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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본사 사옥 리모델링

유엔스튜디오

벤 판 베르켈 × 이성제
사진
노경
자료제공
유엔스튜디오
background

이성제(이): 이번 프로젝트의 콘셉트에 대해 설명해 달라.

벤 판 베르켈 (베르켈): 기존 한화그룹 본사는 1980년대에 지어진, 시대에 뒤처진 건물이었다. 파사드는 불투명한 패널과 어두운 빛깔의 유리면이 조합된 수평 띠로 구성됐었고, 프로젝트가 시작된 2012년의 시점에서 세월의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 최적의 실내 환경을 제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도 낮았다. 선도적인 환경기술업체의 사옥으로 보이지 않았다. 파사드는 보다 지속가능하면서 환경에 반응하는 것으로 탈바꿈돼야 했다. 설계공모 당시 한화그룹에서는 파사드가 주변과 어우러지면서도 자연과 호흡하는, 환경을 중요시하는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지침을 줬다. 이처럼 주요 변수들을 고려하며 프로젝트의 토대가 되는 콘셉트를 마련했다.

 

이: 파사드는 단열유리와 알루미늄 프레임을 조합한 사각형 모듈로 구성됐다. 모듈 디자인에 어떠한 요소들이 고려됐는가?

베르켈: 우리는 세 개의 주요 변수를 중심으로 이들을 통합해내는 반응형 파사드를 디자인하려고 했다. 세 변수는 프로그램 배분(외부와 내부), 실내기후, 환경과 관련한 고려 사항으로, 설계 초기 단계에서 이와 관련한 세부 연구들이 수행됐다. 특히 건물 유형과 입지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그 결과 파사드 디자인에 대한 여러 제안들이 나왔는데, 연구한 것들을 아우르다 보니 이를 통합하는 포괄적 콘셉트가 도출됐다. 이후 경제적 요인들이 반영되고 파사드 구성 요소들의 표준화와 이중 곡면 제거 등의 작업이 수행됐다.

 

이: 모듈 디자인과 관계된 변수 중 파사드의 전체 형태를 결정한 것은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은 세미나실·회의실·로비·오피스·스카이가든 등으로 구성되는데, 프로그램의 규모와 층별 배치 등은 어떻게 결정됐나?

베르켈: 프로그램 배치와 규모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클라이언트가 설정해주었다. 이후 우리는 공용 공간에서의 프로그램을 심화 발전시키고 주요 동선과 회의실, 업무 관련 공간들을 인접 배치했다. 강당과 세미나실은 파사드 가까이에 두어 이용자들이 건물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즐길 수 있게 했다. 스카이가든의 규모는 건물 조건상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파사드 디자인은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파사드 패널의 배치를 다양화하면서 프로그램에 따라 개구부들이 다채롭게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오피스 건물 설계에는 단일화된 접근 방법이 적용된다. 한화그룹 본사의 경우, 프로그램의 미세한 차이들이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이어졌다. 레스토랑과 임원실, 스카이가든, 세미나실 등이 파사드에 표현되고 전체 의장의 55%가 투명해졌다.

 

이: 입면을 구성하는 모듈은 정형과 비정형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이 기본 모듈은 여러 세부 모듈로 나뉜다. 입면에 적용된 세부 모듈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으며 이들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베르켈: 정형 모듈은 네 개의 세부 모듈을, 비정형은 열네 개의 세부 모듈을 갖는다. 이 하위 모듈들을 조합해 아홉 개의 세트가 형성됐다. 이세트들은 건물 북측과 남측 면에 배치됐는데, 질서 없이 무작위로 배치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어된 패턴인 셈이다. 한편 파사드 프레임에 덮개를 씌우면서 또 다른 변주가 만들어졌다. 이는 파사드 방향을 따랐다. 비정형 구역을 제외하고 북측 면에는 덮개를 얇게 해 자연광이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남측 면에는 덮개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두꺼워졌다. 태양열이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태양광 전지 모듈을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이: 세부 모듈은 기본 모듈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다시 말해, 기본 모듈이 변경될 경우, 그 변화가 세부 모듈에 이르러서는 스케일 등에서 엄청난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복잡성이 증가할 수 있는 이러한 위험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베르켈: 우리는 파라메트릭 디자인 모델을 사용했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은 파사드의 다양성과 비정형성 그리고 정교함을 구현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이러한 접근법에서 스케일이 서로 다른 요소들은 단순한 방식으로 조합된다. 핵심은 이러한 요소들이 앞선 질문에서 설명한 주요 변수들에 의해 조정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주요 변수들을 디지털 모델의 단위 요소가 되도록 조정했다. 이후 이 모듈화된 변수들이 건물 파사드 레이아웃에 영향을 줬다. 이러한 모델링은 통합적이고 도식적이며 확장성이 있어서, 기하학적 또는 비기하학적인 정보들로 이뤄진 복잡한 조합을 다룰 수 있다. 그러면서도 디자인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유연성과 정확성을 유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디지털 모델링은 파사드 패널의 고유번호와 위치, 방향, 모양 등을 지속적으로 정교하게 수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주요 매개변수를 조정함으로써 새롭고 정교한 설계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이번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친환경적 요소에도 중점을 둔다. 남쪽 파사드의 일부 모듈에 태양전지가 설치되고 나머지 벽에는 절연유리가 적용됐다. 설치된 태양 전지판의 면적과 예상 발전량은 어느 정도인가?

