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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도시의 새로운 인프라, 카페를 읽다

김정은 편집장

「SPACE(공간)」2023년 5월호 (통권 666호) ​ 

 

 

도시의 새로운 인프라, 카페를 읽다

 

2023년 대한민국의 카페 수는 9만 3천여 개로 5만 1천여 개 편의점의 두 배에 육박한다.▼1 카페의 매출액 규모로 보면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2 전상인은 2014년 펴낸 『편의점 사회학』에서 전국 도처를 뒤덮고 있는 편의점이 단순히 소매 유통업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됐으며, 도시적 삶과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장소로 인식된다고 분석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편의점 수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며, 편의점은 모바일 네트워크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새로운 형태의 도시 기반시설로 대두하고 있다고도 했다. 지역적 분포의 차이를 배제하고 본다면, 이런 편의점을 수적으로 제친 카페 역시 우리 일상의 일부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인스타그램으로 카페의 존재와 평판을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손쉽게 이동한다. 그리고 색다른 체험을 사진으로 인증하는 공간 소비 형태가 자리 잡은 요즘, 카페는 그 입지가 근교이든 도심 한가운데든 상관없이 여가 생활의 주요 무대이자 관광지로 부상했다.

일상 속에서도 관광객의 태도로 공간을 소비하는 풍경은 어쩐지 자연스럽지 않아 보이지만, 비평가 아즈마 히로키는 “관광은 원래 갈 필요가 없는 장소에 기분에 따라 가서, 볼 필요가 없는 것을 보고, 만날 필요가 없는 사람을 만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러한 우연성, 즉 예기치 않은 소통이나 새로운 이해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관광의 매력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관광객은 놀고 구경하러 가는 “사적인 욕망을 통해 공적인 공간을 소리 없이 변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한다.▼3 카페 역시 단순히 커피 전문점이라는 전형적인 기능을 넘어 우리 도시와 다른 유형의 건축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카페 열풍은 건축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2022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 일곱 개 수상작 중 세 개가 단독 카페 건물이었는데, 철저히 상업적인 소비 공간인 카페의 대거(!) 등장에 심사위원들의 논의가 필요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SPACE(공간)」에 게재된 카페 역시 최근 몇 년간 눈에 띄게 증가했다(본지 130~131쪽 참고). 상품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는 제약이 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건축적 시도 자체가 경제적 가치로 환원될 수 있다는 양면성 때문에 카페 건축은 건축가들에게 매력적인 작업이 되기도 한다. 현대건축사를 훑어보아도 아돌프 로스나 로버트 벤투리+스캇 브라운, 알바루 시자 등 여러 건축가에게 카페는 본격적인 대표작들을 내놓기 전 건축 철학을 실험하고 연마하는 기회가 됐다(본지 26~27쪽 참고). 오늘날에도 한국의 젊은 건축가들은 도심의 카페 인테리어나 리노베이션으로 실무를 시작하는 사례가 많은데, 마치 파빌리온이 건축가들에게 건축 실험의 기회가 되는 것과 비슷하게 보인다.

「SPACE」 5월호는 이러한 ‘카페 현상’을 조망한다. 최근 카페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하는 데는 입지, 규모, 프로그램, 콘텐츠, 경험 등 다양한 분석 기준이 있겠지만, 이번 기획에서는 세 가지 유형이 만들어내는 현상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첫 번째 유형은 교외에 위치하며 건축물 자체가 ‘방문의 목적이 되는’ 카페다. 최근 그 규모가 점점 커지며 확산되고 있는 대형 카페가 이 유형에 속한다. 두 번째 유형은 ‘지역과 사람을 잇는’ 카페로 동네의 사랑방을 자처하며 지역과의 상생을 꿈꾼다. 마지막은 밀도 높은 도심에서 신선한 공간 ‘경험을 직조하는’ 카페다. 다양한 카페 브랜드와 크고 작은 개별 카페들이 각자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새로움을 뽐내고 있다. ‘카페 현상’ 특집은 이 세 가지 유형을 중심으로 여러 사례를 횡단하며 카페가 우리 사회와 도시에서 함의하는 것, 건축적 가능성 등에 대해 다양한 입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다. 끝으로 우연하게 「SPACE」를 집어 든 독자분들에게도 이번 기획이 새로운 이해와 뜻밖의 소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편집장 김정은

 

1. ‘국세청 사업자 현황 100대 생활업종’(www.data.go.kr)에 따르면 2023년 4월 6일 기준 전국의 커피음료점 개수는 93,414개, 편의점 개수는 51,831개다. 『편의점 사회학』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편의점 수는 총 24,559개였다.

