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age courtesy of OMA / ©Agostino Os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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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2021 F/W 남성복 패션쇼: ‘파서블 필링’
- 날짜 2021. 1. 17.
- 장소 이탈리아 밀라노 폰다치오네 프라다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우치아 프라다, 라프 시몬스
- 세트 디자인 AMO + 렘 콜하스
- 디자인 담당 줄리오 마르게리, 알렉스 틴티, 지아다 후안
저항할 수 없는 종합
렘 콜하스는 도시의 이질성과 불연속성을 탐구해왔다. 그는 『광기의 뉴욕』(1978)에서 밝혔듯, 이질적인 프로그램들이 중첩된 불연속적 마천루인 다운타운 운동 클럽에 매료됐고, 라 빌레트 공원 계획안(1982)에서는 수직적 층을 수평적 띠로 전환하여 병치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한 이번 온라인 패션쇼의 설계도 이런 개념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AMO가 계획한 프라다 패션쇼는 ‘시간의 경과’와 ‘끝없는 경로’라는 주제로 우리가 경험하는 다양한 이질적 순간들을 일깨운다.
전통적 패션쇼가 하나의 동질적 배경인 반면, 이번 쇼는 각기 다른 방들의 종합이다. 모델들은 이 불연속적이고 이질적인 공간들을 유연하게 가로지르며 의상을 보여준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의상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오프라인 패션쇼에서는 만들 수 없던 다양한 배경 효과다. 각 방들은 대리석, 레진, 석고, 모피의 이질적 텍스처를 과장되게 확대한 스케일링 기법으로 제작되어 디지털 환경에서 전달하기 어려운 촉각을 자극한다. 방의 형태는 원형, 사각형, 팔각형으로 다 다르다. 이런 방들의 조합으로 다양한 환경과 시간을 재현한다. 원형은 판테온, 사각형은 블레우테리온, 팔각형은 성 비탈레 성당으로 세 가지 평면은 건축사에 등장하는 가장 기본적 평면이다. 방들을 결합해서 공간을 만드는 방식은 건축사만큼 오래된 것이고, 아돌프 로스의 ‘라움플란’의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콜하스는 『광기의 뉴욕』에서 맨해튼 마천루들의 이질적인 프로그램들을 중첩해서 종합하는 것을 ‘저항할 수 없는 종합’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라움플란의 개념과 맨해튼 마천루의 계보를 따라 이질적인 방들을 종합하고, 동시에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적 산책의 계보하에서 흘러가는 연속적인 동선을 만든다. 건축적 산책과 방의 평면 종합이 콜하스 공간의 중요한 특징이다. 콜하스는 이런 역설적 종합을 이번 패션쇼에서도 그대로 사용한다. 쿤스트할(1992), 카사 다 무지카(2005) 등 이전 프로젝트에서 각 방들이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재료로 둘러싸여 있고 사람들은 그런 방들을 가로지르는데, 이번 패션쇼도 이와 같은 맥락에 있다.
카메라의 움직임과 영상의 편집에서도 연속적 리듬과 이질적 파격이 공존한다. 카메라는 모델의 동선을 따라가는 듯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물러서거나 다가가고, 옷의 일부분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이 삽입되기도 한다. 규칙적인 리듬이 일정한 속도의 워킹을 표현하는 반면, 불규칙적 비트는 중간에 삽입되는 워킹과는 무관한 춤추는 장면과 동기화되면서 옷에 대한 풍부한 움직임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이런 클로즈업이나 이질적 움직임의 삽입은 기존의 패션쇼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다. (글 장용순 / 진행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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