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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이상적인 공동체: MAD 아키텍츠

사진
재러드 철스키(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MAD 아키텍츠
진행
한가람 기자

​「SPACE(공간)」2023년 2월호 (통권 6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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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이상적인 공동체 

 

최근 들어 아파트에 담장과 보안문을 설치해 배달 기사, 인근 주민 등의 출입을 막는다는 뉴스 보도가 늘었다. 게이티드 커뮤니티 때문이 아니더라도, 국내 대규모 주거는 가로가 아닌 단지 중심으로 계획하고 슈퍼블록을 형성하며 사회 통합을 이루는 데 역효과를 불러왔다. 한편 MAD 아키텍츠(이하 MAD)가 파리와 베이징에 설계한 공동주택의 핵심은 공공 공간이다. 공공 시설을 수용한 저층부는 담장 너머 모든 이에게 열리고, 포디움이나 순환 보행로는 건물군을 물리적으로 잇는다. 개방과 연결을 통해 단순하지만 이상적인 공동체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MAD와의 인터뷰에서 살펴본다.

 

유니크

 

인터뷰​

마 옌쑹 MAD 아키텍츠 공동대표, 류 후이잉, 플로라 리  MAD 아키텍츠 부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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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 기자 

 

한가람(한): 최근 MAD의 포트폴리오에 유니크(2022), 바이쯔완 사회주택(2021)과 같은 공동주택들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그중 유니크는 MAD가 사회주택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이자 유럽에서 처음 맡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2012년, 파리 클리시-바티뇰(Clichy-Batignolles)을 배경으로 열린 국제설계공모에 당선돼서다. 클리시-바티뇰의 비전과 마스터플랜에 관해 소개해 달라. 

마 옌쑹, 류 후이잉, 플로라 리(MAD): 클리시- 바티뇰은 파리 17구에 있는 복합 용도 및 친환경 지구다. 54만m2에 달하는 철도 유휴지에 주택, 오피스, 상업 그리고 그 가운데에 10만m2의 마틴 루터 킹 공원을 조성하는 도시 모델이다. 주변 사회를 연결하고 풍요롭게 하는 방향을 추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시 마스터플랜은 사회경제적 계층과 세대를 혼합하고, 도시에 자연을 들여오며 이동성이 향상된 공공 공간을 강화하고, 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하도록 수립됐다.

 

한: 클리시-바티뇰은 3400세대 7500명을 수용한다. 이곳 주택단지는 어떤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며, 주거에 대한 규제와 이에 따른 특징은 무엇인가?

MAD: 클리시-바티뇰은 지역의 시급한 주거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새로운 인구와 젊은 전문인력을 유치하고자 한다. 동네 재활성화 계획에는 여러 주택 유형을 대규모로 건설하는 것이 포함된다. 자료에 따르면 주택 구성비는 사회주택 50%, 민간임대주택 30%, 임대료 상한제가 있는 주택 20%로 나뉜다. 이 주택들은 단순히 주거용 건물만이 아니다. 저층부는 학교, 상업 시설, 유희 공간, 기타 공동체 자원 등의 공공 시설과 결합한다. 이 공간은 서로 연결되어 각 블록 내에 있는 건물들을 하나로 묶는다.

 

유니크 ©Adam Mørk 

 

유니크

 

한: 다시 말해 각기 다른 건물이지만 공동체를 이루는 셈이다. 지역 건축가 크리스티앙 비셔(비셔 아키텍츠 대표)와 협업한 유니크는 어떤 건물인가? 

MAD: 유니크는 13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대지면적 1033m2, 연면적 6600m2를 차지한다. 저층부 포디움은 주변 건물과 관계 맺는 건축 어휘다. 유니크와 인근 주택을 포함한 건물군은 하나의 포디움을 공유하며 물리적으로 이어진다. 이 공간은 공공 시설을 수용하며 지하철로도 접근할 수 있다. 다면적인 사회경제 지역 내에서 공동체 관계를 돈독히 하는 설계다.

