페인이다. AI 기술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마지막 모습을 새롭게 복원하고 기리는 작업으로 기획된 이 캠페인은 광복(光復)을 맞지 못한 채 순국하여 마지막 모습이 수의 사진으로 남은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을 AI를 통해 복원해 광복(光服, 빛의 옷)을 입혀주는 상징적 작업으로 구현되었다. 침울한 표정에 고된 삶의 흔적이 역력한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은, AI 기술을 통해 빛나는 한복을 입고 광복의 소식을 들은 밝은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에 옥중 순국으로 기록된 독립운동가 가운데, 일제의 감시대상 인물카드 등에서 수의를 입은 사진이 마지막 모습으로 남은 87인이 그 대상이었다. 그 안에는 유관순, 안중근, 안창호, 이육사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립유공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에게 새로운 광복을 만들어주기 위해 한복 명인 김혜순 디자이너가 광복으로 쓰일 한복을 디자인했으며, 실물 한복은 생존 애국지사 여섯 명(국내 5명, 해외 1명)에게 전달되었다. 또한 복원된 사진은 액자로 제작돼 후손들에게 전해졌으며,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 내에도 등록되었다. ‘처음 입는 광복’은 한복을 입은 독립운동가 87인의 모습을 담은 온라인 사진전과, 다양한 역사 자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1945년 8월 해방 당시 전국 곳곳에서 울려 퍼졌던 함성과 장면을 AI 기술로 구현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중심으로, 옥외 광고·SNS 콘텐츠·TV 광고·지면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었다. AI는 이제 누구나 쉽게 활용하는 보편적 도구로 자리 잡았다. 남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기술은 본질적으로 도구에 불과하며 그 가치는 활용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은 AI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사례로, 기술이 공공적·문화적 가치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기술이 공공을 위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또 우리를 압도하는 기술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더 나은 공존 방식을 모색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네이버 해피빈의 ‘투명 OLED 기부 키오스크 자발적 나눔 문화 캠페인’. Image courtesy of Happybean Foundation 

네이버 해피빈의 기부 키오스크 참여 프로세스. Image courtesy of Happybean Foundation 

 

 

나눔의 경험을 설계하다

‘투명 OLED 기부 키오스크 자발적 나눔 문화 캠페인’은 2023년부터 네이버 해피빈이 진행하고 있는 민간 공공 서비스이다. 2005년 네이버가 국내 최초의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만든 이후 네이버 해피빈은 누구나 쉽게 기부에 참여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현재 온라인을 통한 기부는 보편화되었으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참여의 기회가 확산되었다. 그러나 해외에 비해 한국의 기부 참여도는 여전히 낮으며, 한국이 GDP 대비 기부 참여율과 기부금 비율에서 열위에 있다는 분석은 영국 자선 지원 재단(CAF) 세계기부지수와 각종 통계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네이버 해피빈은 대중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접점이 제한적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생활공간에서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기부 키오스크를 고안했다. 현재 협력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HD현대, iM금융그룹, 교보증권 등의 사옥에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생활 반경 내 기부 키오스크를 설치해 물리적·정서적 접점을 만든 것이다. 또 임직원 기부자의 진입 장벽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그인, 인증 등의 복잡한 절차 없이 사원증 태깅만으로 기부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기업 사업장 소재지의 지역 현안 문제해결 및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기부 콘텐츠를 소개하고 기부금을 전달함으로써 지역 밀착형 나눔 사업 구조를 마련했다. 터치형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이용 가능하다. 이런 노력들을 바탕으로 2025년 1분기 기준 기부 키오스크를 통해 조성된 누적 기부금은 약 3억 5천만 원에 달한다. 네이버 해피빈의 기부 키오스크는 민간 주도의 서비스에서 출발해 일상에서 공공의 가치를 잇는 공공디자인의 사례이다. 그러나 단순 키오스크라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나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한 것에 그 의미가 있지는 않다. 그 가치는 사람들이 ‘기부’를 하는 행위 자체를 설계했다는 데에 있다. 바쁜 일상에 매몰된 현대인들은 쉽게 무감해지고,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의 문제는 물론 지구적 차원의 위기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기부 키오스크는 물리적인 형태를 통해 사람들에게 기부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주고, 이용자들을 도움이 필요한 다양한 곳과 연결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상: 성남시청의 ‘사계절 미끄럼방지 탄소발열매트 계단 조성’. Image courtesy of Seongnam City 

