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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 일몰제에 대한 정책 대응과 한계

박문호
진행
김예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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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 대란의 징후 

도시공원의 일몰제가 시행되면 더 이상 집 근처 공원에 들어갈 수 없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공공에 매입되지 못한 사유지 공원은 해가 지듯 법적 효력이 상실되어, 더 이상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사용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1940년부터 만들어진 국내 도시공원은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대폭적으로 증가했는데, 1990년대 이후 도시공원 내 사유지 소유자들의 해제·보상 요구가 거세졌다. 1996년 6월 대모산공원 중 94만 8,760㎡를 소유하고 있던 고모 씨는 인근 주민들이 등산로와 체육시설 등을 무단으로 이용한다며 철조망을 설치해 주민들의 통행을 막고 서울시와 강남구에 배상금 청구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사유지를 포함하는 도시공원은 언제라도 폐쇄될 수 있다는 위험에 노출됐다. 최근 도시공원 일몰조항 시행을 앞두고 사유지 소유주들이 공원의 산책로를 폐쇄하여 시민들의 이용을 막는 상황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는데, 이는 도시공원 일몰제 후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될 ‘도시공원 대란’을 예고하는 징후다.

 

2020년 일몰 시한 후 도시공원 일몰 성적표

1999년 10월 21일 헌법재판소는 구 「도시계획법」▼1 제4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 10년 이상 보상 없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97헌바26)을 내렸고, 이에 대한 보완조치로 「도시계획법」에 2000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20년 이내에 시행하지 않은 도시계획시설의 결정을 무효화하는 일몰조항이 2000년 1월 28일에 도입됐다. 이로써 도시공원은 갑자기 사라질 수 있는 일몰제라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도시공원의 80~90% 이상은 임야나 전답 등 산지자연형 공원으로, 지방자치단체가 20년 내에 모든 사유지를 매입하여 공원으로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2 2000년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도시공원일몰제) 도입 당시에도 이미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수십 년 경과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20년의 유예기간을 준 것은 도시공원 결정을 바로 실효시켜버리면 일상적으로 공원을 이용하던 주민들의 공원향유권이 일시에 박탈되기 때문에 행정부에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다. 2005년 10월 1일 국토교통부는 「도시공원법」 전면 개정을 통해 도시공원이 2009년 말까지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전환되도록 조치하여▼3 일몰제의 영향을 줄이고자 했다. 그리고 도시관리계획 결정·고시 후 10년 동안 공원조성계획고시가 없는 경우에는 도시공원 해제를 수용했는데, 그 결과로 1차 공원일몰이 발생했다. 전국의 도시공원 결정면적은 2008년 1,284.5㎢를 정점으로 감소하여, 2018년 926.6㎢​로 2008년 면적대비 28%의 도시공원이 이미 통계에서 사라졌다.▼4 국토교통부의 2019년 11월 발표대로 향후 행정기관이 공원을 직접 조성하고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일몰되어버리는 공원면적은 2008년 대비 약 40〜50%에 이르는 실로 참담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서울 대모산공원 ⓒ김예람

 

민간공원특례사업에 관한 우려

2009년 국토교통부는 공원용지 중 일정 부분을 민간이 아파트 등 비공원시설로 개발하고 나머지를 공원으로 조성·기부채납 하는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공원 매입 부담을 낮추고 토지 소유주의 재산권을 개발 수익으로 보상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2014년에는 사업의 적용 대상 규모를 10만㎡에서 5만㎡ 이상으로 줄였고, 비공원시설 면적을 20%에서 30%로 늘렸다. 민간공원특례사업 대상 공원은 대부분 도심에 위치한 산지자연형 근린공원으로, 토지 소유주가 공원 용도에 적합한 부지를 아파트로 만들고 개발이 불가능한 원형보전용 산지를 공원으로 기부채납할 우려가 있다. 도시공원의 일몰이 가까워 오자 재원확보가 곤란한 지방자치단체들은 민간공원특례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한때 사업 검토 대상지가 120개소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의 강렬한 반대에 부딪히거나 환경영향에 대한 정밀한 사전검토 없이 추진한 많은 민간공원특례사업이 무산됐고, 실제로 사업시행 단계에 있는 곳은 드물다. 광주광역시는 시민단체, 전문가와 논의하여 공원용지의 10%만 아파트 개발을 허용하고 90%를 공원으로 기부채납 받는 사업계획을 결정했다. 대전광역시는 공론회 참여자의 60%가 난개발을 이유로 월평공원 특례사업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조건부 가결, 추진하기로 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과 그 한계를 보완하는 방안

