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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하는 마을 풍경: 셰어형 레지던스 하나조노

T2P 아키텍츠 오피스

미우라 토모노리, 양시관, 오노 타츠히토
사진
카와타 히로키
자료제공
T2P 아키텍츠 오피스
진행
박지윤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2023년 1월호 (통권 662호) 

 

 

 

 

부동산 개발의 연장선 

최근 오사카시에서는 중심지에서 다소 떨어져 저렴하면서도 역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지역의 재개발이 민간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25년 개최 예정인 오사카 엑스포와도 시기가 맞물려, 외국 자본의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오사카 지하철의 요츠바시선 하나조노쵸역에서 도보로 5분, 저가의 숙박시설과 민박으로도 알려진 니시나리구에 위치한 이 프로젝트도 개발 바람의 연장선에서 시작됐다. 니시나리는 오사카에서도 시타마치(소규모의 상점 및 공장, 서민 주거시설들이 밀집된 지역)와 비슷한 풍경을 가지고 있어, 본래 지역 내에서는 그렇게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 관점에서 보면 입지가 좋고 부동산 가격이 저렴해 근래에는 특히 외국인 투자로 인한 개발이 종종 진행되고 있다. 중국 우한시에서 호텔을 하는 클라이언트도 이러한 부동산 개발 흐름의 연장선에서 일본의 관광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숙박시설 설계를 의뢰했다. 부지는 중심지인 난바에서 두 개 역 거리로 좋은 접근성을 가지고 있고, 대지면적은 1000㎡ 정도였다. 주변 대지에 비해 비교적 큰 면적이기에 클라이언트는 대지면적을 최대한 살린 개발을 기대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방법을 제안했다. 인근의 비즈니스 호텔과는 다른, 지역에 융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숙박시설을 위한 약 500㎡​ 이하의 단계적 개발이었다. 이는 입지성과 비즈니스적 관점, 두 가지 면에서 주민과 건축주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는 외지인이 행하는 부동산 개발에 대한 주민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마을 풍경을 유지할 수 있는 소규모 개발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부동산투자 관점에서 사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덤으로 건축 계획 측면에서는 대지면적 500㎡​이상에 해당하는 각종 개발 계획에 대한 건축적 제한이 해소될 수 있었다. 

 

새로운 형태의 숙박시설 

보통 도심지의 숙박시설이 관광이나 비즈니스를 위한 호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면, 근래에는 민박, 에어비앤비를 포함한 소규모 공유형 숙박 형태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호텔과 같이 안전성과 프라이버시 및 편의성이 보장되면서도, 민박과 같이 마을에 융화되어 정감 있고 인간미 있는, 때로는 인적 교류도 가능한 숙박 형태는 없을까? 가장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새로운 숙박 형태를 고민하며 우리는 건축물에 한정되지 않은 외부 공간, 즉 마을에 초점을 맞췄다. 골목길에 앉아 마을이 가지는 고유한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그러면서도 레스토랑, 카페 및 세탁 등 필요한 편의 기능이 제공되는 셰어형 레지던스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일상적인 대화의 장이었던 골목길이나 오래된 저층 주택들이 아직 마을 고유의 풍경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마을 이곳저곳에서는 부동산의 합병 및 개발에 의한 중층 아파트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된 아파트들은 마을 안에서 각자 건축적 존재감을 뽐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립된 섬마냥 고독하다. 이곳에 새로 이사온 외지인은 기존 주민과 이상하리만큼 부자연스러운 관계를 지속하기도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더욱이 숙박시설이기에 사람 간 괴리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건축을 마을 풍경의 일부로 다루고자 했다. 출발점은 건축물의 규모를 가능한 한 저층의 고밀도로 유지하면서 골목길과 같은 옥외 공간을 기존 도로의 연장선으로서 대지 내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신축임에도 마을 어디엔가 있었던 또는 있는 것과 같은 기(既)축의 효과를 기대한다는 점에서, 다른 건축 프로젝트와는 다른 형태로 지역에 대한 갱신을 의도했다. 

