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더 도쿄 토일릿

사진
사토시 나가레
자료제공
일본재단
진행
최은화 기자

지난 8월 5일, 일본 시부야의 한 공원에 외벽이 색유리인 공중화장실이 생겼다. 이어서 남녀 구분이 없는 화장실, 놀이터 시설처럼 외관이 독특한 화장실 등 각양각색의 공중화장실이 시부야 곳곳에 들어섰다.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배경으로 추진된 ‘더 도쿄 토일릿’ 프로젝트는 “어둡고, 더럽고, 냄새나고, 무섭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공중화장실 공간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일본재단에게 모두를 위한, 공공을 위한 화장실에 대해 물었다.

  

히가시 산초메에 위치한 화장실 / 타무라 나오 설계

 

에비수 공원 화장실 / ​카타야마 마사미치 설계​

 

인터뷰 우에키 미호코 일본재단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 최은화 기자 

 

최은화(최): 더 도쿄 토일릿 프로젝트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우에키 미호코(우에키):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심지어 공중화장실도 위생 기준이 높다. 하지만 공중화장실은 어둡고, 더럽고, 냄새나고, 무섭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러한 오명을 벗고자, 일본재단(The Nippon Foundation)은 공중화장실 개선사업을 결정했다. 일본재단은 ‘공헌하는 삶(Live to Contribute)’, ‘삶의 이유(IN THE CAUSE OF LIFE)’,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A FUTURE FOR YOUTH)’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하여 장애인, 재해 피해자, 어린이 등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해왔다. 앞선 활동과 마찬가지로 더 도쿄 토일릿에서는 공중화장실이 진정으로 ‘공공’을 위한 것인지를 되짚어보고자 했다. 2018년 10월 일본재단과 시부야 구가 계약을 맺으며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최: 이번 프로젝트에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협업한다. 누가 참여하는가? 각각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에키: 일본재단은 프로젝트 기획, 펀딩, 관리 등을 맡고 시부야 구는 인허가와 주민 설명회를 담당한다. 다이와 하우스 주식회사는 시공을 하고, 토토 사는 화장실 시설과 공간 레이아웃에 관한 조언을 한다. 16명의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은 저마다 화장실을 디자인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재단, 시부야 구, 시부야 관광 협회가 함께 화장실 유지관리에 참여한다.

 

최: 이번 경우처럼 큰 규모의 도시환경 개선사업을 할 때는 그 배경에 국가적 행사가 있기도 하다. 비록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연기됐지만, 처음 계획 당시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과 관련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우에키: 일본 정부가 2020년 올림픽 유치를 성공했을 때 ‘손님을 극진히 모신다’는 뜻의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라는 단어가 일본접객 문화의 상징으로 여러 차례 소개됐다. 하지만 공중화장실을 살펴 보니 성별, 나이, 장애 유무에 따라 일부 사용자들의 접근을 막는 화장실이 많았다.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며 해외에서 오는 손님들에게 일본의 응접 문화로서 ‘오모테나시’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은 더 도쿄 토일릿을 시작하게 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일본에서는 종종 화장실을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담아내는 곳으로 여길 때가 있다. 이는 화장실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 더 도쿄 토일릿은 도쿄 시부야의 17곳에 화장실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부지는 어떻게 선정되었나?

우에키: 위치와 관련해서 일본재단은 시부야 구와 논의를 거쳤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17개 화장실들을 리노베이션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의 화장실 중에는 양변기가 아닌 와식인 경우도 있었는데, 노년층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이용할 수가 없다. 요즘에는 쇼핑몰에만 가도 누구나 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는데 말이다.

 

 

니시하라 이초메 공원 화장실 / 사카쿠라 다케노스케 설계​

 

 

최: ‘모두를 위한 화장실’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가 필수적일까?

우에키: 우리는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에게 각 공중화장실에 있는 한 칸만큼은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고, 인공 배설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루 위생시설이 갖춰져 있도록 했다. 또한 아기 의자와 기저귀 테이블 등도 갖추도록 했다. 모두를 위한 화장실이라는 것은, 소수자 중 레즈비언・게이・트랜스젠더・바이섹슈얼・퀴어(LGTBQ+)를 고려한 화장실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계획했다. 나이와 장애의 유무 또한 마찬가지다. 노인, 영유아, 어린이, 장애인도 고려했다. 이렇듯 화장실에 대한 기준을 제정하고자 계획 중이다.

