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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과거, 공생하는 현재: 베이스포워크 브라티슬라바

디자인팩토리 크리에이티브 그룹+스튜디오 페르스펙티브

사진
보이스플레이나이스
자료제공
디자인팩토리 크리에이티브 그룹, 스튜디오 페르스펙티브
진행
윤예림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2022년 11월호 (통권 660호)


 

전시된 과거공생하는 현재


마틴 파슈코 디자인팩토리 크리에이티브 그룹 대표, 바보라 시죌뢰시 바보츠카 스튜디오 페르스펙티브 수석 디자이너 × 윤예림 기자

 

윤예림(): 베이스포워크 브라티슬라바(이하 베이스) 1940년대 난방 발전소 건물을 코워킹스페이스로 리노베이션한 프로젝트다. 기존 건물은 슬로바키아의 대표적인 현대건축가 두산 유르코비치(Dušan Jurkovič)가 지은 국가 문화유산으로, 2차 세계대전 도중 폭격을 맞아 일부 손상된 상태였다. 유산을 다루는 데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따르기 마련이다. 보존과 복원, 변경의 범위를 어떤 기준으로 설정했는가?

마틴 파슈코, 바보라 시죌뢰시 바보츠카(파슈코, 바보츠카): 복잡한 프로젝트였다. 역사 앞에서 겸손하게 현대건축가의 업적을 강조하고 산업 건물의 아름다운 면모를 전시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삽입된 새 건축이 기존 건축과 경쟁이 아닌 공생을 하길 원했다. 공간의 본래 정체성을 지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새 공간이 유르코비치의 작업을 그저 모방하는 형식이 되지 않도록 신경 썼다. 기존 건축과 새 건축이 한 건물 안에 공존하면서도 확연히 구분된다.

 

: 건물은 고층 업무단지에 위치한다. 도시 맥락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파슈코, 바보츠카: 베이스를 둘러싼 고층 빌딩들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스카이파크(2020). 베이스와 스카이파크는 역사성을 비롯해 건물의 높이, 재료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 새 업무단지에서 오랜 역사와 산업 유산의 배경을 지닌 유일한 건물로서 베이스의 의미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베이스 곳곳의 다양한 행사 공간과 회의실 그리고 1층에 위치한 갤러리, 레스토랑과 같은 공공 공간은 이곳의 이용객들과 브라티슬라바 사람들을 연결하고 지역에 활기를 만든다.

 

 

 

: 베이스는 부동산 회사 펜타(Penta Real Estate)가 설립한 코워킹스페이스 브랜드로, 스튜디오 페르스펙티브는 프라하에도 펜타가 의뢰한 공간을 설계한 바 있다. 주된 요구 사항은 무엇이었으며 설계자로서 베이스라는 공간 브랜드를 어떻게 해석했는가?

파슈코, 바보츠카: 펜타는 창의적인 공간을 원했다. 프라하 베이스가 시범적 시도였다면 브라티슬라바 베이스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공간으로 계획됐다. 공간의 콘셉트를 구상할 때 우리는창의력 시장을 떠올렸다. 시장에서 사람과 물건 사이에 일어나는 활발한 상호작용이 그곳에 자리하게 될 회사에서도 일어나기를 상상했다. 베이스에서는 물품 대신 아이디어가 교환되며, 이를 기반으로 튼튼한 커뮤니티가 세워질 것이라 기대한다.

 

: 난방 시설과 터빈이 구동되던 거대한 공간이 6층 규모의 업무 공간으로 변모했다. 기존 공간의 스케일을 이용하는 한편 새로운 공간감을 부여하기도 했다.

파슈코, 바보츠카: 거대한 터빈홀 본래의 모습이 존재감을 가지도록건물 안에 건물을 삽입하는 개념을 이용했다. 기존 입면과 천장을 오프셋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층들을 추가했다. 중앙의 아트리움은 근대의 산업 건축과 새 건축을 연결하는 매개가 된다. 건물의 용도와 규모가 달라졌기 때문에 층별 프로그램과 이용자의 동선도 새롭게 계획했다. 코워킹스페이스는 크고 작은 회사들이 공존하는 곳이고, 회사의 규모와 사무실의 이용 방식 등은 시간에 따라 언제든지 변하기 때문에 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특히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배려하고자 층마다 유동적 크기의 공간들을 배치했다. 업무 공간의 위치는 건물의 채광 조건에 따라 정해졌다. 사무실은 건물의 가장자리에, 공용 회의실은 건물의 중심에 두었다. 커뮤니티 공간은 브라티슬라바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5층에 배치했다.

