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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크로 구현되는 지속가능한 건축, 세인트 앤드류스 기술경영대학교 여자기숙사

제로에너지디자인랩

사진
너츠 앤드 크로시즈
자료제공
제로에너지디자인랩
진행
방유경 기자
back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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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크로 구현되는 지속가능한 건축

 

사친 라스토기(제로에너지디자인랩 공동대표) × 방유경 기자 

 

방유경(방): 이 프로젝트는 인도 북부, 델리의 위성도시인 구루그람에 위치한 한 대학의 여자기숙사 건물이다. 제로에너지디자인랩은 2017년 남자기숙사를 완공한 뒤 여자기숙사를 연이어 설계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디자인의 주안점은 무엇이었나?

사친 라스토기(라스토기): 설계의 주안점은 여학생들을 위한 안전한 허브를 계획하는 것이다. 이는 학생들의 이동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실내와 야외 공간의 연결을 지향하는 캠퍼스의 공간 계획에 따라 ‘캠퍼스 속 캠퍼스’를 만드는 일이었다. 기숙사는 대학이 요구한 조건에 맞춰 사교 공간, 팬트리, 레크리에이션실과 같은 보조 공간을 포함해서 4개 층에 걸쳐 약 130명의 학생이 생활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방: 프로젝트의 방향을 설정하면서 ‘내외부 공간이 통합된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개념은 내외부 공간구성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었나?

라스토기: 우리는 공간을 배치하면서 서로 다른 높이에 있는 실내외 공간을 물리적, 시각적으로 통합하여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과 사교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유도했다. 이로써 학생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자기만의 공간을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꾸밀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건물의 외부와 내부 사이 환경의 변화를 조율하는 켜, 즉 전이 영역을 두는 적응형 레이어 개념은 건물 안에 다양한 사회적 허브를 만들어낸다. 건물 중앙에 있는 실내 라운지는 학생들이 공부하거나 대화할 수 있는 친밀한 환경을 조성한다. 건물의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이동하면 그다음 단계의 공간을 만나게 된다. 건물 서쪽 파사드를 따라 조성한 3층 테라스다. 여름에는 낮시간을 제외한 아침과 늦은 저녁 시간에, 겨울에는 하루 내내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방: 남측 계단은 규모와 시각적 측면에서 인상적인 공간을 형성한다. 이곳의 기능은 무엇이며 건물 전체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라스토기: 건물 중심부에 있는 계단은 적응형 레이어의 전이 구역으로, 건물의 모든 층을 연결하면서 남쪽 입면을 미학적으로 통합한다. 우리는 계단과 같은 건물의 필수 요소를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한 허브로 보고 건물 디자인을 단순하게 유지했다. 계단 공간은 대규모 행사부터 일상적인 만남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의 근거지가 되는 중요한 사회적 중심이다. 브리지와 같은 전이 및 동선 공간에는 교류와 그룹 학습이 가능하도록 라운지와 휴게 공간을 배치해 열린 공간을 조성했다. 시각적 연결은 학생들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데 도움을 준다. 브리지는 여러 층에 있는 학생 라운지로 부드럽게 확장되면서 유동적인 공간을 만든다. 계단과 이어진 로비 바깥의 공간은 저녁 시간에는 배드민턴 코트로 사용되며 중정에는 체스와 당구를 할 수 있는 게임 공간도 있다.


방: 사무소의 이름처럼 ‘제로에너지디자인’에 몰두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냉난방, 채광, 환기 등의 문제에 접근하고 있나? 

라스토기: 건물의 파사드는 효율적인 에너지 설계를 위한 주된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제로에너지 설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위계를 지닌 적응형 공간구성과 전이 공간이다. 이 건물에서는 적응형 편안함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인간이 느끼는 편안함에 대한 기존의 기준을 재해석하고자 했다. 이 원리는 옷이나 활동, 일반적인 신체 조건에 따라 사람들이 다양한 실내 조건에 대해 다르게 경험하고 어느 수준까지 적응한다는 데 착안한다. 여자기숙사는 적응형 레이어 방식을 통해 위계적으로 이어지는 다차원 공간으로 전개된다. 각 공간은 기능과 편안함 모두를 중요하게 여기는 친밀한 환경이라는 개념으로 설정했다. 학생들은 건물 내부에서 열린 공간으로 이동할 때 열환경이 뚜렷하게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공간의 전이는 건물 중앙부의 실내 라운지에서 시작하여 테라스, 계단, 브리지, 복도, 소규모 라운지와 같은 공간으로 이어진다. 각 공간은 학습이나 대화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학생들의 친밀한 모임 공간으로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조경계획도 병행했다. 건물 내부에 녹지를 끌어들여 증발을 통한 냉각과 그림자 효과를 통해 시원한 미기후를 조성하고, 기계식 환기 사용을 줄임으로써 에너지 절약을 꾀한다. 실내에서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화단 가장자리를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건물 주변에 식재한 대나무는 내부 공간이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스크린 역할을 하며, 지면이 햇빛에 완전히 노출되는 야외에는 넓은 그늘을 드리우는 참파나무를 심어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방: 기숙사는 벽돌과 콘크리트 블록을 쌓아 더블 스킨으로 디자인한 입면이 특징이다. 인도 전통건축의 안뜰(aangans)이나 공극 입면(jaali)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더블 스킨은 에너지 효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라스토기: 기숙사의 북쪽 파사드 쪽에는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어 있다. 우리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공기 흐름을 유도하여 내외부 사이의 온도 조절에 도움을 주는 반투과성 층을 형성하기 위해 더블 스킨 파사드를 개발했다. 축열체 역할을 하는 이 파사드는 주요 입면에 입사되는 직달일사와 확산일사를 70%까지 감소시키며, 파사드 뒤에 위치한 기숙사 생활공간의 열획득을 최소한으로 줄여주었다. 그 결과 건물의 기계식 냉각 부하가 35%까지 줄어들게 되었다. 이는 인도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공건물의 「에너지보존건축법(Energy Conservation Building Code)」 사례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방: 여자기숙사의 입면은 인접한 남자기숙사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태양의 입사각에 따라 블록(벽돌)의 각도를 달리하는데 구체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얼마나 높은지, 어떻게 시공되는지 궁금하다. 