2. 김태환, ‘커피전문점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19.

3. 아즈마 히로키, 『관광객의 철학』, 안천 옮김, 리시올, 2020. 

 

 

 

 

「SPACE(공간)」2023년 5월호 (통권 666호) ​목차

 

006  EDITORIAL

008  NEWS

 

024  FEATURE

카페 현상

The Café Phenomenon

 

026  FEATURE: HISTORY

건축사 속 카페

Cafés from Across the History of Architecture

 

030  FEATURE: ESSAY

카페가 낮춘 건축의 문턱_ 조성익

How Café Has Helped Popularise the Architecture_ Cho Sungik

 

034  FEATURE: OPINION

카페, 건축가에게 기회인가?_ 강예린+이치훈, 강우현+강영진, 김정임, 나은중+유소래, 문주호, 윤승현, 정현아

Is the Café a New Opportunity for Architects?_ Kang Yerin + Lee Chihoon, Kang Woohyun + Kang Youngjin, Kim Jeongim, Na Unchung + Yoo Sorae, Moon Jooho, Yoon Seunghyun, Chung Hyuna

 

038  FEATURE: PHENOMENON 1

방문의 목적이 되는

Becoming the Purpose of the Visit

 

040  FEATURE: PHENOMENON 1: PROJECT

장소를 감각하는 카페: EL 16.52 ‐ 조호건축사사무소

A Café That Heightens Sensory Perception: EL 16.52 ‒ JOHO Architecture

 

050 FEATURE: PHENOMENON 1: PROJECT

풍경을 들이는 카페: 레이크 앤드 마운틴 ‐ 건축사사무소 사무소효자

A Café That Invites Scenery Indoors: Lake and Mountain – Samuso Hyoja

 

058  FEATURE: PHENOMENON 1: PROJECT

자생적 공간으로서의 카페: 카페 연일 ‐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Café as a Self-sustaining Space: Café Everyday – Formative architects

 

068  FEATURE: PHENOMENON 1: ROUNDTABLE

자본, 도시, 라이프스타일과 카페 건축_ 고영성, 서승모, 이정훈

Capital, City, Lifestyle and Café Architecture_ Koh Youngsung, Seo Seungmo, Lee Jeonghoon

 

076  FEATURE: PHENOMENON 2

지역과 사람을 잇는

Connecting Residents and Communities

 

078  FEATURE: PHENOMENON 2: REPORT

비도심에서 카페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물볕, 스페이스 미조, 화성시 커피복합문화센터_ 한가람

Beyond a Café in Non-metropolitan Areas: Meulbeut, Space Mijo, Coffee Culture Complex_ Han Garam

 

088  FEATURE: PHENOMENON 2: INTERVIEW

일상을 지탱하는 동네 카페: 카페꼼마, 풍년빌라, 여인숙 카페_ 염현숙, 임태병 × 김지아

The Neighbourhood Cafés Sustaining Daily Life: Café Comma, Harvest Mansion, Rainbow Inn Café_ Yeom Hyeonsook, Yim Taebyoung × Kim Jia

 

100  FEATURE: PHENOMENON 3

경험을 직조하는

Weaving an Experience

 

102  FEATURE: PHENOMENON 3: REPORT

브랜드 경험을 구현하는 카페: 블루보틀 커피와 나가사카 조_ 윤예림

Creating a Brand Experience in Café: Blue Bottle Coffee and Nagasaka Jo_ Youn Yaelim

 

108  FEATURE: PHENOMENON 3: INTERVIEW

비일상의 세계를 짓는 카페: 더퍼스트펭귄, 패브리커, 씨오엠, 넨도_ 최재영, 김동규, 김성조, 김세중, 한주원, 넨도 × 윤예림

Challenging the Mundane Through the Café: THE FIRST PENGUIN, Fabrikr, COM, nendo_ Choi Jaeyoung, Kim Dongkyu, Kim Sungjo, Kim Sejoong, Han Joowon, nendo × Youn Yaelim

 

126  FEATURE: ESSAY

사회학자의 카페 읽기_ 전상인

Reading Cafés from a Sociologist’s Perspective_ Jun Sang-in

 

130  FEATURE: ARCHIVE

「SPACE(공간)」 속 카페

Cafés Through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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