아산시청의 ‘온양온천 원도심거리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개발’의 옐로우 카펫존. Image courtesy of Asan-si 

 

 

디자인을 통한 환경의 재정비, 그리고 배제하지 않는 태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상 수상작 네 점은 모두가 이용하는 기존 환경을 디자인을 통해 재정비한 작품들과 배제하지 않는 태도를 드러낸 작품이다. 기존 환경을 재정비한 수상작으로 성남시청의 ‘사계절 미끄럼방지 탄소발열매트 계단 조성’은 노후된 계단으로 인해 노약자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던 구간의 주민 요구를 반영해 지역 맞춤형 안전 디자인을 구현한 사업이다. 높낮이가 불규칙한 높고 낡은 계단을 재정비하고, 겨울철 폭설 시 얼어붙는 구간에 미끄럼방지 논슬립 기능이 내포된 탄소발열매트와 핸드레일을 설치했다. 또 계단 4개소가 포함된 구간의 골목길 전체에 미끄럼방지 재포장을 해 결빙 및 낙상사고를 예방했으며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잎과 골목길 형태를 조형화한 시각 모티프를 적용한 바닥 그래픽을 사용했다. 아산시청은 ‘온양온천 원도심거리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개발’을 통해 낙후된 구도심의 문제를 디자인적으로 해결했다. 지역의 상징적 공간이지만 한때 유흥업소와 포장마차로 혼잡했던 온양온천 원도심거리를 보행 중심의 거리로 재정비하고, 아산시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범죄 예방 수리부엉이 캐릭터를 개발해 공공 공간 전반에 통일된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한 고보조명, 바닥 도장, 안내 사인, 안심반사경, 경관조명, 안전부스 등을 설치하고, 안심통학로 ‘옐로우 카펫존’을 조성하는 등 원도심에 일관된 디자인 언어를 적용함으로써,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구축했다. 그런가 하면 울산광역시청에서 진행한 ‘기다림의 미학, 울산 스마트승강장 31109’는 버스 승강장 혼잡도를 개선하고, 야간 승강장에 안전한 차량 진입을 유도하는 등 안전한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공간을 설계한 사업이다. 이 스마트 승강장은 울산을 상징하는 귀신고래와 십리대숲의 대나무 잎을 형상화한 형태로 도시경관을 디자인적으로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교통정보 제공 및 핸드폰 무선 충전시설 등 편의시설을 추가해 시민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배제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주는 수상작이다. ‘경계 넘기’를 주제로 존재의 다름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존재에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고민하는 이 전시는 공공이 진정으로 모두를 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장애 예술과 상호작용 예술, 무장애(barrier free) 작품, 관객 참여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참여 전시로, 장애인(시각・청각・발달・지체), 어린이, 노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을 고려했다. 이를 위해 촉각 타일, 점자판, 촉각 몰딩, 점자 리플릿(촉각 그림책), 수어 해설, 음성 해설 등을 도입하고, 터치 투어 프로그램 등 장애의 경계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사회의 일원이지만 소외되거나 혹은 간과되었던 이들을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실천한 것이다. 공공(公共)의 사전적 정의는 개인이나 특정 집단이 아닌 ‘국가나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두루 관계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디자인은 모두에게 열려 있으며, 또한 여러 방향으로 열려 있는, 모두를 사회 안에 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수상작들을 통해 다양한 공공디자인을 살펴봄으로써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무엇인지, 또 디자인을 통해 공공의 저변을 넓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사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울산광역시청의 ‘기다림의 미학, 울산 스마트승강장 31109’. Image courtesy of Ulsan Metropolitan City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 Image courtesy of National Asian Culture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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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창섭, ‘공공디자인의 출현과 사회적 확산’, 「한국디자인학회」 126(2018. 5), 171~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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