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4년 11월호 (통권 684호)

프로젝트 로테르담 루프톱 워크
건축가 MVRDV
협력 로테르담 다켄다겐
위치 네덜란드 로테르담
길이 600m
시공기간 2022
개장 2022. 5. 26. ~ 6. 24.
발주처 로테르담 다켄다겐, 로테르담 시
2008 녹색 지붕 보조금 정책 도입
2012 유럽 최초 옥상 농장 다카커 개장(로테르담 시+ZUS 아키텍츠)
2014 옥상 공원 닥파크 개장(로테르담 시+주민)
2014 로테르담 다켄다겐 제1회 축제 개최
2017 지방자치단체 ‘라이프@어반 루프스’ 출범
2018 에라무스 대학교 병원 옥상 정원 개장(로테르담 시+에라무스 재단)
2018 지붕 녹화 솔루션 앱 ‘Klimaatdakje(기후지붕)’ 개발(로테르담 시+소볼트)
2018. 5. 『로테르담 루프톱』 출간(로테르담 시+에스더 비네제)
2019 호프보겐 고가 철도 옥상 정원 개발(2027 예정, 로테르담 시+두독 그룹)
2019 민관 거버넌스 ‘국가 지붕 계획(National Dakenplan)’ 출범
2020 다기능 지붕 개발을 위한 투자 비용 계산 툴 개발(라이프@어반 루프스)
2020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수장고의 1,500m2 옥상 정원 개방(로테르담 시+ MVRDV)
2021. 5. 주택단지 페퍼클립 지붕 옥상 정원으로 개조(라이프@어반 루프스 보조금 지원)
2021. 7. 옥상 공간 활용 솔루션 개발 및 『루프톱 카탈로그』 출간(로테르담 시+MVRDV+로테르담 다켄다겐)
2022. 5. ~ 6. 로테르담 루프톱 워크 개장(로테르담 시+MVRDV+로테르담 다켄다겐)
2022. 11. 로테르담 옥상 시각화 소프트웨어 ‘루프스케이프’ 개발(로테르담 시+MVRDV NEXT+슈퍼월드)
지붕 위에서 열리는 축제
2022년 5월 26일부터 6월 24일, 로테르담의 30m 높이 공중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다양한 건물의 옥상을 연결하는 주황색 보행로가 도시의 바쁜 중심 거리를 가로지르며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로테르담 시의 의뢰하에 MVRDV와 로테르담 다켄다겐 이 함께 설계한 로테르담 루프톱 워크는 공공 공간이 부족한 고밀도 도시에서, 옥상이 공공 인프라를 추가로 제공하는 ‘제2의 층’이 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준 프로젝트다. 한 달여 기간 동안 옥상 위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은 도시를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며 축제를 즐겼다. 이후 시설은 철거됐지만 시민들이 옥상 공간의 잠재력을 새로이 인식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짧지 않은 이야기
현대건축에서 지붕 활용이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허나 점차 높아져만 가는 도시 밀도와 심화되는 주택 문제, 기후 문제, 에너지 문제에 로테르담에서는 건축가뿐 아니라 정책 입안자와 부동산 소유자에게까지 지붕의 효과적 활용은 필수적인 고려 요소가 됐다. 이를 위한 로테르담 시의 노력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시의 90%가 해수면보다 낮은 고도에 있는 로테르담은 늘 체계적인 물 관리를 위해 씨름해야 했다. 시는 마침내 지상에서 지붕으로 초점을 이동했다. 로테르담의 사용되지 않는 평평한 옥상 면적은 18.5km . 여의도 면적의 여섯 배에 달하는 땅이 잠자고 있는 것이다. 이에 로테르담 지자체가 2 발의한 ‘녹색 지붕 보조금’ 프로그램이 선두에 섰다. 시는 지붕 면적 1m 당 30ml의 물을 보유할 2 수 있는 ‘녹색 지붕’의 건물 소유주에게 수집된 물 1000L당 최대 500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더불어 도시 주요 거점을 녹색 지붕으로 시범 개발하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며 녹색 지붕의 이점을 가시화했다. 1,000m 면적의 유럽 최초의 옥상 농장 다카커(DakAkker, 2012), 10여 년간 지역 2 주민과 협의를 거쳐 철도 조차장을 개조·개발한 공원 닥파크(Dakpark, 2014), 에라무스 대학교 병원 옥상 정원(2018), 공동주택 페퍼클립 지붕에 조성한 7,600m 자연 옥상(2021) 등이 대표적이다. 2 이후 녹색 지붕은 기능에 따라 빨간 지붕(커뮤니티 공간 형성), 파란 지붕(빗물 저장), 노란 지붕(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산) 등 일곱 가지 색상 시스템으로 세분화되며 ‘다기능 지붕’ 개념으로 진화했다. 이를 통해 시는 다기능 지붕의 많은 이점을 보다 직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함과 동시에, 건물 소유주가 여러 기능을 마음껏 조합해 적용하도록 독려했다. 문제는 로테르담 건물 중 시의 소유는 매우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당초 보조금 프로그램의 목표는 2030년까지 다기능 지붕 80만m 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성공의 열쇠는 지붕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즉 2 부동산 소유자와 거주자가 쥐고 있었다. 