 

 

 

 

풍경을 계승하는 개체와 집합체 

마을 풍경은 일본의 전통적인 나가야(nagaya) 형태의 2층 목구조 건물들이 폭 4m 이하의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나가야는 각 건물의 양쪽 벽이 서로 마주해 건물 개체들이 하나의 집합체처럼 보이는 형태다. 우리는 주위 환경에 맞춰 높이는 2층 규모로 낮추되, 각각의 실들이 고밀도로 인접한 리니어한 건축 볼륨을 기본 요소로 설정했다. 다음으로 이 볼륨을 ㄷ자형으로 접어 안정된 안마당을 형성하고, 2층 방 각각에는 경사지붕을 걸쳐, 전체를 작은 실의 집합체로 표현했다. 작은 실이 연속되는 집합체는 크고 작은 스케일의 건물이 혼재하는 거리 풍경과 조화를 이루어 기존 마을 풍경을 계승한다. 각 실은 안마당을 통해 다양한 방위에서 채광이 가능하도록 구성해, 최대한의 객실 수를 확보했다. 객실에는 침실, 주방, 욕실, 화장실이 갖춰져 프라이버시를 확보한다. 한편, 거리에 면한 커뮤니티 공간인 레스토랑 겸 카페 ‘타운 리빙룸’, 2층 통로를 통해 확장된 ‘세탁실 테라스’, 외부와 연결된 ‘옥상 테라스’는 대화를 유발하는 공용 공간이자 마을과 융화되는 역할을 한다. 각 실은 개구부 위치에 따라 레이아웃을 다르게 해 투숙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내부는 목재, 미장조와 같은 일본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합리적인 마감재를 적용했으며, 이중 미닫이를 통해 외부와의 관계를 통제하고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1층 객실은 다다미로 구성됐으며 안마당과 길가에 면해 비교적 개방적이고, 2층 객실은 경사 천장이 내부에 그대로 표현되는 현대식 공간으로 계획했다. 일부 객실은 옥상을 가지고 있어 야외 테라스로 이용할 수 있다. 각 실은 기능적이고 콤팩트한 레이아웃이면서도 공용 공간과 연결돼 사용에 따라 시각적으로 확장된다. 

 

 

 

 

 

개인과 공용의 양립 

도시환경, 그중에서도 주거지에 들어서는 숙박시설이 기존의 마을 풍경을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동화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동시에 숙박시설로의 매력도도 높이기 위해 스페이스 브랜딩 컨설팅 그룹 P.O.T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리는 셰어형 레지던스 하나조노가 폐쇄적 환경을 만드는 부동산 개발이 아닌, 공용 공간을 개입시켜 거리와 공존하는, 프라이버시와 공용 공간이 양립되는, 새로운 형태의 건축적 가치를 가지기를 기대한다. (글 미우라 토모노리, 양시관, 오노 타츠히토 / 진행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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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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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T2P 아키텍츠 오피스 (미우라 토모노리, 양시관, 오노 타츠히토)

위치

일본 오사카

용도

숙박시설

대지면적

358.86㎡

건축면적

267.3㎡

연면적

487.6㎡

규모

지상 2층

높이

9.45m

건폐율

74.49%

용적률

125.86%

구조

목구조

외부마감

갈바늄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월페이퍼

구조설계

타마키 설계사무소

기계,전기설계

C.H.C. 시스템

시공

89스타일

설계기간

2019. 10. ~ 2020. 6.

시공기간

2020. 7. ~ 2021. 12.

건축주

인케이


미우라 토모노리, 양시관, 오노 타츠히토
미우라 토모노리, 양시관, 오노 타츠히토는 T2P 아키텍츠 오피스와 P.O.T의 공동대표다. T2P 아키텍츠 오피스는 도쿄, 오사카, 서울을 거점으로 활동한다. 건축설계 프로세스는 T2P 아키텍츠 오피스가, 기획·전시·가구·사인을 포함하는 프로젝트 컨설팅은 P.O.T가 각각 담당하며 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