 

최: 16명의 건축가와 디자이너에게 구체적으로 요청한 것은 무엇인가?

우에키: 크게 세 가지를 요청했다. 첫 번째로는 공공을 위한 화장실인 만큼 공공건물표준을 지키는 것, 두 번째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한 화장실 한 칸은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것, 세 번째로는 위생 도기 관련 전문 업체 토토 사의 감리를 받을 것이었다. 

 

최: 개별 프로젝트를 하나씩 살펴 보자. 우선 반 시게루가 요요기 후카마치 미니공원과 하루노 오가와 커뮤니티 공원에 설계한 두 화장실 프로젝트의 콘셉트는 ‘모호한 공간’이다. 외벽은 특수 제작된 유리로, 화장실이 비어있을 때는 투명하지만 화장실 문이 잠기고 누군가가 안에 있을 시에는 불투명하게 바뀐다. 안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리는 ‘안전의 시각화’와 인간의 당연한 본성 중 하나인 ‘프라이버시’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려 했는지 묻고 싶다.

우에키: 이 두 개의 화장실은 어른과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원에 위치한다. 화장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내부가 투명하게 들여다보여서 화장실 내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잠그면 벽이 불투명하게 바뀌며 개인적 공간으로 바뀐다. 따라서 사용되지 않을 때 유리가 투명하게 됨으로써 안전이 지켜지고, 동시에 문이 잠겼을 때 유리가 불투명해져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도록 했다. 

 

최: 사카쿠라 다케노스케가 작업한 니시하라 이초메 공원 화장실에는 남녀공용 화장실 세 칸이 나란히 있다.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을 공간으로 구분 짓지 않았다.

우에키: 사카쿠라는 세 칸의 화장실 모두 남녀평등한 공간으로 설계했다. 이는 줄 서는 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화장실 대기 시간이 더 긴데, 니시하라 이초메 공원에 있는 화장실은 모든 화장실 칸이 남녀공용이라 여성들이 기다리느라 할애하는 시간이 남성과 비슷하다. 남녀공용 화장실은 또한 LGBTQ+에 대한 여전한 사회적 편견, 그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한 남녀공용 화장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한 결과이기도 하다. 세 칸의 화장실을 모두 성별을 불문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LGBTQ+가 보다 편안하게 공중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랐다.

 

최: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진구도리 공원 화장실 프로젝트에서는 ‘모두의 화장실’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어떤 사람들이 혹은 어떤 관계들이 이 ‘모두’에 속하는가?

우에키: ‘모두’에는 남성, 여성, 신체가 불편한 사람,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 배변 활동을 인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사람들 등을 포함한다. 이 ‘모두의 화장실’이라는 개념 안에, 이 모든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 갖추어져있어 모두가 공중화장실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어린이 의자를 여성 화장실뿐만 아니라 남성 화장실에도 설치하는 식이다. 

 

최: 마키 후미히코의 에비수 이스트 공원 화장실은 ‘문어공원’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주로 뛰노는 공원에 위치한다. 건축가는 화장실이 “공중화장실로 기능할 뿐 아니라 휴게 공간을 구비한 공원 파빌리온의 역할을 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이러한 바람이 어떻게 공간에 적용됐나?

우에키: 이곳은 어린이부터 출퇴근을 하는 보행자까지 다양한 사용자들을 고려해 계획됐다. 건축가는 다양한 사용자들이 시설 전반에서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도록 탈중앙화된 평면 구성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다양한 높낮이로 이루어진 지붕을 이용해 환기와 채광이 잘 되도록 했다. 화장실 시설 자체를 놀이터 시설처럼 독특한 외관으로 디자인해 밝고 깨끗한 환경으로 조성되도록 했다. 

 

최: 더 도쿄 토일릿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우에키: 일본재단은 내년 중으로 10개의 화장실을 완공하고, 2022년 3월까지 관리 유지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가 사람들이 공중화장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이번 프로젝트가 롤모델이 되어 다른 도시에 아이디어가 전파되기를 바란다. 

 


 

요요기 후카마치 미니 공원 화장실 / 반 시게루 설계​

 


우에키 미호코
우에키 미호코는 일본재단의 사회혁신팀에 소속된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더 도쿄 토일릿 프로젝트의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