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에디토리얼] 구보건축, 건축의 공공성 혹은 리얼리티에 관해

김정은 편집장

「SPACE(공간)」 2024년 4월호 (통권 677호) ​

 

 

구보건축, 건축의 공공성 혹은 리얼리티에 관해

 

“우리 세대가 지금의 공모 제도를 통해 얻은 것은 공공의 DNA라고 생각한다. (중략) 우리는 공공건축으로 건축 실무를 시작한다. 그래서 민간 작업을 하든, 공공 작업을 하든 그 안에 공공성이 내재돼 있다고 느낀다.” 지난해 11월호 특집, ‘설계공모, 10년의 경험’을 위해 마련된 좌담에서 조윤희(구보건축 대표)가 한 말이다(「SPACE(공간)」 672호 참고). 공공건축과 민간 건축을 막론하고 젊은 건축가들에게 공공성을 우선 고민하는 태도가 배태되었다면 그것이 바로 지난 10년간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소규모 공공건축물까지 그 대상이 확대된 설계공모 제도의 성과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얼마 뒤 열린 ‘2023 공공건축 포럼’에서도 이 인상적인 문장을 공유했다. 그런데 당시 장내에서는 지금 우리 도시를 보면 과연 그런가 의문스럽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건축가의 작업 태도를 대략 1980년대생 건축가들 전체로 확장한 것이 무리였을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공공성 문제가 건축가들만의 몫은 아닌데, 싶기도 했다. 하지만 건축물이 생산되는 지금 여기의 사회적, 물적 토대 위에서 건축의 공공성은 어떤 지점에서 확보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해 보였다.

 

구보건축+홍지학(충남대학교 교수)의 작업을 소개하는 「SPACE」 4월호 프레임은 그러한 고민에 대한 하나의 응답으로 다가온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업들 가운데 연의생태학습관(2022)을 제외한 원불교 역삼교당(2022), 논현동 근린생활시설(2024), 이촌동 공유오피스(2022)는 민간 건축물이다. 조윤희와 홍지학이 이끄는 구보건축의 미덕은 현실을 저버리지 않으면서, 조금씩 보편적 기준을 높여간다는 데 있다. 이러한 특징은 각자의 도시적 맥락에서, 주변 건물과 어깨를 같이 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표정과 몸짓을 제안하는 데서 빛을 발한다. 그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공공성이 아닐까. 물론 민간 건축물과 공공건축물의 본분이 다르니 각자 요구되는 공공성의 결도 다르겠지만, 도시와 관계하며 우리의 일상을 좌우한다는 점은 공통된다. ‘일상’이란 단어가 도시ㆍ건축계를 휩쓴 지 얼마나 오래되었나. 이제는 닳아 없어진 듯한 개념이지만, 평범한 개개인이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의 질이,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지금보다는 나아져야 한다는 점은 많은 건축가들이 공감하는 문제의식이다. 설계공모로 생산되는 공공건축물도 그간 치른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좀 더 풍요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건축가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 생산의 토대를 이해하고 작지만 무수한 한 걸음을 함께 내딛을 필요가 있다.

 

자의든 타의든, 다양한 용도 변경을 가능하게 하는 대수선이나 리모델링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는 구보건축은 많은 사람들이 개입하는 건축 과정 속에서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지금 여기 건축가의 현실을 담담히 인정한다. “기술과 자본이 응집된 시대의 최전선, 곧 하이엔드 건축에서만 발현되는 작가로서의 자의식을 동력 삼아 작업을 이어나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긴 생애주기를 가진 건물에 대한 건축가의 느슨한 통제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되는 건축의 적정함이나 느슨한 정교함은 구보건축의 특징이면서 동시에 비평을 맡은 신경미와 신호섭(신아키텍츠 공동대표)을 포함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건축가들이 공감할 만한 부분이 아닐까.

 

3월 초,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야마모토 리켄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은 아홉 명이나 배출한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한국은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자조적인 기사 제목들은 씁쓸하다. 혹은 도시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유명 건축가들을 초청한다는 소식도 허탈하긴 마찬가지다. 도시에는 소위 하이엔드 건축이나 랜드마크도 필요하고, 다양성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편타당한 건축적 해법을 탐구하는’ 도시에서 스스로 다양성을 꽃피울 수 있다는 마땅한 전제를 구보건축을 통해 곱씹어본다.

 

편집장 김정은

 


「SPACE(공간)」 2024년 4월호 (통권 677호) 목차

 

004  EDITORIAL

006  NEWS

 

022  PROJECT

세컨찬스라이브러리 - 오즈앤엔즈 건축사사무소

Second Chance Library – ODDs&ENDs architects

 

032  PROJECT

파-브릭 - 강예린 +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

Fa-brick – Kang Yerin + SoA

 

042  PROJECT

범어 책가도 - 김동진 + 로디자인

Beomeo Scholar’s Accoutrements – Kim Dongjin + L’EAU design

 

052  PROJECT

비기너 : 빅이너 - 김동일 + 아이에프건축연구소

Beginners : BIG(INNER)S – Kim Dongil + I.f Architecture & Research

 

062  FRAME

느슨하고 정교하게: 구보건축 + 홍지학

Loose and yet Precise: GUBO Architects + Hong Jihak

 

064  FRAME: ESSAY

느슨한 정교함_ 홍지학, 조윤희

Loose Precision_ Hong Jihak, Cho Yoonhee

 

070  FRAME: PROJECT

연의생태학습관

Eco-Space Yeonui

 

078  FRAME: PROJECT

원불교 역삼교당

Won Buddhism Yeoksam Temple

 

084  FRAME: PROJECT

논현동 근린생활시설

NNHN73

 

088  FRAME: PROJECT

이촌동 공유오피스

Ichon Coworking Office

 

092  FRAME: CRITIQUE

건축의 적정함_ 신경미, 신호섭

The Appropriateness of Architecture_ Shin Kyungmi, Shin Hosoub

 

100  REPORT

남반구에서 찾은 대안적 건축의 가능성: 2023 샤르자 건축트리엔날레_ 토신 오시노워 × 김보경

Alternative Realities for Architecture in the Global South: Sharjah Architecture Triennial 2023_ Tosin Oshinowo × Kim Bokyoung

 

108  REPORT

나이브하고 자율적인 건축의 가능성: 팔라_ 레라 사모비치 × 김지아

The Possibilities of Naïve and Autonomous Architecture: fala_ Lera Samovich × Kim Jia

 

118  RELAY INTERVIEW: I AM AN ARCHITECT

사사롭고 유익한_ 서준혁, 최세진 × 김지아

Trivial yet Novel_ Seo Junhyuk, Choi Sejin × Kim Jia

 

124  SERIES: The Possibilities Inherent in Extinction, Mid-Size City Forum 02

도시 농도_ 이장환, 이상현

Thinning Phenomenon_ Lee Janghwan, Lee Sanghyun​

 

 

월간 「SPACE(공간)」 677호(2024년 04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