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빌딩은 부산 해운대 신도시의 상업지역에 위치한 사무실 겸 임대용 상가건물이다. 우리는 이미 20년 전에 형성된 상업지역의 빌딩 숲 사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주변 건물은 계획 신도시의 특성상 같은 크기의 각 필지에 가능한 최대 규모로 지어져 모두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1층 면적의 대부분을 지하주차장 진입로와 공용공간이 차지하다 보니 보행자와 건물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여지가 없고, 임대면적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상층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수익을 목표로 하는 상가건물로서 당연한 선택일 수 있지만 이처럼 도시와의 관계 맺기에 소극적인 건축 형태가 결국 상권의 쇠락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쇠락한 상업지역에 새로운 상가건물을 계획하면서 기존의 전략을 답습하기보다 합리적인 규모 계획으로 밀도 높은 도시경관에 쾌적함을 제공함과 동시에 공실률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또한 지하주차장을 배제할 수 있는 규모로 1층의 공용공간을 최소화하고, 계단실과 엘리베이터를 양 끝으로 배치하여 10m 폭의 넓고 개방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이러한 공간은 주변 상가의 저층부와 달리 전·후면 도로의 보행자와 적극적인 관계 맺기가 가능하고, 상업공간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2층의 전·후면을 비우고 테라스를 계획하여 임대면적이 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반면에 포기한 공간이 2층을 더 가치 있고 매력적인 곳으로 보이게 한다. 일반적으로 상업건물의 고층에 위치한 점포일수록 불리한 것을 감안할 때 2층의 테라스와 원형 직통계단은 보행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상업공간인 저층부와 달리 상층부는 건축주의 사무공간이다. 인접한 건물로부터의 간섭을 피하고 장산으로 열린 조망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선으로 자른 형태의 테라스는 보행자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이 테라스를 통해 직사광선을 가리고, 채광이 일정하고 고르게 들어올 수 있어 모니터를 창가에 배치하고 자연 채광 아래에서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었다. 여름 한낮의 태양으로부터 그늘을 만들어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동시에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원 빌딩의 가장 두드러지는 외형적 특징은 수많은 간판으로 둘러싸인 화려하고 복잡한 주변과 대조되는 단순한 형태일 것이다. 단순한 직육면체 덩어리를 군데군데 덜어낸 긴장감 있는 형태는 이 건물을 더욱 부각시킨다. 한편, 가까이 다가섰을 때 손에 잡히는 벽돌의 크기와 질감은 친숙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선사한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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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사무소 엠오씨
신주영, 황현혜
부산 해운대구
근린생활시설(일반음식점, 사무실)
491.90㎡
305.35㎡
995.0㎡
지상 5층
7대
24.73m
62.08%
202.9%
철근콘크리트조
벽돌
벽돌타일, 도장
명진구조
무진
한국나이스
영동건설
2017.6. ~ 2017.12.
2017.12. ~ 201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