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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어반 라운지를 꿈꾸다: DDP 살림터

자료제공
서울디자인재단, DDP(별도표기 외)
진행
김예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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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라운지 ‘D-숲’을 시작으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살림터가 공간 변화와 함께 시민들이 즐길 만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DDP를 시민들의 일상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를 총괄한 최경란, 그 일환으로 시민 친화형 공간을 설계한 전숙희로부터 DDP 살림터가 공공 공간으로서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전숙희 와이즈건축 대표 × 김예람 기자

 

 

 

김예람(김): 2014년 3월에 개관한 DDP는 비정형으로 디자인된 대형 랜드마크로, 그 안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아왔다. 이 복합문화공간이 문을 연 지 만 7년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서울디자인재단은 이곳을 어떻게 활용해왔는가? 

최경란(최):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는 해마다 1,000만 명이 찾는 명소다. 이러한 결과에는 개관 초기, DDP를 재정자립형 모델로 만든다는 미션이 숨어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간을 임대, 대관 중심으로 운영했다. 개관한 지 5년이 지나고 모델이 안정화됐을 때, 재단은 DDP를 활용한 디자인 문화 확산과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약 200m 길이의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 축제 ‘서울라이트’, 국내 최초의 공립 디자인 미술관인 ‘DDP디자인뮤지엄’ 등이 모두 이러한 계획에서 만들어졌다.

 

김: 최근 DDP 살림터 1층에 시민라운지인 ‘D-숲’을 오픈했다. 이 공간이 어떻게 사용되기를 바라는가?

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DDP는 광장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외부 광장은 이 장소의 오랜 역사를 보존하고 동대문 일대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됐는데, 재단은 직영 공간을 확대하여 광장의 기능과 공공성을 건물 내부까지 들여오고자 했다. 힘든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양한 디자인 콘텐츠를 경험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이렇게 DDP 살림터가 영감을 주는 사색의 공간으로 인식되다 보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건물 전체를 둘러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모습을 기대하며 건물 2층을 디자이너와 디자인 기업을 위한 네트워크의 장으로, 3층을 유니버설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김: D-숲은 모든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열린 공간이다. 숲을 테마로 공간을 디자인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전숙희(전): 원래 이곳은 상시 개방된 라이브러리로 계획되었으나 시민들이 머물기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던 공간이었다. D-숲은 이런 부분을 해소하여 공간을 본래의 목적에 맞게 운영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도심 속 공원으로 계획된 DDP는 낮은 유선형 지붕으로 디자인되어 동대문 일대에서 입체적인 공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런 맥락에서 살림터 1층에 숲을 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실내는 자연광이 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자연 조경의 면적을 조절하고, 전체 라운지를 숲을 연상케 하는 잔디와 나무 모양의 조형물로 구성했다. 

 

김: 이미 구축이 완료된 공간에 라운지를 조성할 때 어떠한 부분을 특히 신경 썼는가? 

전: D-숲의 조형 언어는 DDP의 유동적인 형태에서 기인했다. 파라메트릭 기법으로 설계된 이 건물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삼각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ㅅ자 모양으로 생긴 D-숲의 중층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브리지인 동시에 건물의 상징이기도 하다. D-숲이 자리 잡은 이곳은 공공건축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대공간이다. 천장은 2층 높이까지 열려 있을 정도로 층고가 높고, 바닥과 벽은 모두 다른 각도로 기울어져 있다. 설계를 맡은 이후 이곳에 자주 방문하여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잠시 머물다가 금세 자리를 뜬다는 것을 알았다. 그마저도 ㅅ자형 브리지 아래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넓은 공간이 지닌 개방성 때문에 시민들이 공간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이었다.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드는 개념을 구상했고, 마치 외부에 휴게 공간을 만들 듯 미디어 트리를 심고, 그 옆에 기대거나 누울 수 있는 벤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특히 잘 사용하는 브리지 아래에는 벤치와 책상, 화분을 결합한 플랜테리어 공간을 조성했다.

