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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품은 미술관: 시드니 모던 뮤지엄

사나

사진
이완 반(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사나
진행
김지아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2023년 4월호 (통권 665호) ​

 

 

 

도시를 품은 미술관

아사노 야기 사나 프로젝트 건축가 × 김지아 기자

김지아(김): 시드니 모던 뮤지엄의 마스터플랜 격인 시드니 모던 프로젝트는 151년 된 뉴사우스웨일스 미술관을 예술, 건축, 조경이 연결된 미술관 캠퍼스로 확장한다는 목적 아래 전개됐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방문객이 찾아오는 명소이자 문화적 자산인 이곳을 현대적인 랜드마크로 조성하기를 바란 시민들의 희망이 담겼다. 단순한 규모의 확장이 아닌, 도시적 차원의 비전을 지닌 미술관의 설계에 있어 주요하게 고려한 점은 무엇인가?​

아사노 야기(야기): 무엇보다 시드니를 닮은 장소를 설계하고자 했다. 시드니를 처음 방문했을 때 여느 도시보다 도시와 자연이 서로 뒤얽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람들도 일상적으로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이를 고려해 설계 과정에서 사람과 자연이 보다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모습을 염두에 두었다. 또한 기존 미술관이 주로 미술 애호가들이 찾는 장소였다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김: 기존 건물이 19세기 신고전주의 양식을 따른다면, 새 건물은 낮고 가벼운 파빌리온이 중첩된 형태로 대조를 이룬다.​

야기: 기존 건물의 스케일에 대응하는 증축을 고민했다. 신축 시설이 상당히 큰 규모로 계획되어야 했기에 하나의 묵직한 볼륨으로 구성하기보다, 여러 개의 작은 볼륨으로 쪼개어 기존 건물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김: 진입부인 웰컴 플라자는 물결 무늬의 유리 캐노피로 구성됐다. 불규칙한 곡선의 유리 지붕은 심미적, 기능적 측면에서 어떤 효과를 갖는가?

야기: 세라믹 재질로 세공한 캐노피는 광장에 드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따뜻한 날에는 방문객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겨울이 되면 볕이 잘 드는 안락한 쉼터가 되어준다. 곡면의 유리는 미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캐노피의 틀을 유지하는 데에도 구조적으로 도움이 된다. 유리의 곡률이 구조를 부여해 빔과 빔 사이를 안정적으로 이어지게 한다.

 

김: 건물 전체를 수직으로 관통하는 아트리움은 독특한 공간감을 형성한다.

야기: 아트리움은 볼륨 사이로 떠 있는 지붕과 갤러리 볼륨으로 구성된다. 이곳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대지의 형태와 건물의 구조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처음 들어섰을 때 방대한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각 실로 향하는 가장자리로 갈수록 더 작고 밀집된 공간으로 나뉜다. 또한 두 개 층에 걸친 아트리움의 흙벽은 지역에서 채취한 모래를 다져 만든 것으로, 부지의 기존 지형을 연상시킨다.

 

 

 

김: 각 건물로 이어지는 동선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가 곳곳에 놓였다.

야기: 동선에 관한 많은 논의와 연구를 거쳤다. 우선, 방문객이 따라야 하는 지정된 동선은 없다. 아트리움 중앙에 에스컬레이터를 배치하고 벽 뒤와 외부에 계단을 두어 방문객이 층과 층 사이를 이동하며 다양한 공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옥상 테라스를 관통하는 외부 동선 역시 마찬가지다. 방문객이 여러 동선을 발견하며 미술관을 다채롭게 경험하기를 바랐다.

 

 Image courtesy of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김: 건물에는 총 여덟 개의 전시 공간이 있다. 미술관이 위치한 가디갈 지역의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섬 주민들의 예술품을 전시하는 이리바나 갤러리, 전 세계 현대미술 컬렉션을 선보이는 대형 갤러리, 특별전과 뉴미디어, 대중 프로그램 및 강연을 위한 다목적 공간 등 주제와 장르, 전시 방식에 따라 각각 상이하게 계획됐다. 전시 공간마다 방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야기: 지상층의 이리바나 갤러리는 기존 미술관과 마주하는 동시에 창 너머로 항구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유리 벽으로 계획했다. 또한 전시 공간의 마감은 클라이언트와의 상의를 거쳐 결정했는데, 전시된 작품과 공명할 수 있는 소재인 목재를 택했다. 지하 1층에는 1300㎡ 규모의 대형 갤러리와 1100㎡ 규모의 무주 공간 갤러리가 나란히 자리한다. 두 공간 모두 층고가 5.5m에 달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회화,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공간의 경계를 느슨하게 조직했다. 이외에도 다목적 공간과 미디어 랩, 학습 스튜디오 등 여러 기능을 겸비한 공간을 프로그램의 특성에 맞게 계획했다.

