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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학생기자] 비물질의 세계를 감각하기

자료제공
이은희
진행
방유경 기자

‘HOT/STUCK/DEAD’, Single-channel video, 20min 34sec, 2021​ ⓒ이은희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에서 진행된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 오프라인 전시가 지난 9월 12일 막을 내렸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워치 앤 칠’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온라인 전시 플랫폼으로, 세계 최초로 구독형 전시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미술관에서, 지하철에서, 그리고 방 안에서 크고 작은 스크린을 통해 작품과 만났다. 영상 작업이 중심이 된 이번 전시에서 작가 이은희는 ‘HOT/STUCK/DEAD’(2021)를 통해 스크린을 조명했다. 기술의 현실과 함의를 탐구해온 그에게 화면 속 고장 난 픽셀과 그 너머의 분주한 손들은 어떤 의미일까?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체류 중인 작가와 스크린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 이은희 작가 X SPACE 17기 학생기자(반제연, 여고은, 이동렬, 이민형)
자료제공 이은희, 국립현대미술관


학생기자: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었다. 참여 작가의 입장에서 기존 전시와 비교해 기획과 준비 과정에 어떤 차이가 있었나?
이은희: 기본적으로 팬데믹 이후에는 온라인 상영 형식의 전시가 많이 생겨났다. 관객들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우면서도 이 기회를 통해서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과 만나거나, 온라인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좋다고 생각한다. 전시는 ‘현장 경험’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넷플릭스나 다른 OTT 콘텐츠만 봐도 이미 집에서 창작물을 관람하는 것이 보편화되지 않았나. 때문에 영화를 극장에서만 보지 않듯 이제는 전시장에서만 작업을 보여주는 것을 고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러한 변화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이해하려는 태도가 더 많은 관람객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장단점이 공존하는 것 같다. 현장감이 없는 온라인 전시의 특성 자체를 전시 기획의 방향성과 맞추고 작업 또한 기획에 동조하는 방향으로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 환경에 대해 인지한 다음 여기에 특화된 작품으로 참여하는 것이 작가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했다.

학생기자: 전시의 여섯 가지 소주제 가운데 ‘보는 촉각’에 맞춰 ‘HOT/STUCK/DEAD’를 선보였다. 영상이 송출되는 ‘스크린’ 자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데, 어떤 메시지를 드러내는 작업인가?
이은희: 그동안 영상 작업을 주로 해왔는데, 이번 전시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것을 고려해 온라인 스트리밍과 그 플랫폼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전시 기획 단계에서 ‘감각의 공간’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디지털적 대상을 감각의 대상으로 질문하는 작업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큐레이터에게 ‘HOT/STUCK/DEAD’을 제안했다. 이 작업은 새로운 감각을 일으킨다기보다는 기존의 디지털적 대상을 향해 생각했던 이미지, 통념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이끄는 작업이다. 사람들은 보통 디지털 이미지나 디지털적 대상을 형체가 없는 정보에 기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크린을 통해 바라보는 디지털 이미지 또한 인지적 차원의 것으로만 여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는 디스플레이라는 물리적인 기계를 통해서 발현된다. 이러한 기술의 산물과 디지털적 대상을 존재할 수 있게 만드는 물질적인 환경에 계속해서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감각의 전달’ 자체를 의도하기보다는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감각적인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학생기자: 작품의 제목인 ‘HOT/STUCK/DEAD’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이은희: ‘HOT/STUCK/DEAD’는 스크린 픽셀에 나타나는 결함 상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기계가 작동하려면 에너지가 계속 순환이 되어야 한다. 디스플레이 역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미세한 픽셀들이 끊임없이 전기 자극을 통해 색을 바꿔가며 빛을 발산해야 한다. 이때 변화하지 않고 정지한 부분은 기계(상품이라는 경제)에서 오류, 즉 결함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디스플레이 안에서 정상적으로 구동하지 않는 픽셀에 주목했다. 끊임없이 돌아가야 하는 경제 논리 안에서 어긋난 부품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일종의 ‘기능에 반하는 요소’인데 그게 좀 예외적인 어떤 사건으로 보였던 것 같다.

'HOT/STUCK/DEAD', Single-channel video, 20min 34sec, 2021 ⓒ이은희

학생기자: 영상은 고장 난 전광판을 고치는 작업자의 손을 비추며 시작한다. 이 사건이 방금 말한 ‘어떤 사건’으로 비쳤던 것인가?
이은희: 이전부터 기술의 오류나 그러한 상태에 관심이 많았다. 사회 속의 많은 문제들은 모든 것이 원만하게 잘 돌아갈 때가 아니라, 예기치 못한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비로소 감지하게 되는 것 같다. 2016년 일어났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역시 기계의 오작동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가 아닌가. 기술적으로 결함을 전부 예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결함 상태’를 바라보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광화문 근처를 걷다 고장 난 전광판을 수리하는 장면을 마주했을 때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스크린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 때는 이미지의 형상과 내용에만 집중했는데, 어느 순간 고장이나 구멍이 생기자 비로소 이미지가 기계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었음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결함’이 흥미롭다 생각한다. (*2016년 5월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고장을 수리하던 정비업체 직원이 사망한 사건.)

