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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칼코마니처럼 카피된 지구: 어스2

김예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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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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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부지를 1,200만 원 남짓에 구입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현실 세계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가상부동산 거래소 ‘어스2’에서는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어스2는 2020년 11월 호주 출신의 개발자 셰인 아이작이 지구의 모습을 그대로 본따서 만든 디지털 환경이자 가상부동산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는 ‘E$’라는 화폐가 통용되고 있으며, 이용자는 10×10m 크기로 구획된 토지(타일)를 최대 750개까지 구매할 수 있다. 1인당 소유 가능한 토지가 약 2만 2,700평인 셈이다. 현실에서 인기 있는 땅은 디지털 지구에서도 높은 상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수년간 개발 논의가 진행 중인 용산 미군기지 일대는 이미 어스2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사용자에 의해 매입됐다. 7월 14일 기준으로, 어스2에서 거래되고 있는 토지의 총 자산 가치는 약 2,146억 원이다. 그중 한국의 비중은 미국 다음으로 크고, 그 액수도 약 205억 원에 달할 정도로 상당하다. 현실이 아닌 가상으로 존재하지만 그 공간을 활용함으로써 창출될 수 있는 가치가 높다고 평가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투자자들이 이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디지털 환경으로 복제된 지구는 5조 개의 타일로 분할됐는데, 그 타일의 희소성이 현재 상황에서는 토지 가격의 등락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마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처럼 말이다. 이러한 우려를 인식해서인지 어스2 운영사는 지난 4월에 동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영상은 토지 소유권을 사고파는 단계를 넘어, 자원을 채취하고 건물을 짓는 등의 행위가 가능한 메타버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현실 세계의 산업구조를 가상환경에서 단계적으로 구축하면서 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워나가겠다는 운영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가상부동산의 거래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발을 디딜 수도 없는 땅을 사고파는 일은 아직까지는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우리는 비슷한 서비스의 등장을 이미 경험한 적이 있다. 바로 인터넷이다. 오늘날에는 도메인 비용을 지불하고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일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인터넷 도입 초기에는 그런 행위가 생소하게 인식됐다. 지금 어스2의 이용자는 이러한 과거를 떠올려 제2의 인터넷이 도래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한 이들이 나중에는 가상건축물의 설계를 의뢰하는 클라이언트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글 김예람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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