 

김: 곳곳에 설치된 ‘미디어 트리’에는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 디스플레이가 부착되어 있다. 마치 나무를 거꾸로 뒤집어놓은 듯한 모습인데, 이러한 형태로 디자인된 이유는 무엇인가?

전: 미디어 트리는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미디어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조형물이다. 층고가 높은 공간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매체의 높이와 각도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어야 했기에 입체적인 형태로 설계했다. 이 삼각뿔 모양의 조형물은 삼각형 네 개를 결합한 형태로 만들어져,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시민들에게 여러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광물질과 아크릴 수지를 섞은 용액을 몰드에 부었던 데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다. 같은 크기와 형태의 몰드를 만들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형태적 원인을 놓고 보면 D-숲에 세워진 뾰족한 나무들은 모두 자매 나무인 셈이다.​  

 

 






ⓒ박영채


 

 

김: 공간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이곳에서 어떠한 프로그램이 열릴지 궁금해진다.

최: 지난 10월에 열린 공연 ‘우먼 인 D-숲 클래식’이 앞으로 이곳에서 열릴 프로그램의 방향을 잘 보여준다. 팬데믹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문화적 충전이 시민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음악 감상회를 기획했다. DDP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므로, 여러 기관과 협력하여 다양한 장르를 융합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한다. 

 

김: D-숲 옆에는 디자인·공예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집매장 ‘DDP 디자인 스토어’가 있다. 이 공간은 어떠한 기능을 담고 있는가?

최: DDP 디자인 스토어는 서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 제품을 소개하는 곳으로, 공간을 구상할 때 서울에 온 외국인을 주요 방문자로 삼았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서울의 전통문화와 생활문화를 반영한 공예품, 디자인 제품을 구매하여 일상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한국의 공예 디자인을 대표하는 작가, 디자이너와 협업하여 디자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청년 디자이너에게 맞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동대문 지역의 활기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DDP가 공공장소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전: 앞으로 도시환경에도 본격적으로 대면과 비대면의 공존이 요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DDP는 다양한 규모의 실내 공간을 갖추면서 각종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좋은 어반 라운지(Urban Lounge) 역할을 할 것 같다. 최근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 상당히 진화된 비대면 소통 방식을 학습하고 있는데, 미디어 디스플레이를 적극 도입한 D-숲이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김: 서울디자인재단은 DDP를 일상 속 디자인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앞으로는 어떠한 계획을 통해 그 목표에 다가가고자 하는지 듣고 싶다.

최: 현재 국내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와 전문가가 협업하여 미래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이어가는 중이며, 그 안에서 DDP는 더 나은 디자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디자인 생태계의 다양성을 마련하기 위해 3월에는 여성 관련 디자인을 다루는 전시 〈우먼 인 디자인: 더 나은 일상을 향하여〉를 개최하고, 웹사이트 ‘DDP에듀온’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교육, 전시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DDP디자인비엔날레’를 기획하여 디자인 산업계를 지원하고 동대문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런 방향 속에서 계획을 실행하다 보면 DDP는 국내 크리에이티브의 산실이자 아시아의 디자인을 선도하는 메카, 세계적인 디자인 비즈니스의 장으로 발돋움할 것이라 생각한다.

 

  


최경란
최경란은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및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이며, 2018년부터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2011년 트리엔날레 밀라노 디자인 뮤지엄에서 한국 디자인 전시를 최초로 기획했으며, 2019년에는 한-이 양국 간의 문화 교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탈리아 친선훈장과 기사 칭호를 받았다. 이외에도 2015 프랑스 생테티엔 디자인 비엔날레의 큐레이터, 2010 서울디자인한마당과 201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총감독, 세계디자인정책포럼 2013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전숙희
전숙희는 1998년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수학하였다. 이로재, 과스메이 시겔 건축사무소 뉴욕에서 실무를 하고, 2008년부터 장영철과 함께 와이즈건축을 운영하고 있다. 와이즈건축은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여러 집단과 연계되어 건축 놀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2011년에 대한민국 젊은건축가상을, 2012년과 2015년에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과 ‘어둠 속의 대화’로 서울시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하였고, 2015년 코리아 디자인 어워드 공간대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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