곡선 테라스는 프로젝트 이름에 걸맞게 눈에 띄는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부지 위치를 고려한 결과였다. 파리에서는 오스만식 도시주택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주택들은 맞벽으로 한 블록을 이루고 내부에 중정을 갖는다. 1853년 조르주외젠 오스만 파리 시장이 나폴레옹 3세의 뜻을 받들어 파리개조 사업을 하면서 정착시킨 주거 유형이다. 유니크는 신개발 지구에 자리한다. 이 점을 고려해 전통 주택을 벗어나 새로운 주택을 발굴하고자 했다. 계단식으로 변형한 테라스는 맞은편 마틴 루터 킹 공원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녹지를 수직 공간으로 연장하며 거주민에게 자연과 교감하는 공간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클리시-바티뇰이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을 표방하는 만큼 건물은 고성능 유리창, 냉난방 설계 전략, 고밀도 재료 등의 패시브 건물 기준을 통과했다.

 

한: 설계공모 당선 이후 6개월간 워크숍을 거쳤고 완공까지 10년이 걸렸다. 워크숍에는 공무원, 인근 부지의 건축가, 도시계획가, 조경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이는 무엇을 위함이며 어떤 내용들이 오갔는지 알려 달라. 

MAD: 몇 차례에 걸친 워크숍은 클리시-바티뇰 내 모든 프로젝트가 마스터플랜의 일부로써 조화를 이루며 개발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주제는 지속가능한 공동체 개발, 자원 공유, 에너지 관리, 인구통계 등을 포함한 거시적 도시계획에서 미시적 디테일까지 망라했다.

 

유니크

 

한: 유니크가 단일 동이었다면, 베이징에 있는 바이쯔완 사회주택은 여섯 개 블록에 열두 개 건물이 순환 보행로로 연결된 단지다. 규모와 형태는 달라도 바이쯔완 사회주택은 유니크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들었다. 

MAD: 바이쯔완 사회주택은 MAD의 첫 사회주택 프로젝트다. 개인 건축가가 중국 도시 내 주거 문제에 대안을 제시한 경우는 유례가 없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베이징 중심 업무지구 근처에 있으며 대지면적 9만 3900m2, 연면적은 47만 3300m2다. 열두 개 주택은 총 4000세대의 사회복지 대상과 청년 전문직 종사자를 수용한다. 유니크와 비교했을 때 규모, 형태, 대상 거주인이 모두 다르지만, 두 프로젝트는 정신적·인도적 가치를 바탕으로 친환경 미래와 이상적 도시 생활을 꿈꾼다.

 

한: 사회복지 대상과 청년을 위한 바이쯔완 사회주택은 2014년 베이징 공공주택센터(BPHC)의 의뢰로 설계됐다. BPHC라는 기관과 공공주택에 관한 국가 시스템 및 방향성은 어떠한가?

MAD: BPHC는 베이징의 첫 번째 공공주택 공급 플랫폼으로, 2011년 베이징시 인민 정부의 승인을 받아 설립됐다. 주거 복지는 기존 저소득층 도시 거주자나 이주민을 위해 주택 공급에 초점을 맞춰 개발해오고 있다. 정부 자료에 의하면, 베이징에서 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주택(affordable housing)의 비율은 전체 주택 중 10~15% 이하를 차지한다.

 

한: 한국의 경우 아파트 디자인이 획일화되는 문제나 게이티드 커뮤니티 현상 등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아파트는 커뮤니티, 거주성 등에서 어떠한 과제를 떠안고 있는지 궁금하다. 

MAD: 주택 설계 표준화는 중국 내에서도 특히 급격한 근대화를 거친 대규모 도시에서 두드러진다. 넓게 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 국가들이 신도시 개발과 빠른 경제성장을 겪으며 이러한 역사적 현상이 공통으로 나타난다. 중국에서 주거 관련 설계와 시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급변했다. 빠른 부동산 개발은 주택 설계 표준화를 불러왔다. 중국의 표준 주택 유형은 1950년대에 개발됐고 1990년대에 주택이 상업화되며 퍼져나갔다. 동일하고 거대한 건물들이 모여 폐쇄된 단지를 만드는 방식은 현재 상황을 더 악화하고 있다.

 

바이쯔완 사회주택 ©ArchExist

 

한: MAD는 바이쯔완 사회주택을 통해 중국의 사회주택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거주자와 지역사회는 어떻게 이 건물에서 물리적, 프로그램적으로 소통하나? 외부와 공유하는 공간과 거주민만을 위한 공간은 어떻게 분리되나?

