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조용한 주거지역에 있는 디파이 사옥은 정면에는 고층 아파트가 장벽처럼 서 있고, 비슷한 규모의 건물들이 대지를 둘러싸고 있다. 거리와 소통하면서도 안정감을 주기 위해 저층부는 열고, 인접 건물과는 두꺼운 벽으로 강한 경계를 만들었다. 대신 1층 라운지를 반 층 올리는 스플릿 플로어(split floor)로 계획하여 내부 공간을 시각적으로 보호하면서 동시에 지하 공간으로 빛이 흘러가도록 했다. 중정으로 확장된 1층 라운지는 수직·수평의 동선과 내외부의 시선이 한번에 관통하는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오피스’의 기본 개념은 이제 ‘기능’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뀌었고, ‘몸’의 편리함에서 ‘마음’의 편안함으로 확장되고 있다. 오피스는 이제 업무 공간이 아니라 ‘집’과 같은 따뜻한 생활공간이 되어야 한다. 늘 모니터 앞에 있는 일상에서 잠시 하늘을 보고 바람을 맞고, 계절과 날씨를 느낄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외부 환경이 누구보다 이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알찬(solid) 내부 공간보다 비어 있는(void) 외부 공간을 먼저 디자인했다. 하늘로 열린 중정을 안쪽에 배치하여 각 층의 내부 공간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중정의 빛은 선큰 가든으로 이어진 빛의 벽을 타고 지하 공간으로 전해진다. 층고를 높이고, 최대한 개방감을 확보한 지하 공간에 흘러내리는 빛줄기는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부드럽게 공간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3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중정은 빛과 자연이 움직이는 감성의 공간이다. 중정의 ‘벽’은 시선 차단의 목적보다는 오히려 정제된 풍경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창’으로 계획됐다. 사옥의 모든 공간에서 벽은 그 자체로 빛과 하늘이 연출하는 ‘미디어’로 시시각각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길 기대했다. 의도적으로 두껍게 디자인된 벽은 볼륨으로 느껴질 만큼 무겁고 단단하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입면이면서 동시에 내부에서 경험되는 또 다른 입면이 된다. (글 정재헌 / 진행 최은화 기자)
벽체마감▶ 삼성금속 산화발색 SSTL
조명▶ LITEWORK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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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경희대학교) + 모노건축사사무소
임홍량, 송영구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근린생활시설
380㎡
185㎡
997㎡
지상 4층, 지하 2층
7대
18m
49%
146%
철근콘크리트조
사비석, 산화발색 스테인리스스틸
석고보드 위 페인트, 산화발색 스테인리스스틸, 노출콘크리트
(주)은구조 기술사사무소
(주)성도엔지니어링
(주)이안알앤씨
2018. 10. ~ 2019. 4.
2019. 5. ~ 2020. 7.
황병삼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김용택)
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