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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축의 두 모더니티 사이에서: 장융허 ③

사진
톈팡팡(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아틀리에 FCJZ
진행
김보경 기자

「SPACE(공간)」 2025년 5월호 (통권 690호)

 

중국 건축가가 두 번째로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지금, 「SPACE(공간)」는 잘 알려진 일본 건축과는 달리 제대로 살펴볼 기회가 없었던 중국 건축에 주목한다. 중국에서는 1978년 개방정책 시행 이후 새로운 설계 환경이 펼쳐졌고, 이 시기 등장한 새로운 세대의 건축가들이 1990년대 이후 건축 담론을 주도했다. 이번 특집의 주인공, 장융허는 이러한 시류의 가장 중심에서 근현대 중국 건축을 이끌어간 건축가로 평가받는다. 

인터뷰를 진행한 정인하(한양대학교 교수)는 동아시아 근현대건축사를 서구에서 수입된 모더니티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모더니티가 오랫동안 공존해오다 하나로 수렴됐다고 해석하는 학자로, 장융허의 건축 또한 동아시아 근현대건축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본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장융허의 건축을 통시적으로, 주제별로 훑어나가며, 중국 근현대건축 또한 이러한 흐름을 따랐음을 펼쳐 보인다.  

 

 

원저우 의과대학 국제교류센터(2023). 유닛과 유닛 사이가 겨우 50cm 너비의 틈새로만 구분되는 아주 깊은 처마가 특징이다. 이에 원저우 의과대학 국제교류센터 캠퍼스는 캠퍼스 중앙의 안뜰(실외), 실내, 복도(반실내), 처마 아래(반실외) 네 겹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적극적으로 실외, 반실외 공간을 조성한 것은, 원저우(따뜻한 도시)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온난한 기후 환경에서 사람들이 햇빛이나 비를 피해 야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기 위함이다.

 

 

중국 정원의 시각 개념 

정인하: 당신의 작품과 사상을 다룬 여러 책과 글을 읽다 보면, ‘시각(vision)’ 개념을 중요하게 다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서구의 선형원근법으로 디자인된 공간과 중국 정원의 경험을 비교하며, 서구의 선형원근법과 중국이 전통으로 바라보는 방식 사이의 차이를 설명한 바 있다. 미국 유학 경험을 통해 이러 한 생각을 더욱 발전시켜 온 것으로 보이는데, 서구의 원근법과 중국의 전통적 시각 간 차이를 잘 보여주는 본인의 작품 몇 가지를 꼽아줄 수 있을까? 

 

장융허: 중국 정원은 중국의 전통적인 시간, 공간 개념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서구의 공간 개념은 ‘시간을 초월한 원근법’을 통해 전달된다.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공간과 시간을 분리하여 공간만을 독립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결국 시간을 정지시키는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전통적으로 시간과 공간은 언제나 얽혀 있으며, 이는 건축에서도 시간 자체가 디자인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개념을 이해하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는 잘 몰랐다. 노 네임 아트 뮤지엄(2021)은 이러한 중국 정원의 개념, 즉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건축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 중 하나다. 여기서 나에게 익숙한 도구인 투시도를 활용했다. 난징공업대학 시절 쑨 교수님께 배웠고,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직접 투시도를 그리는 시험을 보기도 했다. 이렇듯 나는 서구식 원근법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대로 활용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보다 역동적이고 변화하는 시간과 공간의 경험을 구축하고자 했다. 단순히 중국적 혹은 동양적인 개념을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두 개념을 혼합함으로써 실제로 시간을 디자인해 구현하려는 시도였다. 무명 미술관에서는 공간을 이동할 때 관점에 따라 공간이 압축되거나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정인하: 저서 『작문본(作文本)』(2005, 2023 개정)에서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이창’(1954)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과 UC 버클리대학의 스튜디오에서도 이야기했다고 들었다. 이와 관련해 당신은 건물 파사드에 있는 창문의 의미를 강조하면서도, 공간 속 가구의 역할을 언급했다. 여기서 주요하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파사드’에 대한 것인지 ‘공간’에 대한 것인지 조금 헷갈린다. 장융허: 확실히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다만, 이 논의가 창문 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걸 이해한다. 내가 그린 창문-가구 드로잉은 버클리 학생 잡지인 「C o n c r e t e」에 실렸고, 이후 선전에서 실제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창’에서 직접 영감을 받은 프로젝트였지만, 궁극적으로는 창문을 통해 공간을 해석하고 내부 공간을 읽어내는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이었다. 핵심은 창문을 어떻게 공간적으로 만들 것인가다. 창문이 하나의 방이 되고, 더 나아가 공간이 되는 것이다. 