학생기자: 영상에는 흘러 다니는 액정의 이미지가 나타나거나 “A pixel that is stuck in its own place, when everything needs to be changed.”라는 문구가 등장하기도 한다. ‘영상’을 통해 ‘스크린’을 보여주는 방법에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이은희: 이미지로 구성된 매체 중에서도 특히 영상은 언어적인 것과 비언어적인 것이 공존한다. 내레이션(음성), 텍스트, 이미지 등으로 구성된 영상은 일반적으로 타임라인에 따라 정보를 설명적으로 전달한다. 하지만 언어적 논리를 따르지 않고 비논리적인 방식으로 영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스크린이라는 (기계) 매체를 보여주는 방식도 논문, 연구 등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술가로서 영상 속의 이미지를 통해 최대한 감각적으로 스크린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통하고 싶었다. 이미지 편집이나 몽타주 같은 기법을 사용해 하나의 이미지가 그다음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새로운 의미를 암시적으로 드러내듯 말이다.
보통 특정 기술에 만족하거나 완벽하다고 부르는 상태는 기술이 작동하는 내부를 인지하지 못할 때다. 휴대폰도 손에 쥐고 있을 때 이질적이지 않아야 완성된 기술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다. 일상에서 내 신체와 조금 더 밀접할수록 그 존재감을 잊게 되고, 그런 의미에서 물질적인 동시에 비물질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인지하지 못한 이면의 물질성을 드러내는 게 기술의 순기능을 넘어서는 부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학생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기술이 진보하면서 인간이 감각하는 체계에 변화가 생긴다는 부분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현대미술에서 기술의 진보가 작품을 감상하는 인간의 감각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이은희: 현대미술 자체가 기술의 발전과 병행하면서 나아가고 있다 생각한다. 현대미술을 넘어 고전적인 모더니즘 예술이나 회화 등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현대미술 자체가 기본적으로 동시대에 만연하게 퍼진 기술과 매체에 대해 고찰하며, 기술이 가지고 있었던 본래 순기능을 넘어서는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들은 회화의 시대, 사진의 시대, 조각의 시대에 관계없이 동시대에 주변의 사물들을 알아보고 사유하며 다른 지점을 제시한다. 따라서 기술의 진보는 늘 미술의 진화와 함께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정말 ‘진보’와 평행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기술의 변화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없이 새로운 매체에 대한 탐구는 꾸준히 있었다. 그래서 인간의 감각체계 자체를 기술이 바꾼다기보단 전시장에서 찾아오는 관람객이 우리가 제공하는 매체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안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영상에 대해 다루는 이 전시에서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스크린, 빔 프로젝터 등의 매체를 통해 새로운 것을 인지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게 기존 인식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거나 조금 더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HOT/STUCK/DEAD', Single-channel video, 20min 34sec, 2021 ⓒ이은희

학생기자: 지금껏 서로 다른 매체와 언어 그리고 감각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업을 선보여왔다. 예를 들어 ‘Diary Translator’(2013)에서는 책과 카세트 그리고 블로그라는 매체, 한글과 영어, 시각과 청각이 서로 교차한다면 최근 작품에서는 기술과 노동, 장애와 정상성 등으로 관심사가 옮겨가는 것 같다. 어떤 계기나 이유가 있었나?
이은희: 나의 작업은 일상적 부분에서 시작해 추상적, 거시적인 이야기로 이어진다. 일상의 경험 중 의문점이 드는 주제를 중심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이전 작업들을 할 때에는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당시 일상의 다양한 환경 중 기술에서 발생하는 언어의 엇갈림에서부터 그런 작업들이 나온 것 같다. 이후 한국에서 작업하면서 이곳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주목했다. 장애는 개인적인 일 때문이긴 하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된 주제다. 한국에서 직면한 사회적 통념, 사회적 갈등 등에 기술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쳐왔는지, 어떻게 갈등을 부추겨왔는지를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 노동, 장애의 관계들을 다루게 된 것 같다.

학생기자: ‘HOT/STUCK/DEAD’에서 LED 스크린의 죽은 픽셀이 다른 LED로 교체되어 소멸되는 장면은 인간의 노동력 역시 쉽게 대체되는 상황을 암시하는 듯했다.
이은희: 최근 사회적으로 최첨단 기술에 힘입어 4차 산업,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과 같은 용어들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물론 기술은 우리가 사는 환경과 떼려야 뗄 수 없으며 이미 환경 자체가 기술 기반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대중매체와 정책이 끊임없이 기술에서 ‘인간의 행위’를 지우려 하는 느낌을 받았다. 대중매체를 통해 인간의 노동력이 배제되고 기계가 자율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구조라고 선동하듯 말이다. 그래서 나는 특정 집단이나 방향성에 전도된 기술에 대한 이미지가 아니라 기술이 어떤 구조 속에 만들어지고 작동하는지 현실을 밝히고 싶었다. 과장이나 미화 없이 기술에 인간의 노동이 담겨 있다는 사실, 특정 기술을 면밀히 살펴보면 거기에 인간의 노동이 반드시 들어가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기술 제작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게 되었다. 카이스트 연구실에 찾아가 액정의 원리를 물은 것도 같은 의도였다.