 

 


: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육중한 콘크리트 호퍼와 유리 입면이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 세장한 공간에 옛것과 새것이 한눈에 들어오는 광경이 인상 깊다.

파슈코, 바보츠카: 기존 건축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열린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아트리움 유리 입면은 반사 효과로 인해 단순하고 명확하고, 충분히 커 보이는 공간감을 자아낸다. 입구에서 근대건축의 아름다움이 먼저 눈에 띄고, 아트리움과 다양한 신축 공간들이 건축물에 매력을 더한다.

 

: 발전소 건물이었던 만큼 환기, 채광, 난방, 단열 등을 위한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해결했나?

파슈코, 바보츠카: 새로운 설비가 많이 필요했다. 우리의 과제는 이 시설들이 유산의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숨기는 것이었다. 난방, 전기, 디젤 관련 기술장비 일부는 지하터널로 연결된 옆 건물에 배치했다. 실외기는 최상층에 오목한 공간을 만들어 숨겼다. 아트리움은 해결이 특히 어려웠는데, 창틀을 따라 특수한 캐비닛을 설치해 난방장치를 두었고 그 밖의 모든 장비는 아트리움 아래층에 두어 공간을 깨끗하게 유지했다.

 

: 건물의 외피는 발전소 입면을 거의 그대로 복원했다. 기존 건물의 벽돌을 재사용했다고 들었다.

파슈코, 바보츠카: 복원 과정에서 파마치(THE PARMARCH)가 투입돼 건물 외피를 재설계했다. 파마치는 기념비의 보존과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외벽의 부서진 창문과 벽돌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보수했다. 새것으로 대체된 입면의 옛 벽돌과 내부를 철거하며 생긴 벽돌들은 모두 수거해 건물 내부에 재활용했다. 레스토랑과 갤러리 사이를 나누는 유리벽은 기존 건물의 가장 큰 창문 열한 개를 복원한 것이다. 건축물 내부는 모두 문화유산의 기존 재료로만 구성되어 있다.

 

: 콘크리트 호퍼, 강철 구조, 재활용 벽돌 등 발전소의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5층 회의실의 유리 바닥 아래로 깊은 콘크리트 호퍼 내부가 내려다보이는 공간은 매우 상징적이다. 새로운 업무 공간에서 산업 시설의 흔적이 어떤 의미와 기능을 가지길 원했는가?

파슈코, 바보츠카: 창문, 기중기, 낙후된 계단, 여러 구조와 유물들, 3 1000개가 넘는 벽돌 등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보존하고 재활용했다. 이때 기존 색감과 원자재의 특성까지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했다. 예를 들어 강철 구조들은 흠집이 나있는 그대로 내버려두었고, 호퍼 같은 콘크리트 구조들은 원래의 색감과 모양으로 깨끗하게 복구했다. 멀리서 봐도 커다란 창문을 통해 시선을 이끄는 콘크리트 호퍼는 고유한 아름다움과 장소성을 드러낸다. 발밑으로 호퍼 내부를 전시한 공간은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여전히 남아있는 숯 자국에서 기존 건물의 용도가 몸소 느껴진다. 용기 있는 사람만이 접근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자 베이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공간이다. 본래의 요소들을 보존하고 재활용하는 이유는, 공간의 가치를 높여주고 역사를 기념하며 유래를 잊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일반화된 업무 공간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런 관점은 확실히 다른 코워킹스페이스들과 차별된 경쟁력을 가진다. (진행 윤예림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DF Creative Group (Martin Paško)

위치

Bottova 1/1, 811 09 Bratislava, Slovakia

용도

office

대지면적

46,000㎡

건축면적

1,800㎡

연면적

3,900㎡

규모

지상 6층

외부마감

brick

내부마감

concrete, ceramic tiles, stone paving, oak floor

구조설계

Peter Gaval’a

설계기간

2019. 2. ~ 10.

시공기간

2019. 11. ~ 2021. 11.

공사비

1,300백만 유로

건축주

Penta Real Estate

인테리어설계

Studio Perspektiv

Lead engineer

Roman Banyai


마틴 파슈코
마틴 파슈코는 디자인팩토리 크리에이티브 그룹 대표이다. 2003년부터 근대 산업 건물의 재건축과 관련된 작업을 해왔다.
바보라 시죌뢰시 바보츠카
바보라 시죌뢰시 바보츠카는 스튜디오 페르스펙티브의 인테리어 부문 수석 디자이너다. 재료의 실험과 탈일상적 맥락에서 옛것과 새것을 결합하는 일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