시는 물론이고 민간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여러 방편의 노력을 이어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의 이해도와 접근성을 높이는 일이었다. 다기능 지붕 관련 지자체로 출범한 라이프@어반 루프스는 지붕 개발을 위한 온라인 계산 도구를 만들었다. 이 도구는 기존 지붕의 정보를 토대로 지붕의 허용 하중, 필요 비용, 수령 가능한 보조금 등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계산해주며 적용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한편 MVRDV, 루프톱 다켄다겐과의 협력으로 출간해 무료 배포한 『루프톱 카탈로그』(2021)에는 옥상을 재활용하기 위한 130가지 아이디어를 담았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개발한 옥상 프로토타입과 그에 따른 이점들이 일러스트와 명확한 수치로 시각화되어, 건물 소유자와 개발자들의 관심을 샀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로테르담의 모든 옥상을 데이터화한 소프트웨어 ‘루프스케이프’를 개발하면서 그 실현에 한 발짝 다가섰다. 전문가와 시민 모두를 대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각 지붕에 적용 가능한 여러 용도와 변수 값을 스스로 조정해가면서 실제 나타나게 될 지붕 경관을 3D 이미지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로테르담 루프톱 워크는 바로 이러한 흐름에서 등장했다.
‘루프톱 시티’, 『로테르담 루프톱』(2021)
왜 축제인가
지붕 위의 축제, 지붕 위의 사람들.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아도 복잡한 도시를 살다 보면 한 번쯤 떠올려볼 만한 그림이다. 그러나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상상을 현실로 옮겨올 수 있던 이유는 한 달이라는 단기간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이벤트가 단번에 도시를 변화시킬 리 만무하다. 그렇지만 변화의 씨앗은 틔울 수 있다. 축제의 힘은 그 시간성과 개방성에 있다. 짧기에 자유롭다. 사람들은 축제에 한껏 마음을 연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없던 많은 사람들과 건물의 소유주, 투자자에게 새로운 관점의 토대를 불어넣고, 실험의 여지를 만든다. 양근보(도시건축연구소 숨 대표)는 “대부분의 선진국은 민간 주도로 새로운 어젠다를 발굴하고 다양한 사회적 주체의 참여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뒤 제도화해나간다. 처음에는 비현실적인 제안도 이러한 과정에서 실현이 가능해진다”며 서울과 로테르담의 상황을 비교했는데, 그 과정에 있는 로테르담 루프톱 워크를 “영구 시설로 조성했다면 초기 시설물의 구조체와 유지관리 비용이 과다할 수 있으므로 일정 수준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까지 이벤트성 홍보의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2018년, 보조금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10년 만에 로테르담에 도시 전역에는 36만m 의 녹색 지붕과 16만 8천m 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2019년 네덜란드 정부는 ‘국가 지붕 계획(National Dakenplan)’이란 이름으로 공공-민간 협력 연합을 만들었다. 로테르담을 넘어 네덜란드 전역에 존재하는 1,300km2 지붕의 잠재력을 탐색하며 구조적 정책 및 자금 조달, 건축 규정 등에 있어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위함이다. 사업의 시작점과 끝점이 명확하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지난 16년 시간 동안, 다양한 지붕만큼이나 다양한 주체들이 가지각색의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사업의 둘레를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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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테르담 다켄다겐은 해석하자면 ‘로테르담 옥상의 날’이다. 2014년부터 지속 가능한 공공 공간 제공, 도시 커뮤니티 역량 강화, 도시 열 감소 등 옥상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로테르담 전역에 영구 및 일시적인 지붕 네트워크를 구축해오고 있는 단체다. 이들이 해마다 벌이는 지붕 위 축제의 이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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