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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일상을 뚫고 빛나는 건축을 향해

김정은 편집장

「SPACE(공간)」 2023년 6월호(통권 667호​)​ 

 

 

 

일상을 뚫고 빛나는 건축을 향해

 

질문하는 시대다. 지식을 얻기 위해 질문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있었겠냐만은, 최근 챗GPT가 등장한 이후로 사람들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다시금 명백하게 깨닫는 중이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흔히 대지의 맥락, 그 대지에 적용되는 법과 제도, 건설산업의 현실 (때로는 민원까지) 등을 건축가들은 주어진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이 조건 혹은 제약을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조화시키는 과정에서 건물을 건축으로 만드는 개념을 도출하곤 한다. 이때 본인이 설정한 문제/의제 자체가 그 해결 방안만큼이나 결과물의 창의적 완성도를 좌우한다. 물론 자신만의 스타일이나 작업마다 반복해 적용하는 공통의 주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귀납적 방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해가는 건축가들도 있다. 양수인은 후자에 속한다. 그는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듯 만들어내는 출제자이자 최대한 난이도 있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해결사를 자처한다. 비야케 잉겔스가 건축을 젠틀맨 스포츠에 비유했다면, 그는 건축을 지적 스포츠라고 표현하기도 했다(「SPACE(공간)」 616호 참고). 합리성과 실리를 중시하는 양수인은 현재의 시장 논리와 도시적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클라이언트가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하여 본인을 전략가로서 건축가의 자리에 위치시킨다.

 

「SPACE」 6월호 프레임은 삶것을 이끄는 양수인의 전략가적 면모에 주목한다. 이번 지면에서 선별된 프로젝트는 헬리녹스 크리에이티브센터 부산, 컬쳐랜드 오피스, 보통집이다. 이 세 작업은 기업 건축주와 재미있는 개인 건축주, 리모델링 작업으로 현재 양수인의 사무소 운영 방향을 반영한다. 컬쳐랜드 오피스는 두 개의 필지로 나뉜 대지의 일조권 ‘사선제한’을 저층부의 다목적 공연장을 제안하는 ‘기회’로 삼는다. 여기에 서향빛의 침투를 막기 위한 유리루버는 공사비 절감 차원에서 실크스크린 패턴이 인쇄됐으나 마치 입체 루버인 듯한 착시효과를 내며 인상적인 파사드를 형성한다.

여주의 한 야산 자락에 세 가구의 보금자리로 기획된 보통집은 중정형 반지하 주택이라는 전략으로 자연녹지지역의 건폐율 제한조건을 극복했다. 벽이 땅에 묻혀 있으나 대부분의 생활공간은 중정을 통해 외기에 노출되고, 반지하 공간은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온도가 일정하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안온한 집이 됐다.

헬리녹스 크리에이티브센터 부산은 지어진 지 30여 년이 된 상가건물을 캠핑퍼니처 브랜드의 사옥으로 리모델링한 작업이다. 건축가는 준공 당시와 달라진 건축법을 활용해 주차장 위에 새로운 면적을 확보해 이를 아웃도어파크 환경으로 제안했다. 여기에 수차례 리모델링했던 독특한 구조적 유산을 남기고 드러내는 기예를 보여준다. 이를 두고 남상문(날곳건축사사무소 대표)은 “기존 골조에 새로운 구조를 정착시키면서 미완처럼 보이는 충돌의 지점들이 생기고 여기서 발생하는 역동적 긴장이 관찰자에게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던지며 해석의 지평을 확장한다”고 평하기도 한다.

 

사방으로 뻗어나간다는 그의 생각의 다음 기착지가 궁금해진다. 남상문은 양수인이 “시장 친화적이고,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다양한 참여자들 사이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던 탈비판 진영에 가까운 건축가라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탈비판 진영의 주장에 대해 “시장의 지배적 힘에 대한 비판 없이 ‘존중’과 ‘재조직’만 있다면, 과연 어떻게 시장의 힘에 포섭되지 않고 벗어날 수 있는가”라는 이경창(구와미로 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의문▼1을 양수인에게도 던져보고 싶다. 삶과 일상에 발붙이고도 탈주를 꿈꾸는 양수인의 다음 작업을 기대한다.

 

편집장 김정은

 

1. 이경창 대표 편저, 『비판 대 탈비판: 2000년대 현대 건축 논쟁』, 아키텍스트, 2019, 74쪽.


 

 

 

 「SPACE(공간)」 2023년 6월호(통권 667호​)​ 목차

 

 

004  EDITORIAL

006  NEWS

 

024  PROJECT

레베 그린 파밍 ‐ ACME

REWE Green Farming ‒ ACME

 

034  PROJECT

취장박물관 증축 - 네리&후 디자인 앤드 리서치 오피스

Qujiang Museum of Fine Arts Extension ‒ Neri&Hu Design and Research Office

 

044  PROJECT

옥토소프 하우스 - 모크-울네스 아키텍츠

Octothorpe House ‒ Mork-Ulnes Architects

 

054  PROJECT

스믜집 - 조웅희 + TCA 건축연구소

Sumui House ‒ Tony Woonghee Cho + TCA

 

064  PROJECT

소담원재 - 리슈건축사사무소_ 김인성

SODAMWONJAE ‒ RICHUE Architects_ Kim Insung

 

072  FRAME

실재적인, 총체적인, 전략적인: 삶것

Realistic, Holistic, and Strategic: Lifethings

 

074  FRAME: ESSAY

건축은 사방, 사무소는 일방_ 양수인

Architecture in All Directions, an Office in a Single Direction_ Yang Soo-in

 

080  FRAME: PROJECT

헬리녹스 크리에이티브센터 부산

Helinox Creative Center Busan

 

086  FRAME: PROJECT

컬쳐랜드 오피스

Cultureland Office

 

092  FRAME: PROJECT

보통집

Botong Jip

 

098  FRAME: CRITIQUE

실천적 삶을 위한 탈비판 건축_ 남상문

Post-critical Architecture for a More Practical Life_ Nam Sangmoon

 

106  LIFE

세계를 경유해 다다를 그곳: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_ 방유경

A Destination via the World: The 14th Gwangju Biennale ‘Soft and Weak like Water’_ Bang Yukyung

 

114  REPORT

박길룡 건축을 찾아서: ‘보화각의 건축가가 박길룡이 아니라면?’에 대한 반론_ 정인하

In Search of Park Kilyong’s Architecture: An Argument Against the Question, ‘What If Park Kilyong Was Not the Architect of Bohwagak?’_ Inha Jung

 

122  REPORT

가상공간에서 일상의 유익을 경험하려면: 올림플래닛_ 올림플래닛 × 「SPACE(공간)」

Experiencing the Rewards of Virtual Reality in Everyday Life: OLIM PLANET_ OLIM PLANET × SPACE

 

126  RELAY INTERVIEW: I AM AN ARCHITECT

뿌리가 땅을 말할 때_ 김기준 × 윤예림

When the Roots Speak from the Ground_ Ki Jun Kim × Youn Yae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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