공원 내 과도한 건축행위를 제한하기 위해 2005년에 도입된 도시자연공원구역 개념을 두고 ‘일몰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든가 ‘토지소유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라는 등의 비판이 일부 존재한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로 규정된 용도구역 중 하나로, 각종 개발을 제한하는 구역 지정을 통해 도시 내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공원구역 개념은 도시의 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는 합법적, 제도적 장치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여가·휴식공간 확보, 녹지축 연결·거점 확보 등 도시의 계획적, 공익적 필요에 의하여 행정기관이 결정할 수 있는 고유 계획권한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시도 일몰 전 산지자연형 공원 68개소 69.22㎢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결정하고 구역 안의 사유지 소유자의 재산세를 50% 감면하기 위한 조례도 개정했다.▼5 도시자연공원구역은 개발제한구역과 달리 관리계획의 수립이 법에 강제되어 있지 않은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공원녹지기본계획의 부문별 계획인 도시자연공원구역계획 및 구역관리 지침과 연계하여 도시공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공원구역 내 소유주체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보상에 의한 공원 조성보다는 소유권 유지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녹지활용계약, 무상사용계약 등 ‘빌려 쓰는’ 공원정책을 확대하고, 산림욕장 등 토지소유자 권익보호를 위한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대전광역시 월평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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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 일몰 이후의 도시계획적 관리 수단

2018년 국토교통부의 「도시·군관리계획 수립지침」 및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근린공원 중 주거지역에서 3만㎡ 이상의 도시공원이 해제되는 경우 가급적 보전녹지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전녹지지역은 건폐율 20%, 용적률 50% 이하의 범위에서 개발이 허용되기는 하지만, 엄격한 행위제한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일몰 후 해제되는 도시공원용지를 보전녹지지역으로 결정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국토교통부가 경관지구 지정, 지구단위계획 및 성장관리 방안 수립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일몰 후 해제되는 자연환경의 보전과는 사실상 거리가 먼 방안들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 거론되는 경관지구는 개발을 억제하기보다는 주로 공원 또는 산에 인접한 건축물의 높이를 규제하기 위한 것으로 공원 일몰지에 적용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국가적 그린인프라로 통합 관리 공원에서 해제된 산지들은 ‘도시숲’으로 관리되는데, 2020년 5월 20일 도시숲의 체계적 조성과 생태적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도시숲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원일몰 후 도시자연환경을 관리할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도시계획시설인 도시공원은 조성·관리의 책임이 전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있기 때문에 국가의 재정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도시숲법을 제도적 근거로 하여 국가(산림청)에 의한 매수, 비용 지원 등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도시공원은 시가지를 개발하면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섬처럼 남겨진 숲으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견인하는 그린인프라다. 영국, 독일, 일본 등 여러 국가들은 공유지와 사유지 구분 없이, 도시계획으로 결정된 공원이든 아니든 도시의 모든 자연자원을 동일한 척도로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공공재원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어 도시의 그린인프라를 보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그린인프라 관리체계는 국토교통부(도시계획 및 개발행위허가), 환경부(환경 보전), 산림청(산림 관리)으로 삼원화되어 매우 비효율적이다. 2017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 나뉘어진 4대강 관리문제를 일원화했듯, 도시의 그린인프라를 보전·관리하는 주체를 통합하고 실제로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여러 정책을 체계적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지원해야 한다. 향후 공원 소유주의 민원과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수요에 대응하여 토지에 대한 상속세나 지방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 부여, 시민이나 기업에 의한 공원관리 등 정부와 민간이 협치하는 다양한 정책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1. 1999년 5월 24일, 법률 제5982호로 개정·시행된 도시계획법을 말함.

2. 2009년 개정하여 실효 전까지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이나 도시계획변경 등으로 수정함.

3. 일몰제 도입의 근거가 된 판결문은 종래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는 대지에 대해서는 재산권 침해를 보상하라고 했지만, 공원으로 지정되어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되는 ‘임야나 전답’은 재산상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음. 그래서 재산상 침해가 

없는 임야가 대부분인 도시공원 결정을 강제적으로 일몰시키는 공원일몰제 도입은 과잉입법이라는 지적이 있음.

4. 공원면적 수치는 국토교통부 「도시계획현황」에서 발췌 작성함.

5. 그동안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내 토지소유자에게는 재산세 50% 감면조치가 있었으므로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결정한 후에도 동일한 재산세 감면이 이루어지도록 자치구와 서울시의 조례를 개정함.


박문호
박문호는 서울시립대학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일본 나라여자대학에서 조경을 공부했다. 1995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설계센터에서 미집행 공원의 토지수용방안 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199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연구원에서 연구교수,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재정비계획, 도시경관계획, 도시공원 관리계획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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