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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 공간의 새로운 문법] 펜디: 의도된 이탈

최무규
자료제공
펜디
진행
김예람 기자
background

펜디 2021 S/S 쿠튀르

- 날짜 2021. 1. 27.

- 장소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킴 존스

- 세트 디자인 및 쇼 프로덕션 뷔로 베타크 

 

 


 

 






​의도된 이탈

펜디의 2021 S/S 쿠튀르의 디지털 쇼(파트 1)는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1928) 낭송으로 시작을 알린다. 이 쇼에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상징들이 자유분방하고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풍요로운 포석들은 마치 한 방향의 바람이 풀밭을 지나듯 부드러운 궤적을 그리며, 컬렉션으로 이어진 영감의 성취를 뒷받침하고 있다. 처음 등장하는 모델의 손에 들린 책 모양의 작은 손가방은 곧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책으로 이어진다. 성별 구분이 모호한 주인공의 시간여행을 다룬 소설처럼, 펜디의 컬렉션도 모든 성을 같은 위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런웨이를 지나 모델들이 도달하는 유리로 둘러싸인 방은 위에서 보았을 때 펜디(FENDI)의 로고인 F 모양을 하고 있으며, 그 방은 작은 정원과 특정 패턴의 대리석 바닥으로 장식되어 있다.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에서 차용한 이 바닥 장식은 버지니아 미술관 울프의 언니이자 블룸즈버리 그룹의 동료였던 바네사 벨이 그림을 그리던 장소를 상기시키면서, 로마 태생의 패션 브랜드가 컬렉션의 디자이너로 영국인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인지하게 만든다.

펜디의 디지털 패션쇼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같은 무대 공간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파트 2)가 하나 더 존재한다는 것이다. 쇼의 기획자인 알렉산더 드 베탁은 하나의 쇼를 두 개의 영상으로 나누는 방법으로 무대를 달리 보여주고 있다. 첫 영상에서는 전통적인 패션쇼를 충실히 구현하는 런웨이로 보여졌다면, 두 번째 영상에서는 다양한 상징이 장식의 기능을 넘어 서사를 구성하는 장으로 그려졌다. 그러면서도 두 영상 모두에서 버드아이뷰로 무대 전체를 조망하는 장면이었다. 여기서 이 시선은 쇼의 목적인 컬렉션을 관찰하는 기능에서 이탈하여 쇼 너머로 확장되는 펜디의 세계관을 무한히 반복되는 로고를 통해 잘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글 최무규 / 진행 김예람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최무규
최무규는 건축가이자 설치미술 작가로 2014년 문래동에 건축사사무소 에스에프랩을 설립하여 공간과 형태를 주제로 다양한 영역과 매체를 넘나드는 실험을 거듭해가고 있다. ‘만들 수 없다면 그릴 수 없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설계와 시공의 확장된 경계를 고민하는 그의 목표는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기술-디자인-공예가 하나가 되는 건축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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