MAD: 바이쯔완 사회주택은 단조로운 주거 디자인에서 탈피하고 저소득층의 생활 조건을 개선한다. 주요 전략은 커뮤니티를 도시 조직에 통합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웃 주민들이 좁은 범위의 주거지를 넘어 도시와 연결되도록 노력했다. 대상지는 중앙 도로가 중심을 가로지르며 여섯 개 블록으로 나뉜다. 지층은 열린 동네로 지역사회와 공유한다. 중앙 도로 주변에는 매점, 카페, 레스토랑, 유치원, 약국, 서점, 요양시설 등 여러 상업 및 편의 시설을 배치했다. 2층은 지상 정원으로 거주자만 접근할 수 있다. 순환 보행로가 여섯 블록을 엮고 다양한 공동 기능(커뮤니티 정원, 어린이 놀이터 등)을 갖춰 대형 지상 공원을 형성한다. 주거 공간은 3층부터 있다. 수직적이고 입체적으로 형성된 생활공동체는 주민, 공동체, 도시 사이에 밀접한 관계를 만든다.

 

한: 용적률 350%, 높이 제한 80m인 고밀도 대지에 4000세대를 위한 사회주택을 지어야 했다. 주동의 형태나 배치도 과제였을 듯한데 이를 어떻게 해결했나? 

MAD: 고밀도 조건으로 인해 배치나 일광조절을 하는 데 여러 제약이 발생했다. 우리는 Y형 매스를 택해 각 세대의 채광을 확보했다. 건물 북측면을 따라서는 공용 복도를 두었다. Y형 매스는 점진적 계단 형태이고, 매스들은 서로 높이를 달리해 산 같은 지형을 형성한다. 멀리서 봤을 때 담백한 흰색 파사드와 물결치는 산 형태는 도시 스카이라인을 풍성하게 한다.

 

바이쯔완 사회주택 ©CreatAR Images

 

바이쯔완 사회주택 ©CreatAR Images 

 

한: 주거 유닛은 일반 유형 여섯 개와 초저에너지 소비 유형 세 개로 나뉜다. 각 공간의 특징은 무엇인가?

MAD: 주거 유닛의 면적은 40m2, 50m2, 60m2로 다양하다. 방 사이 칸막이는 가벼운 코팅 보드를 사용했다. 거주자가 벽을 관리하거나 자유롭게 장식하는 데 용이하다. BPHC는 친환경 시공을 고려해 건축자재 중 80%를 부지 밖에서 사전 제작하기를 요구했다. 조립식 공법은 정교하고 체계화된 방식으로 주택 품질을 더 높이는 데 기여한다. 초저에너지 소비 유형 중 두 개는 패시브 주택이다. 난방 및 냉방 부하가 낮아 에너지 소비를 90%까지 낮춘다.

 

한: MAD에게 유니크, 바이쯔완 사회주택은 오늘날 인간이 대도시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기회였다. 현재 당신은 사회주택에 대한 연구 결과를 엮은 출판물을 준비 중이다. 출간에 앞서 연구에 대한 소개, MAD가 그리는 이상적인 삶을 간략히 알려 달라. 

MAD: 우리는 ‘사회주택의 사회성’이라는 주제 아래 여러 국가에 걸친 사회주택의 역사 발전과 설계를 연구했다. 삶의 핵심은 사람이고, 사람은 건축 형태에 영향을 끼친다. 유니크와 바이쯔완 사회주택에서 미적 특질은 공공 공간에서 나온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공공 공간을 집 중심에 두는 것은 단순하지만 이상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자연이 공존하고, 인간답고 평등하고 활기찬 생활 환경을 위해 건축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바이쯔완 사회주택 ©ArchEx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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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 아키텍츠
MAD 아키텍츠는 건축을 통해 사회, 도시, 환경 사이의 균형을 찾는다. 설립자 마 옌쑹은 건축계에 중요한 목소리를 내는 젊은 건축가로 인정받고 있다. 중국 건축가 최초로 앱솔루트 타워(캐나다), 루카스 뮤지엄 오브 내러티브 아트(미국) 같은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번 인터뷰는 부파트너인 류 후이잉과 플로라 리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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