 

Image courtesy of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김: 지하 4층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료를 저장하던 시설을 갤러리로 개조한 ‘탱크’가 자리한다. 최소한으로 개입한 공간으로, 날것의 느낌을 자아낸다. 이곳이 전시 공간으로서 어떤 가능성을 가진다고 보았나?

야기: 탱크에 처음 들어갔을 때 갤러리 측과 최대한 본모습 그대로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7m 높이의 탱크에는 125개의 기둥이 정렬되어 있다. 독특한 공간감과 증폭되는 음향 효과가 특징인 이곳이 방문객에게 예술을 체험하는 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탱크로 향하는 동선에는 백색 나선형 계단을 두어 최소한의 장치로 공간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일곱 개의 파빌리온을 엇갈리게 배치함으로써 외부를 향한 다양한 시야와 외부 공간이 형성됐다. 내외부와의 관계에서 주요하게 고려한 부분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야기: 핵심은 내부와 외부 사이의 연결과 풍경이었다. 이를 고려해 볼륨과 지붕의 방향을 정했다. 단일한 볼륨이 아닌 만큼 볼륨들 간의 관계를 설정하는 일이 주요한 과제였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지점은 각 파빌리온 사이에 간극 공간(중간 공간)을 조성하는 일이었다. 일종의 틈을 둠으로써 외부 풍경이 건물 중심으로 더 가까워지고 확장될 수 있도록 했다.

 

 

김: 야외 공간 일부도 전시 공간으로 계획됐다. 이곳에서 방문객의 어떤 경험을 염두에 두었나?

야기: 일곱 개의 직사각형 지붕과 캐노피로 이루어진 아트 테라스는 약 3400㎡에 달하는 야외 전시 공간이다. 앞서 언급했듯 시드니의 기후 환경은 방문객이 내부와 외부 공간 모두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곳에서 방문객이 보다 일상적인 방식으로 예술을 향유하기를 원했다. 한편 시드니 모던 프로젝트는 옛 건물에 속한 부지를 확장하는 작업도 포함한다. 그 일환으로 부지 내 녹지를 가꾸고 좌석과 휴게 공간, 편의시설을 갖춘 새로운 시민 광장을 조성했다. 그 과정에서 지역 고유의 수종으로 조경을 계획하는 등 지형과의 조화를 중요시했다.

 

그간 다양한 지역에 미술관을 설계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SANAA에게 어떤 의미인가? 

야기: 도시적 차원의 비전을 지닌 프로젝트인 만큼 갤러리 측은 대중과 공동체와 소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주변 환경과 지형을 반영하는 미술관 캠퍼스로 자리 잡은 이곳이 모두를 위한 장소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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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SANAA (Kazuyo Sejima, Ryue Nishizawa)

설계담당

Yumiko Yamada, Asano Yagi, Soo Kim, Hiroaki Katagi

위치

Sydney, NSW, Australia

용도

art museum

대지면적

23,000㎡

건축면적

11,686㎡

연면적

17,595㎡

규모

B4, 1F

높이

28.7m

건폐율

50.71%

구조

RC, steel

외부마감

warm color topping concrete and landscape, limesto

내부마감

concrete, rammed earth, perforated aluminum metal,

구조설계

ARUP

기계,전기설계

Steensen Varming

시공

Richard Crookes Construction

설계기간

May 2015 - Oct. 2019

시공기간

Nov. 2019 - Dec. 2022

건축주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아사노 야기
아사노 야기는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건축 학사를 마친 후 2011년부터 SANAA의 프로젝트 건축가로 근무하고 있다. 헝가리 국립박물관, 태청 박물관 및 도서관 등 다양한 공모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5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스 미술관의 설계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