 

 

재료의 탐구

정인하: 당신이 UCCA에서 기획한 〈물질주의(Material-ism)〉 (2012) 전시에서 재료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 

 

장융허: 나에게 건축은 물질적인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당시 건축 담론에서는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올바른 접근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무실에서는 최소한 이러한 태도를 지양하기로 했다. ‘아이디어에서 재료로’가 아니라 ‘재료에서 아이디어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머리에서 손으로’가 아니라 ‘손에서 머리로’ 사고하는 방식이다. 2012년부터는 프로젝트마다 사용할 재료를 먼저 결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서 사실 우리는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료를 결정하고 나면 재료 구조, 건설 방식, 공간 순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물론 실제로는 이 과정들이 거의 동시에 진행되었지만. 정인하: 전시 이후에 어떤 변화를 경험했나? 

 

장융허: 전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의 질이 향상됐다는 점이다. 단순히 재료뿐만 아니라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건축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원저우 의과대학 국제교류센터(2023)에서 서로 거의 맞닿을 듯한 거대한 캐노피를 사용했다. 우리는 기후와 기술을 연구했고, 건축이란 결국 기후와 생활 방식에 대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요즘 특히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점점 더 설계뿐 아니라 건물의 프로그램에도 관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건축주에게 건축을 어떻게 활용할지 제안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때로는 도시 단위에서도 건축주가 처음에는 계획하지 않았던 다양한 규모의 공공 공간이나 상업적 요소를 추가하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또 최근 몇 년간 진행한 아틀리에 FCJZ의 프로젝트들을 보면, 대체로 서구적 건축 스타일에서 출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스위스 건축가들의 작업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발견했다. 이후에는 일본 건축가들의 높은 완성도에 감탄했다. 특히, 안도 다다오를 비롯한 유럽 건축가들처럼 매끄러운 콘크리트 마감을 만들고 싶었다. 나 역시도 그러한 건축적 완성도를 동경했다. 사무소를 30년 넘게 운영해왔지만, 항상 높은 수준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은 정말 높은 퀄리티의 콘크리트 작업을 해낼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올해 9월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난징사범대학교 부속고등학교의 콘크리트 품질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콘크리트 표면의 질감이 건축의 진정한 ‘완성도’를 대변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단순히 시공 기술의 수준을 보여줄 뿐일까? 우리는 여전히 부드럽고 반짝이는 콘크리트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 시대에 가상현실이 존재하는 만큼, 물리적 현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만졌을 때 거친 질감도 그 온도도 느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또 계절과 날씨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정교한 건축’뿐만 아니라 ‘거친 건축’을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 사례로 선전의 난터우 네이버후드 센터(2023)를 들 수 있는데,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거대한 벽돌 더미’라고 부르곤 한다. 

 

정인하: 플라스틱, 유리섬유, 유리 콘크리트 같은 새로운 재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신소재를 프로젝트에 사용할 계획이 있나? 

 

장융허: 그게 참 어려운 문제다. 많은 신소재들은 정부의 규제로 대형 구조물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결국 더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실험적인 소규모 건축에서는 신소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프로젝트에서 건축주에게 제안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여전히 조금씩 시도하고 있다. 

 

 

중국미술학원(CAA) 량주 캠퍼스 1단계(2023). 중국 최고 예술대학 중 하나인 CAA가 항저우 량주 지역에 조성한 신캠퍼스로, 예술 기반 종합대학의 미래 교육 모델을 실험하는 프로젝트다. 량주 캠퍼스는 ‘열린 캠퍼스’를 지향하며, ‘머리와 손을 함께 쓰는 기초교육’, ‘수업이 곧 연구가 되는 교육과정’, ‘학과 간 경계 해체’라는 새로운 교육 원칙을 공간적으로 구현하고자 한다. 전통적인 교실 대신 모든 활동이 드러나는 개방형 스튜디오, 자연광이 들어오는 아치형 공간은 학생들이 스스로 건축 공간을 점유하고 실험하며 학교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건물 상부에는 기숙사를 두고 하부에는 스튜디오를 배치하여 ‘사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라는 개념을 수직 구성으로 구현했다.  