학생기자: 최근 선보여온 ‘디딤기와 흔들기’(2021), ‘이족보행을 위한 몇 가지 전제들’(2021), ‘AHANDINACAP’(2020), ‘LONGING’ 등 일련의 작업에서는 ‘걷기’라는 행위를 다뤘다. 걷기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은희: 언급된 작업은 일반적인 걷기와 장애가 있다고 여겨지는 신체의 걷기 행위를 비교 또는 탐구하는 작업들이다.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걷기라는 게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있었고, ‘걷는다’는 행위에 굉장히 많은 사회적 함의와 이데올로기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도 직립보행의 방식에 따라 인간과 비인간이 정의되고, 걸음으로써 내가 스스로를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걷는 행위 자체가 나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정의하는 기준이 된다. 정상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독립적 몸의 상태가 있어야만 일을 할 수가 있다. 내가 원하는 전시장까지 나의 집에서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이 원만하게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걷는 행위에 내포된 의미이다. 그래서 사회에서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이 이동이라는 능력을 상실한 사람으로 여겨지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동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다수의 문제가 아닌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다. 휠체어는 장애, 비장애를 구분 짓는 대표 이미지다. 언론에서 장애 문제를 걷기와 관련짓는 사례가 많다. 가령 걷지 못했던 사람이 최첨단 로봇을 통해 벌떡 일어나 걷기 시작하는 모습을 통해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건축에서도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처럼 이동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적 부분에서 청각, 인지 장애보다 ‘걷기’에 관련된 부분이 많이 비치게 되는 듯하다. 장애라는 주제 안에서, 앞서 말한 내용을 떠올리며 모든 작업에 ‘걷기’라는 행위가 들어간 것 같다.

'Diary Translator', Mixed Media, 2013 ⓒ이은희

학생기자: 이야기를 듣다 보니 고장, 멈춤, 비효율적 요소, 결함에서 촉발된 ‘정상성’에 대한 질문이 곧 작업의 화두라는 생각이 든다.
이은희: 정상적이라는 개념 자체가 비정상성을 전제로 성립되는 조건이다. “나는 정상이야”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비정상적인 부분이 무엇인지 설명되어야 하는데, 특정 그룹이 정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비정상적 그룹이 유지되어야 하는 방식에 회의를 느꼈다. 기술은 인간 사회의 문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인간의 생각은 너무 다양해 이것을 정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기술은 사후적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추적하다 보면 인간의 사회 문제를 함께 분석할 수 있다. 기술을 통해 드러나는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들이 이상한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기술에서 드러나는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 올바름에 대한 질문이 궁극적으로 사회 문제에 대한 질문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인간의 산물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상, 비정상의 기준을 바라보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학생기자: 오프라인 전시는 끝났는지만 온라인 전시는 연말까지 진행된다. 현재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 대한 소회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이은희: 온라인 전시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해외에 나올 수 있었다. 어디 묶여 있지 않아서 좋았다. 여기에 와서도 다른 참여 작가들의 작업을 내가 원하는 때에 관람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좋다. 영상이 많은 전시를 가면 하루 안에 다 볼 수 있는 분량이 아닐 경우도 많지 않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하는 기획으로서 전시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전 작업에서 다 풀지 못했던 질문들을 토대로 다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HOT/STUCK/DEAD’를 마친 뒤에는 전자폐기물을 주제로 기술의 물질성에 관련된 작업을 올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했다. 버려지는 디스플레이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생각하며 리사이클 센터의 환경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작업이다. 이와 유사하게 물리적 기계의 결함으로 인해 무용해진 기계의 몸체를 다루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학생기자: 이전에는 기술이 작가 본인에게 사회가 규정하는 정상성과 비정상성의 범주를 확인하고 이해하는 도구였다면, 이제는 기술 자체를 면밀히 보고 싶은 건가?
이은희: 그런 것 같다. 구름 위에 둥둥 떠 있는 게 디지털적 기술이라 생각하는데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는, 한계가 없는 것이 정말로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비트코인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그래픽카드 공장들이 만들어지는데, 이 화폐를 왜 비물질적인 화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환경적인 문제 등에서도 기술의 실체를 보고 싶다.

‘이족보행을 위한 몇 가지 전제들’, 2-channel video, 10min, 2021 ⓒ이은희


▲ SPACE, 스페이스, 공간


이은희
이은희는 기술 메커니즘에 대한 탐구를 통해 인간 사회를 고찰하는 작가이다.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순수미술학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비디오아트 전문사를 마쳤다.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의 입주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현재는 교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일의 에어 프랑크푸르트 레지던시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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