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4월호 (통권 701호)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화이안현의 들판에는 광활한 밀밭이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다. 들판 가운데에는 버려진 콘크리트 교량이 조용히 서 있다. 한때 이 평원에서 가장 높은 인공 구조물이었던 다리는 이제 주변 마을의 기억을 담은 채 침묵의 유물로 자리하고 있다. 우리의 설계 개입은 이러한 유산적 감각을 덮어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일련의 경량 건축 전략을 통해 폐교를 공간적으로 전환하고 재생하는 데 목적을 둔다. 프로젝트의 이름인 ‘장베이 신기루’는 장베이 초원의 문화적 맥락을 가리키며, 동시에 사라질 듯한 순간성과 부유하는 감각을 지닌 공간적 환영을 의미한다.
Concept diagram
기존 교량 구조 위에서 새로운 건축은 ‘떠 있는 형태’로 성장한다. 하부를 필로티로 비우고 경량 지붕 시스템을 적용해 지면의 압박감을 벗어나도록 했다. 외피는 초백색 유리 커튼월과 여러겹의 흰색 금속 프레임으로 구성된다. 픽셀화된 외피는 주변 풍경의 질감과 공명하는 동시에 건물의 매스를 시각적으로 해체한다. 교량 아래 기존 도로를 그대로 보존해 주민들은 이전 건물 아래를 통행할 수 있다. 내부에는 전시, 카페, 독서 공간, 루프탑 테라스가 결합된 복합 프로그램이 배치되어 주말 시장과 문화 활동이 열리는 임시적 집합 공간으로 기능한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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