 

 

주거 프로토타입

정인하: 당신의 실제 지어진 프로젝트 중에서 특히 버티컬 글라스 하우스(2013)에 관심이 많다. 이 집의 설계 의 도를 설명할 때 미스 반 데어 로에나 필립 존슨의 글라스 하우스를 언급했는데, 오히려 중국 쟝난 지역의 민가나 상하이 리롱주택 같은 중국 전통건축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 건축의 주거성을 실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장융허: 버티컬 글라스 하우스에서 중국 전통가옥을 참고해 설계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도시적인 글라스 하우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프로젝트다.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존 헤이덕과 르 코르뷔지에가 집을 ‘거주를 위한 기계’라고 정의한 것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글라스 하우스와 관련된 여러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았고, 동시에 일정한 밀도를 가진 도시를 고민했다. 벽에는 창문이 없고, 지붕에만 있는 이유다. 지붕이 천창 역할을 하는 이 프로젝트는 도시를 위한 글라스 하우스인 셈이다. 

 

정인하: 한국과 일본 건축가들도 개구부가 외부가 아니라 내부를 향해 열려 있는 유사한 사례를 연구해왔고, 버티컬 글라스 하우스도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동아시아의 내향적 건축 전통을 보여주는 프로토타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장융허: 맞다. 이 집은 내향적 건축이다. 이 프로젝트를 포함해 중정형 프로토타입에서 비롯된 건물을 여럿 설계했다. 그러한 프로젝트들 중에는 전통 가옥과 더욱 가까운 형태도 있지만, 가능한 한 이를 좀 더 모던하고 보다 현대적인 버전으로 발전시켜 왔다. 다만, 기본적으로 ‘집의 중심은 하늘과 땅을 향해 열리고, 내부적으로 닫혀 있어야 한다’는 개념은 동일하다. 

 

정인하: 닝보에 설계한 스튜디오 하우스(2022)도 중정형 프로토 타입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것 같다. 네 개의 서로 다른 중정형 건물이 각각 어떤 디자인 의도를 반영하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장융허: 네 채 중 세 개 건물은 1990년대 초, 주로 1991년에 클라이언트나 부지 없이 설계한 것이다. 페이퍼 아키텍트를 하던 당시 나는 방으로 빙 둘러싼 형태의 전통 가옥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려 했다. 네 번째 주택은 좀 다르다. 이 주택에서는 지붕이 주택에서 어떻게 중요한 요소가 되는지를 탐구한다. 지붕을 중심으로 공간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작업 공간과 생활 공간이 공존하는 동시에 독립적인 두 개의 요소로 작동 하도록 설계했다. 지금은 텍사스의 휴스턴에서 새로운 주택을 설계하려 한다. 작은 주택이지만 또 다른 프로토타입으로, 오늘날 단독주택이 어떤 건축적 실험을 할 수 있을지 탐구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난터우 네이버후드 센터(2023). 기존 커뮤니티 서비스 시설 부지를 리노베이션해 병원, 동사무소, 전시장, 교실 등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는 복합 공간을 조성했다. 도시 마을(城中村)의 건축 스케일을 참조해 네 볼륨으로 나뉜 건물은 기능에 따라 형태적으로 분화되어, 개방형 복도와 외부 계단이 입체적인 골목길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회색과 적색 벽돌이 혼합된 외장 마감은 각 동마다 고유의 개성을 부여하며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건축의 동아시아적 특성

정인하: 마지막 주제는 건축의 동아시아적 특성이다. 2002년에 코뮨 바이 그레이트 월 프로젝트를 조직했는데, 아시아 건축가들과의 협업을 시도한 최초의 사례다. 이 사업을 기획할 때 아시아 건축가들을 [주제로] 선정한 동기가 무엇이었나? 

