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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인 풍요로움: 동굴집

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

정수진
사진
남궁선
자료제공
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
진행
박지윤 기자

「SPACE(공간)」2023년 3월호 (통권 664호) 

 

새로 조성된 도심의 주택단지에서 콘텍스트라 할 만한 것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낮은 둔덕을 배경으로 말발굽 모양의 기하학적 형상을 가진 땅의 생김새는 판교에서 이 대지가 유일하다. 

 

원시 동굴의 주거처럼 

이 집은 건축학도로서 배운 기하학에 가장 충실한 작업이다. 주거에는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건축가의 개입이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작업의 대지는 거주자나 건축가 이전, 지적도의 도형과 위성사진만으로도 집의 형상이나 동선, 심지어는 이미지마저 강제되는 특별한 느낌이었다. 땅을 존중할 솔직한 기하학적 한 덩어리, 그 외의 것은 군더더기일 뿐, 굳이 건축가가 개입하지 않아도 자기표현을 넘치게 하고 있었다. 대지는 고스란히 수직으로 솟아 삼차원으로 드러나고, 우아한 곡면을 따라 삶과 시간이 영유된다. 형태를 만들고 내용을 짜깁기하는 방법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고, 쇼룸이 아닌 생활공간의 곡선은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특별함과 빛은 다소의 불편함을 해소하고도 남을 감동을 줄 수도 있다. 난제는 외장재였다. 자연스러운 곡면을 위해서는 단위가 작은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건축주는 단호히 석재를 주장했다. 판재인 석재로 곡면을 표현하려면 얇은 세로시공이나 벽돌처럼 작은 켜쌓기밖에는 없다. 시공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풀리지 않는 숙제였고 수도 없이 반복되는 습작의 결론은 그 옛날 배운 점・선・면이었다. 다양한 크기와 길이의 석판으로 가로, 세로의 경계를 불규칙하게 넘나들어 곡선에 대한 강박관념을 완화하는 시각적인 혼란.
 

근원으로 돌아가다 

이 집의 이름이 동굴집인 이유는 원형(原形)에 대한 갈망에 기인했을 것이다. 오래된 돌담이나 고성들이 세월과 더불어 점점 짙어지는 것이 어쩌면 장소가 원하는 바를 거스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지. 집을 짓던 사람도 사는 사람도 이 집의 계단이 어딘가로 이어질 것 같은 환상을 준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사람의 인적은 드물지만 잡풀과 나비가 하늘거리는 오래된 안식의 장소처럼. (글 정수진 / 진행 박지윤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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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에스아이 설계 건축사사무소(정수진)

설계담당

정우영, 박준희, 임상일, 안정원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65.8㎡

건축면적

132.36㎡

연면적

239.07㎡

규모

지상 2층

주차

2대

높이

9.96m

건폐율

49.8%

용적률

89.94%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라임스톤, 삼중로이유리 시스템창호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페인트, 타일, 목재

구조설계

(주)은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전기설계

(주)성도엔지니어링

설계기간

2020. 8. ~ 2021. 4.

시공기간

2021. 4. ~ 2022. 5.

건축주

김영수

조경설계

OPNESS STUDIO

가구

(주)일도노, D.SIE


정수진
정수진은 영남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파리-벨빌 건축대학교(DPLG/프랑스 건축사)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현재 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의 대표이며, 경희대학교 건축학과의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늘집, 횡성주택, 이-집, 빅-마마, 자연, 동굴집 등의 주택 작업과 미래나야 사옥, 윤슬하다, 카페 피어라 등 다수의 건축 및 전시 작업을 했다. 경기도 건축문화상, 엄덕문건축상 및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다수의 수상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