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SPACE 학생기자] No.635 2020년 10월호 리뷰

16기 SPACE 학생기자
진행
최은화 기자

 



 

공동(체)주택의 가치

글 심종은(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현재 대한민국은 ‘집이 어떤가’에 대한 물음보다 ‘집이 얼만가’에 대한 물음이 우선되고 있는 사회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주택을 설계하는 건축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박창현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써드플레이스 홍은2에서 그는 복도의 폭을 넓히고 거실, 화단, 텃밭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계획했다. 각 세대는 층별로 기능이 다른 공용공간에 자연스럽게 섞이고 연결되도록 했다. 이 주택에서 재미있는 점은 공동주택에서 흔하지 않게 세대별, 층별로 평면과 층고가 다르다는 점이다. 건축가는 이를 커뮤니티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개별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써드플레이스 홍은 1은 외부와 접하는 계단과 복도에 벽을 덜어내어 외부화된 공용공간이 특징이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공용공간이 사회적 관계의 중심이 되고 여러 활동들을 포용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확산되며 공동체의 가치를 많이 잊어가고 있다. 위의 소개된 공동주택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지금은 처음 의도대로 100% 사용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여유로운 공용공간의 계획으로 적정한 거리두기가 가능하게 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 

 

 

느슨한 연대를 유도하는 주택

글 유아림(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이른바 ‘집장사’들이 만든 한국 주택의 풍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끊이지 않는 듯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으로 집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외출 자체를 자제해야만 하는 지금, 자고, 공부하고, 일하는 모든 활동을 수용하기에는 벅찬 공간에서 생활하며 우울함과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에이라운드건축은 다가구주택들의 공용 공간을 통해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들은 실내와 실외 공간, 프로그램 모두의 측면에서 이웃간의 교류를 유도한다. 여기서, 박창현이 지향하는 공동체는 끈끈한 연결을 바탕으로 하기보다는 우연한 마주침을 통해 자연스러운 안정을 제공하는 관계처럼 보인다. 도로와 연결되는 널찍한 외부계단, 이웃들이 가꾸는 식물을 볼 수 있는 텃밭이 있는 복도 등은 자연스러운 마주침을 만들 수 있는 공간적 배경이 된다. 

비평 ‘피터팬, 만감’에서 서재원은 “소통의 시도가 결국 사용자에 의해 모호하게 판가름 난다”고 말하며 개인 공간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공용 공간의 활용성을 지적한다. 그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계단, 복도와 같은 공용공간에서 이웃의 흔적을 느낄 수 장치들을 마련하는 작업은 주민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가구주택에서 개인과 공용 공간을 조율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박창현이 지향하는 느슨한 연대의 형성은 우리가 놓치지 않아야 할 부분인 것 같다.

 

 ​ 



개인 주거 공간과 공용 공간의 관계 

서아현(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주거 공간의 형식 변화로 인해 동네 사람들 간의 관계는 과거와 달라졌다. 과거에는 길, 마당과 함께 자연스럽게 있었던 공간들이 이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박창현의 글에서 주택을 거주자의 삶의 질이 아닌 사회자본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 이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인 것 같다. 써드플레이스 홍은에서 1층과 세대와 세대사이에 여러 프로그램의 공용공간을 두어 거주민의 소통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하나의 소통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에 익숙해지고 집에서의 프라이버시를 중요한다. 잘 모르는 이웃이​내 집 앞 공용공간에 와서 시간을 보낸다는 일은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할 것이다. 앞으로 주거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 모르겠지만 과거와는 달리 개개인의 사적인 공간을 확실히 보호하면서 주민들간의 연결을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사람들∩사람 

장은영(세종대학교 건축학과)

 

박창현은 과거엔 골목이나 좁은 길들에 의해 집들이 연결되어 있어 사람들끼리도 연결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주거 형식이 아파트로 변하면서 삶의 형식도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공간으로 인해 삶의 형식이 바뀐 것인지, 공간이 바뀐 삶의 형식에 뒤처진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지금도 아파트에 사는 노년층들은 삼삼오오 정자에 모여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구축하지만, 다세대·다가구 주택에 사는 청년층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공간이 침범 당하는 느낌에 이웃간 접촉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에드워드 홀의 심리적 경계를 고려하여 공간으로써 그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개인 집에서 필요한 것 중 일부를 공동 영역으로 빼내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자연스러운 커뮤니티를 생성하는 부분이 좋았다. 이 부분에서는 중국 샤오미의 투자를 받는 유플러스(YOU+)와 강남의 트리하우스가 떠오르며 근미래의 다가올 공유주거의 모습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공용 공간에서의 장치들이 기능하지 않을 때 어떤 가능성을 갖게 되는지에 관한 실험은 벌써부터 결과가 기대된다.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방식을 제안하는 일은 건축가의 책임”이라는 박창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주택 프로젝트에서 건축가가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은 어디까지 일까? 건축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클래식에는 이유가 있다.

글 김재희(단국대학교 건축학과)

 

건축의 경계는 과연 어디까지인지 늘 궁금하다. 건축은 설치미술, 무대, 가구, 인테리어, 회화 등 여러 분야들과 얽히고 순환한다. 건축과 건축이 아닌 것의 경계는 무엇일까. 에로시스는 이러한 영역 간의 경계,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다. 여러 분야의 경계를 오가며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연결점을 만드는 토대를 제공한다. 

이번 인터뷰에서 흥미로웠던 내용은 텍스트가 유동적인 매체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내가 지금 쓰는 글이나 누군가에 의해 예전에 쓰인 글이나 과거와 현재에 바뀌고 여러 버전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울 뿐더러 이들은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또 하나의 기록으로써 남기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전의 것을 가져오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면서 기록의 경계 또한 허문다. 

"좋은 텍스트에 담긴 유의미한 메시지는 시공간을 초월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안성주의 말은 모든 분야를 통관한다. 시대에는 반복되는 트렌드가 있고 이들은 언제나 클래식과 맞닿아 있다. 역사의 순행과 역행이 진행하면서도 부동인 것들은 늘 존재한다. 클래식에는 이유는 있다.​ 

 ​ 

 

건축, 아카이빙 그리고 큐레이션

안서경(경희대학교 건축학과)

 

한국에서 건축은 아직까지 대중문화로서 소비되지 않는다. 음악, 영화, 요리처럼 일상 속에서 꾸준히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 건축에 대한 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안내해주는 일은 앞으로 내가 해나가고 싶은 일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이번 에로시스의 인터뷰에 눈이 갔다.

나는 이번 인터뷰를 읽고, 바로 『매뉴스크립트』를 구입하고 ‘제너럴리스트’를 구독했다. 예술이든 건축이든 간에 그것의 탄생만큼이나, 시간이 지나며 계속해서 재생산되고 새로운 세대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다뤄지고 쓰여지는 것이 진정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들과 그 속의 개념들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아카이빙과 큐레이팅이야말로 이들을 계속해서 살아있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