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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학생기자] No.636 2020년 11월호 리뷰

16기 SPACE 학생기자
진행
최은화 기자

 



 

 

모두가 사용할 수 있어도, 개인공간

장은영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반 시게루는 ‘모호한 공간’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공중화장실 외벽이 특수 유리로 만들어진 공간을 구현했다. 화장실이 비어있을 때는 투명하지만 문이 잠기면 불투명하게 바뀌는 유리를 이용해 ‘안전의 시각화’와 ‘프라이버시’ 사이의 균형을 맞췄다고 일본재단은 답했지만, 과연 정말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만약 내가 사용한다면 물리적으로는 안전하다는 것을 인지하겠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의 외벽이 유리라는 사실로 인해 심리적으로는 불안할 것 같다. 또 반대로 안에 사람이 있다는 걸 외부인이 알게 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공공건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바란다”며 반 시게루는 실험적인 시도를 했으나 이것이 과연 공중화장실의 기능을 제대로 할지, 사람들이 자주 사용할지 궁금하다. 만약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공중화장실이라면 그것은 공공건물이 아니라 화장실 모양의 파빌리온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이런 공공건물의 인식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곧 공공건축이 가지는 의의를 실현한다고도 볼 수 있고, 다른 의견을 주장하더라도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 공공건축의 발전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공중화장실에 대한 재정의

유아림(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이 프로젝트는 공중화장실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과 어린이, 노인과 성 소수자까지 우리 주변의 소수자들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데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파악한다. 이를 토대로 성 평등 화장실이나 인공 배설관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루 위생시설을 마련하는 등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해 나간다. 단순히 외적으로 색다른 모습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 시설 속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모두를 위한’이라는 수식어는 자주 ‘아무도 위하지 못한다’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읽히며, 이 화장실들 역시 이러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여성이 늦은 밤 마음 편히 남녀공용 화장실에 혼자 들어갈 수 있을까? 남성 화장실에 어린이 의자를 설치한다고 해서 여성의 양육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까? 더 도쿄 토일릿 역시 ‘멀고 희미한 가능성을 헤아리는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희미함 속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공공공간에서의 안전함을 제공받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는 이 프로젝트를 응원하게 된다. 

 

 


 

변하는 공공성, 변하는 공간

이화연(국민대학교 회화과/공간디자인학과)

 

퀴어인 친구와 공중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옷 매무새를 다듬고 있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같이 화장실을 쓰던 이용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친구에게 “여기는 여자 화장실인데요”라고 말했고, 우리는 “얘 여자예요”, “저 여자예요”라고 대답했다. 그 사람은 거듭 사과하며 재빨리 화장실을 떠났다. 평소 공공시설 이용을 꺼렸던 친구의 행동을 한 순간에 이해할 수 있었다. 화장실처럼 가장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공간에서 사소한 불쾌함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면 나중에는 그 감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커다란 불편함과 불쾌함으로 다가올 것 같다고 느꼈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어떤 사람의 잘못으로 끝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화장실이 남자와 여자라는 이분법적인 성 구분에 의해 설계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런 불쾌한 상황을 초래하는 원인이지 않을까? 단순히 남자와 여자로 구분하여 화장실을 관리하는 것보다 이용자의 유무에 초점을 두는 게 화장실 설계와 운영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에서 더 도쿄 토일릿 프로젝트와 같이 개인 영역을 보호하는 시도가 사회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를 위한 공중 화장실이 되는 법

서아현(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사카쿠라 다케노스케의 니시하라 이초메 공원 화장실은 특이하게 성별로 구분된 화장실 대신 남녀 공용 화장실 3칸으로 구성된다. 줄서는 시간을 비슷하게 만들고 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해 위해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최근 한국의 경우 화장실 몰래 카메라 사건들로 인해 오히려 남녀 공용 화장실 사용을 기피하는 추세다. 남성이 사용하고 나온 화장실에 바로 들어가 사용하는 것은 여성인 나에게도 꺼려지는 일이다. 겉으로는 줄서는 시간을 줄이고 소수자들을 배려한다고 하지만 정작 화장실을 사용하는 순간은 잘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 또다른 측면에서 ‘공공’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투는 진행 중

김재희(단국대학교 건축학과)

 

우리나라의 건축계는 공공이 직접 나서서 아카이빙과 전시 등으로 움직이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서점에서는 건축 코너는 매대에 독립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기술 분야에 포함되어 있다. 건축에 대한 대중의 관심사는 늘어가는데 포용할 만한 건축 플랫폼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지금 현재에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만들어지고 활동을 하면서 점차 이 장들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여러 포럼은 물론이고 얼마전 오픈한 오픈하우스서울 2020은 기존의 오프라인 방식과 달리 온라인에으로 동영상 방식을 업로드도입하면서 행보에 변화를 주고 있다. 바이러스는 일상에 불편함을 가지고 왔지만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이런 변화들이 긍정적이라고 보고 앞으로 생길 다른 플랫폼들이 기대된다. ​ 

 

 

과정 속의 우리 건축 플랫폼

도현우(강원대학교 건축학과)

 

4.3그룹 같이 시대에 가락을 갖고 있던 플랫폼은 우리 건축계에 하나의 공통된 지향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건축 플랫폼들은 저마다의 프로그램을 갖고 추구하는 목적도 다르다.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다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몇몇 플랫폼들은 일맥상통한 측면이 있다. 건축학교, 집톡, 우아우스, PHM TV 등의 플랫폼이 건축계와 대중의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건축 플랫폼 들은 ‘좋은 건축’을 얘기하기 전의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경제적 가치로 치우친 채 건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보다 넓게 만드는 과정이 '좋은 건축'을 얘기하기 위해서 선행되어는 과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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