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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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건축 

2021년 10월, 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엔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자, 산업계는 과한 목표라 했고, 환경단체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기후위기에 대한 경종이 연일 울리고 있으니 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나, 산업경쟁력 약화와 탄소감축 기술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접하면 이 재난에 대응하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고통스러운 여정이 예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야기한 팬데믹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을 떠올려보면, 이것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생존의 문제이며, 행동은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것도 지금 당장.

건축과 관련해 우리가 취해야 할 기후행동은 무엇인가? 「SPACE(공간)」 창간 55주년 기념호의 주제를 ‘기후재난 속 건축’으로 정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굳이 통계수치를 들먹이지 않아도 건축물은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기후재난의 주범이다. 건물을 짓고 부수면서 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동안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결국 전 생애주기를 고려한 설계와 사용자의 실천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건축가들 스스로 환경에 대한 고려를 설계의 중심에 놓기보다는 정책적 드라이브가 강한 편이었다. 정치적 고려에 따라 녹색건축, 그린빌딩, 제로에너지건축물(ZEB)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정책의 방향은 기술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무게를 두었고, 이는 친환경 인증과 같은 제도로 구체화되었다.

문제는 우리의 현실은 검증된 정답, 합의된 프로토타입이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다양한 가치가 상충하므로 여러 측면을 검토하며 대안을 만들어가야 한다. 가령, 건식·공장생산 방식이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로 정책적으로 강구조를 권장하기도 하지만, 철광석은 제련되는 과정에서 철보다 탄소를 더 많이 내뿜는다. 혹은 각종 인증을 취득하면 건축 기준을 완화해주는 인센티브 제도는 에너지 효율은 높일 수 있을지 모르나, 용적률 완화 등으로 건설총량을 늘려 결국은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수도 있다. 내집마련이 우선인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탄소저감이라는 대의(?)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반면 건물에 들어온 식물이 탄소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면, 그 효율은 다르게 측정될 수 있다.

이번 11월호 특집 ‘기후재난 속에서 건축을 묻다’는 그동안 우리가 알지만 외면했던 현실을 짚어보고 질문한다. 건축의 전 생애주기에서 매 단계마다 고려해야 할 측면을 구체적인 숫자와 함께 들여다보고, 몇몇 의미 있는 시도를 소개한다. 이 역시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단편적인 방법들부터라도 꿰어내는 것이다.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고 갈등을 조율하면서 효율적인 실천 방법을 함께 찾아나가야 한다. 이미 우리는 지속적인 발전이나 재난의 극복이 아니라, 재난 속에서 나를 포함한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논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는 뒤늦은 각성으로 이번 기획을 마무리한다.

편집장 김정은​ 

월간「SPACE(공간)」2021년 11월호(통권 648호) 목차

008  EDITORIAL

012  NEWS

030  COLUMN: SPACE (NON)FICTION 11

반복재생 되는 (유령)공간 _ 정지돈

Replayed (Haunted) Space _ Jung Jidon

033  COLUMN: EXHIBITION SPACE 11

가상현실의 전시장 _ 윤원화

A Virtual Reality Exhibition Hall _ Yoon Wonhwa

036  FEATURE

기후재난 속에서 건축을 묻다

Questions for Architecture in a Time of Climate Crisis

040  FEATURE: PROLOGUE

공동의 목표를 향하여 _ 박세미

Towards a Common Goal _ Park Semi

044  FEATURE: STEP 1 시공될 때 During Construction

046  질문1 우리는 얼마나 깊고 넓게 땅을 파고 있을까?

굴착 행위가 토양환경에 미치는 영향 _ 태성호, 현윤정

Question 1 How Deep and Wide Are We Digging?

The Effect of Excavation on Soil Environment _ Tae Sungho, Hyun Yoonjung

050  질문2 지금 사용하는 건축재료를 대체할 수 있을까?

새로운 건축재료를 탐구하다 _ 김예람

Question 2 Can We Replace the Materials Most Frequently Used by Our Building Industry?

Finding New Alternatives of Architectural Materials _ Kim Yeram

054  질문3 도시 안에서 재료 생산부터 건설까지 가능한가?

새로운 자리를 찾아가는 재료들 _ 알렉산더 쿠타마니스

Question 3 Is It Possible to Produce Materials to Build in the City?

