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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과 건축] 보스코 베르티칼레

보에리 스튜디오

스테파노 보에리
사진
파올로 로젤리
자료제공
스테파노 보에리 아키텍티
background

​이탈리아어로 ‘수직 숲’을 뜻하는 ‘보스코 베르티칼레’(2014)는 사람 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인간이 다른 생물종과 맺는 관계에 주목하여, 건축물의 생물다양성을 새로운 형식으로 풀어낸 프로토타입 건물이다. 수직 숲의 첫 번째 사례로 이탈리아 밀라노에 지어진 이 프로젝트는 각각 높이가 80m, 112m인 두 동의 타워로 이루어져 있다. 건물은 두 번에 나뉘어 약 800그루의 나무가 식재됐다. 처음에는 480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뒤이어 그보다 작은 300그루의 나무를 비롯해 다년생 식물과 지피식물 15,000점, 관목 5,000점도 함께 심겼다. 규모로 치면 30,000㎡의 삼림과 덤불에 사는 식물들이 3,000㎡의 도시 표면에 모인 셈이다. 녹지 조성에 방점을 둔 이 프로젝트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제어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각각의 타워는 약 50,000㎡ 규모의 단독 주택 단지와 같다. 

“사람과 새가 함께 사는 나무 집”을 만든다는 디자인 개념은 프로젝트의 도시적·기술적 특성뿐 아니라 건축적 어휘와 표현을 규정한다. 외부에서 나무가 자라도록 설치한 대형 화분과 키 큰 나무들이 부딪히지 않고 3개층 이상 곧게 자라도록 엇갈려 배치한 3미터 깊이의 돌출형 발코니는 그 자체로 건물의 형태적 특징을 이룬다. 나무껍질 색을 입힌 포세린(도자기)으로 마감된 입면은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을 법한 한 쌍의 거대한 나무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입면 사이사이 흰색 석재로 마감된 발코니 돌림띠와 창턱 앞의 일부 모듈은 시각적으로 독특한 리듬감을 형성하며 건축물이라는 물질성을 약화시키고 식물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이로써 파사드는 단순한 표면을 넘어 녹색 커튼의 밀도와 기능, 나아가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색과 형태로 인해 미학적, 시간적으로 보다 입체적인 공간으로 보여지게 되었다. 식물들로 형성하는 보호막(녹색 커튼)은 유리와 석재로 둘러싸인 도시의 ‘무기질’ 입면과 달리 태양광을 반사, 확산하지 않고 빛을 걸러내어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고 안락한 실내 미기후를 형성한다. 또한 습도를 조절하고 산소를 발생해 이산화탄소와 미세입자를 흡수하는 기능도 한다.

우리는 녹화된 공간이 계절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하면서도 생태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식재 방식, 위치, 수종 등에 대해 3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여 식물의 색과 형태를 고려한 식재 계획을 수립했다. 건물이 완공되기 이전인 2010년부터 코모 근처의 파베렐리 보육원과 정원센터에 유사한 환경의 원예장을 만들어 건물에 식재될 식물들이 발코니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에서 태풍 모의실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뿌리분을 고정시켜 수목이 전도되지 않도록 했고, 수간을 별도로 고정해 태풍에 부러진 식물들이 지상으로 낙하하지 않도록 했다.

보스코 베르티칼레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곳에서 거주하는 유기체들의 삶이 일부는 자연에 의해, 일부는 인간에 의해 조율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의 차별화된 요소 중 하나는 식재를 돌보는 플라잉 가드너이다. 이들은 1년에 한 번씩 옥상에서부터 줄을 타고 내려와 식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가지치기를 비롯해 식물을 제거하거나 교체하는 작업을 담당하는 조경 관리 전문가들이다. 건물 전체의 유지관리 및 녹화작업은 사람과 식물이 균형을 이루도록 중앙(운영사)에서 직접 관리한다. 모든 관수 및 영양관리는 IoT시스템을 사용해 중앙에서 원격으로 제어한다. 필요한 용수는 주로 타워에서 발생된 폐수와 빗물을 여과해 재사용하고, 건물 내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옥상의 태양광에너지, 바람 광전지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도 활용했다. 이는 본질적으로 여전히 인간 중심적이고 기술적인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생물학적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해법이다. 완공되고 몇 년이 지나자 보스코 베르티칼레는 새와 나비, 곤충을 포함해 약 1,600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거주하는 서식지가 되었다. 이 생물들이 다시 도시를 점령할 날이 머지 않았다.​ (글 스테파노 보에리 / 진행 방유경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Stefano Boeri, Gianandrea Barreca, Giovanni La Var

위치

Milan, Italy

건축면적

18,200m2

건축주

COIMA Sgr (HINES Italia s.r.l.)

조경설계

Land s.r.l. Emanuela Borio, Laura Gatti

인테리어설계

Coima Image s.r.l., Antonio Citterio & Partners


스테파노 보에리
건축가이자 도시 계획가인 스테파노 보에리는 1999년 Gianandrea Barreca 및 Giovanni La Varra와 함께 Boeri Studio를 설립했으며 2011년에 Stefano Boeri Architetti가 설립되었다. 2014년에는 Yibo Xu와 함께 상하이에 기반을 둔 Stefano Boeri Architetti China를 설립했다. Stefano Boeri Architetti 스튜디오의 작업은 도시 현상의 지정학적 및 환경적 의미에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추면서 도시 비전 및 건축 제작에서 인테리어 및 제품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밀라노에 기반을 두고 상하이 와 티라나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Stefano Boeri Architetti (2008년까지 Boeri Studio)는 1993년부터 주로 건축과 도시주의뿐만 아니라 문화, 디자인 및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도 연구와 실천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