 

장융허: 당시 지금처럼 명확한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시아 건축가들의 감수성을 한번 살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건축주였던 장신이 이 생각을 마음에 들어 해 결과적으로 아시아 건축가들과의 협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정인하: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국제설계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 공모전에서 한국 건축가 우규승의 안이 당선됐는데, 그의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고, 당시 ‘아시아적 건축성’에 대해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었나? 

 

장융허: 당시에 는 익명으로 심사를 진 행했기 때문 에 해당 제출안의 건축가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나중에야 이 제출안이 한국 건축가의 작품이었다는 걸 알게 됐고, 왜 나에게 그런 역할이 주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심사위원들이 나더러 그에게 전화를 걸어보라고 해서 이후 M I T에서 그를 만나기도 했다. 그런데 제출안들을 보면, 서구 건축가들뿐 아니라 아시아 건축가들조차도 대부분 ‘오브제’를 설계했다. 본선에 진출했던 쿱 힘멜블라우의 설계안과 같은 몇몇 제안들은 아주 재미있었지만, 모두 독립적인 대상(objects)일 뿐이었다. 그런데 단 하나의 프로젝트만이 음화(negative)의 공간을 만들었다. 비어 있는 보이드에 대해 아주 명료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설계였다. 이것이 바로 ‘아시아적’인 개념이다. 공간을 조성하는 방법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는데, 서구에서는 땅이 주어지고, 거기에 어떤 오브제를 배치해야 한다고 하면, 이것을 한자리에 위치시키고 그리고 나서 공간을 형성한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그것을 ‘둘러싸서’ 가운데 공간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택한다. 

 

정인하: 앞의 두 가지 사례나 당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건축’을 정의한다면, 그 주요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장융허: 몇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일반적 으로 우리는 우리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속에 있다. 물론 인류 전체가 건축에 대한 어떤 보편적인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특정한 장소마다 그것이 다르게 구현되는 방식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춘양타이 아트 앤드 컬처 센터(2023). 광저우 외곽 600년 역사의 고촌, 랑터우 마을 인근의 연꽃 연못에 둘러싸인 문화시설이다. 고촌의 스케일과 공간 구조를 참조해 전시실, 극장, 서재, 연구 스튜디오, 카페 등의 프로그램을 열 개의 소규모 동으로 분산 배치했고, 곡선 벽돌 벽이 특징인 ‘탑’들이 이들을 연결하며, 골목과 중정이 형성된다. 건물 옥상에는 30여 개의 연못이 조성돼 자연경관을 이루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중정, 주변 수공간과 함께 다층적인 연못 풍경을 만든다. 용선 지붕과 월량창을 모티브로 한 초승달 모양의 창, 지역의 붉은 기와, 회색 벽돌, 노출콘크리트를 활용해 전통 건축 요소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월간 「SPACE(공간)」 690호(2025년 05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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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융허
장융허는 1984년 UC 버클리 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부터는 중국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 루리지아와 함께 아틀리에 FCJZ를 설립했다. 그는 신건축 주택설계공모 1등(1986), 미국건축가협회(AIA) 홍콩지부 명예회원 선정을 포함한 다수의 수상과 인정을 받아왔다. 지서우 미술관은 AIA 2020 건축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아틀리에 FCJZ는 「도무스」가 선정한 2019 세계 100대 건축사무소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 이후 베니스비엔날레에 여섯 차례 참가한 것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 예술 및 건축 전시에 참여해왔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는 프리츠커상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여러 건축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홍콩대학교 건축학부 학장이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명예교수로 있다.
정인하
정인하는 1964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은 후 1993년 프랑스 파리 제1대학에서 프랑스 현대건축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에리카 건축학부의 건축역사 및 이론 담당 교수로 재직하며, 동아시아 근현대건축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Constructing the Socialist Way of Life: Mass Housing and Urbanism in North Korea』(2023), 『한국의 근현대건축』(2023), 『Architecture and Urbanism in Modern Korea』(2013), 『Exploring Tectonic Space: The Architecture of Jong Soung Kimm』(2008), 『현대건축과 비표상』(2006), 『김중업 건축론: 시적 울림의 세계』(1998), 『김수근 건축론: 한국건축의 새로운 이념형』(199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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