라스토기: 파라메트릭 스크린으로 설계된 입면은 기존에 남자기숙사를 설계하면서 개발했던 파사드에서 영감을 얻었다. 남자기숙사의 입면은 직달일사와 확산일사를 차단하기 위해 벽돌을 회전시켜 쌓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벽돌을 회전시켜도 우리가 기대한 만큼 확산일사를 차단하기에 그 깊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따라서 여자기숙사에서는 붉은 벽돌의 색과 유사한 착색 콘크리트 블록을 사용해 외벽 스크린을 만들었다. 콘크리트 블록은 세 가지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주었다. 블록은 열을 흡수하기에 적당한 축열체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깊이가 20cm 정도로 깊어 직달일사가 블록 안의 여러 층을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햇빛은 실내에 도달하기 전 블록 표면에 여러 번 반사되면서 눈부심 현상이 줄어든다. 또한 외기는 콘크리트 블록의 넓은 공극을 통과하면서 베르누이의 원리에 따라 압축되어 열을 잃는다. 콘크리트 블록은 일사 열 획득에 대한 단열 분석을 기반으로 특정 각도에 맞춰 조금씩 회전하여 구축했다. 더블 스킨의 안쪽 파사드는 사용자에게 실내에서 벗어난 발코니와 중정 같은 그늘진 공간을 제공한다. 이곳은 적응형 레이어를 통해 쾌적한 열환경을 유지하면서도 외기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내부와 외부 사이에서 조성된 테라스와 같은 휴게 공간은 학생들이 건물 안에 머물면서도 자연을 경험하며 직접 자신의 주변과 활동을 돌보도록 한다.


방: 조적 방식의 독립형 파사드의 구조적 안정성은 어떻게 확보했는가?

라스토기: 콘크리트와 벽돌이라는 물성은 여러 층으로 이뤄진 건물 전체를 하나로 묶는다. 기둥은 물리적인 측면과 외관을 고려해 원기둥으로 설계했다. 또한 건물에 필요한 기둥을 배치하며 독립적인 기둥이 각각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삼각대와 같은 형태로 구성해 수직하중에 대해 보다 안정성을 가지도록 했다. 옥상의 퍼걸러는 경량 구조와 최적의 디자인 품질을 얻도록 시멘트 보드와 강철보를 사용하여 설계했다. 계단 전면에 보이는 파사드는 시공 과정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독립형 파사드는 구조적 안정성과 내진성을 고려하여 3층 높이에 걸쳐 건물에서 9m가량 거리를 띄우도록 시공했다. 이는 여러 차례의 비계공사와 콘크리트 타설 과정을 거쳐 구현되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제로디자인에너지랩(사친 라스토기, 파얄 라스토기)

설계담당

Rohan Mishra, Naveen Pahal, Shivangi Banerjee

위치

인도 하리아나주 구루그람

용도

dormitory

대지면적

2,322.58㎡

건축면적

7,620㎡

규모

4층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조적

외부마감

벽돌, 콘크리트블록

내부마감

벽돌, 페인트

구조설계

DESIGN SOLUTIONS

설계기간

2017. 12.~ 2020.

시공기간

2018. ~ 2020. 12.

건축주

St. Andrews Group


사친 라스토기
사친 라스토기는 인도 뉴델리의 도시건축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의 AA스쿨에서 지속가능한 환경디자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럽, 중동, 뉴질랜드 등 10년 넘은 해외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고성능 건축 분야에서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2016년 인도 델리로 돌아온 그는 제로에너지디자인랩을 설립하고, 인도 전통건축에서 영감을 얻어 건축적 경험과 자원 소비를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둔 건축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뉴델리 도시건축대학교의 초빙교수로서 제로에너지디자인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2019년 인도 건축잡지 「인디안 아키텍처 앤드 빌더」에서 선정한 젊은 건축가상 건축 부문 1위, 2017년 델리 아키텍처 페스티벌에서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