Material Cycles and Material Depositions _ Alexander Kutamanis

058  프로젝트1 다시 상상해낸 해초 ‐ 캐서린 라르센 스튜디오

Project 1 Seaweed Thatch Reimagined ‒ Studio Kathryn Larsen

062  프로젝트2 테클라 ‐ 마리오 쿠치넬라 아키텍츠

Project 2 TECLA ‒ Mario Cucinella Architects

066  프로젝트3 UMAR ‐ 베르너 소벡 + 더크 헤벨 + 펠릭스 하이즐

Project 3 UMAR ‒ Werner Sobek + Dirk E. Hebel + Felix Heisel

072  FEATURE: STEP 2 운영되고 유지될 때 During Operation and Maintenance

074  질문1 쾌적한 열환경을 위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가?

열환경을 조절하는 다양한 방법들 _ 방유경

Question 1 How Much Carbon is Emitted in a Comfortable Thermal Environment?

Diverse Methods to Control the Thermal Environment _ Bang Yukyung

078  질문2 친환경 인증제도라는 댐은 잘 작동하고 있는가?

건축, 인증제도와의 동행과 이면 _ 이아영

Question 2 Is a Dam That Is in a Green Building Certification System Working Properly?

Architecture, Accompaniments and Behind the Certification System _ Lee Ahyoung

082  질문3 건물 내 식물은 도시의 허파가 될 수 있는가?

기후위기와 건축물 녹화의 역할 _ 김진수

Question 2 Is a Dam That Is in a Green Building Certification System Working Properly?

Climate Crisis and Role of Greening in Buildings _ Kim Jinsoo

086  프로젝트1 보스코 베르티칼레 ‐ 보에리 스튜디오

Project 1 Bosco Verticale ‒ Boeri Studio

090  프로젝트2 비트.바이오.봇 ‐ 에코로직스튜디오

Project 2 BIT.BIO.BOT ‒ ecoLogicStudio

094  프로젝트3 인간에서 자연으로 ‐ EFFEKT

Project 3 Ego to Eco ‒ EFFEKT

100  FEATURE: STEP 3 철거되고 해체될 때 During Demolition

102  질문1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데에는 어떤 책임이 따르는가?

기후위기, 건축, 윤리 _ 송률, 크리스티안 슈바이처

Question 1 What Responsibility Does It Take to Demolish a Building and Build a New One?

Climate Crisis / Architecture / Ethics _ Ryul Song, Christian Schweitzer

106  질문2 그 많은 건설폐기물은 어디로 가는가?

건축의 끝, 다시 부분이 되거나 영영 폐기되거나 _ 최은화

Question 2 Where Does All the Construction Waste Go?

The End of Architecture, Be in Part Again or Disposed Forever _ Choi Eunhwa

110  질문3 한국은 자재의 순환을 어떻게 뒷받침하고 있는가?

기후변화와 안전에 대응하는 자원순환형 해체 _ 김효진

Question 3 How Does Korea Support the Circulation of Materials?

Resource-Circular Demolition in Response to Climate Change and Safety _ Kim Hyojin

114  프로젝트1 스마트 트리 ‐ 알베르토 가르시아 마린 + 후안 마누엘 산체스 라 치카

Project 1 Smart Tree ‒ Alberto García Marín + Juan Manuel Sánchez La Chica

118  프로젝트2 로블로리 하우스 ‐ 키에란팀버레이크

Project 2 Loblolly House ‒ KieranTimberlake

122  프로젝트3 530 드웰링 트랜스포메이션 ‐ 라카통&바살 + 프레데릭 드루오 아키텍처 + 크리스토프 허틴 아키텍처

Project 3 Transformation of 530 dwellings ‒ Lacaton & Vassal + Frédéric Druot Architecture + Christophe Hutin Architecture

128  SERIES: DIALOGUE WITH ARCHITECTS FROM SOUTHEAST ASIA 11

대만 4세대 건축가의 특질: 쉔 팅 쳉 아키텍츠 _ 쉔 팅 쳉 × 박창현

The Changes Surfacing in the Fourth Generation in Taiwanese Architecture:

Shen Ting Tseng Architects _ Shen Ting Tseng × Park Changhyun

136  SERIES: RE-VISIT SPACE 11

잘 알지도 못하면서: 조성렬의 한남동 송씨댁 _ 서재원

As If You Know It All: The Residence of Mr. Song by Cho Sung-Lyul _ Suh Jaewon​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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