베르켈: 태양광 전지 패널(1,348 × 680mm 크기)은 건물 파사드의 275m2를 덮고 있다. 지붕을 제외하면, 약 300개의 태양광 전지 모듈이 남측과 동남 측 파사드에서 햇빛이 가장 잘 들어오는 구역의 불투명한 패널에 설치됐다. 또한 패널들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고루 받아 발전량을 높일 수 있도록 각도가 조절됐다. 예상 일조량을 하루 4~5시간으로 가정했을 때, 각 패널의 최대 발전량은 133.82kwh이다. 연간 재생에너지 총 공급량은 800kwh/m2이다. 리모델링 이전에 건물 전체의 전력 소비량은 401.5 kwh/m2였다. 현재, 파사드 리모델링 공사가 단계별로 진행되면서 외부에서 조달하는 전력량을 242.4 kwh/m2까지 낮출 수 있었다. 건물 입주자들이 모든 층을 사용하게 되는 2019년 말, 인테리어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에서야 에너지 생산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파사드 공사 중에도 입주자들은 건물을 사용하며, 공사는 3~4개 층을 단위로 진행됐다.)

 

이: 2010년대 초반만 해도 파라메트릭 디자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현 시점에서도 알고리즘을 활용한 이 디자인 방법론이 여전히 유효한가? 그리고 디자인 방법론적으로 그 당시보다 발전된 측면이 있는가?

베르켈: 우리는 파라메트릭 디자인 툴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굳게 믿는다. 그런데 사람들이 파라메트릭 디자인과 제너러티브(generative) 디자인을 혼동하는 것 같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에서 건축가는 하나의 혹은 적은 수의 변수만을 다루며, 이후 반복적으로 계산·처리되는 과정과 그 결과를 직접 평가하고 더 나아가 변형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최적의 디자인을 도출해낸다. 이러한 툴은 시간과 노력을 상당히 절약해주는데, 이 과정과 최종 결과물을 통제하는 것은 전적으로 건축가이다. 다시 말해, 파라메트릭 디자인은 많은 이들이 생각하듯이 완전히 자동화되거나 자기 발생적인 과정이 아니다.

한편 제너러티브 디자인에서는 여러 복잡한 변수들을 알고리즘 또는 인공지능(AI) 등의 툴에 집어넣어 툴 스스로 변수를 생성하게끔 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작업으로부터 건축가를 구해준다는 점에서 이 툴들은 완전히 자동화된 기계와 같다. 알고리즘은 인간 능력으로 풀기 힘든 매우 복잡한 연산을 해낸다. 하지만 건축가는 툴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가 힘들 것이다. 파라메트릭 디자인 툴은 건축가가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를 신속하게 처리해내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반면 제너러티브 디자인의 경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더 나은 솔루션을 종종 찾아낸다는 사실을 건축가가 얼마나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질문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건축가가 잉여가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다.

파라메트릭 디자인과 관련한 또 다른 일반적 오해 중 하나는 사람들이 이를 자동화된 패턴 만들기 또는 특정한 건축 양식으로 혼동한다는 데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양식 혹은 미감은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지 설계 도구와 관련된 게 아니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이 단지 시각적 충격을 주려는, 지나치게 복잡한 형태 만들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번 파사드 리모델링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설계모델을 살펴보면 매우 다양한 변수들을 활용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또한 그 변수들이 정형적이든 정형적이지 않든, 컴퓨터 모델링은 매우 정교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유용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설계

유엔스튜디오

설계담당

Ben van Berkel, Astrid Piber, Ger Gijzen, Sontaya

위치

서울 중구 장교동

용도

업무시설

연면적

57,696m² (지상층)

높이

124m

외부마감

알루미늄, 유리, PV

시공

한화 E&C

설계기간

2013. 11 ~ 2014. 8

시공기간

2016 ~ 2019

건축주

한화그룹

조경설계

Loos van Vliet

조명설계

AG Licht

Local consultant and executive architect

Gansam Architects & Partners

Internal consultants

Martin Zangerl, Juergen Heinzel

Façade and sustainability consultant

Arup


벤 판 베르켈
벤 판 베르켈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리트벨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후 1987년 영국 AA스쿨에서 건축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카롤리네 보스와 암스테르담에서 건축 실무를 시작한 후, 그들의 이론을 실제 현장으로 확장해갔다. 유엔스튜디오는 건축과 도시 개발,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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