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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집합체로서 바라보는 도시

exhibition2020.02.04


전시 <스토리스케이프>가 2019년 12월 5일부터 2020년 1월 11일까지 우란문화재단에서 열렸다. ‘스토리스케이프’는 이번 전시 연구기획자인 서준원(공간잇기-지역·사람·이야기 연구소 대표)이 고안한 용어로, 이야기(story)가 있는 경관(landscape)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도시 해석에 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사람들이 가진 기억과 서사를 이용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면에 사진과 영상이 여러 점이 걸려 있다. 독일 출신 사진작가 마이클 울프(1954~2019)가 홍콩 뒷골목을 촬영한 ‘인포멀 솔루션’이다. 다양한 형태의 배관, 다른 장소에서 발견한 같은 색깔의 고무장갑, 길거리에 놓인 독특한 의자 등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일상을 통해 도시를 조명했다. 서준원은 마이클 울프 작품에 담긴 시민들의 일상, 도시의 일시성과 연속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번 전시를 구성했다. 마이클 울프는 ‘인포멀 솔루션’에서 사람들의 일상을 포착했다면, 서준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을 소환하고자 했다.

서준원은 우선 ‘서울경관’을 통해 본인의 가족 이야기를 풀어냈다. 어머니를 중심으로 어머니의 조부모, 부모, 형제자매, 자녀에 이르는 4대의 가계도를 그린 다음, 어머니가 거주했던 서울의 10개 동네를 범례로 구분하고, 해당 동네에서 함께 거주한 사람들을 표시했다. 해당 작업은 연구 대상자의 생애에서 이동사와 생활사를 동시에 살펴보고자 고안됐다.

전시장 안쪽에는 ‘고향이야기’가 펼쳐졌다. 18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가족 구성원들의 기억 속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소를 면밀하게 살피는 작업이다. 증조부모가 거주했던 옥인동 99칸 한옥, 어머니 고향집인 삼선교 근대식 한옥, 아버지가 학창시절을 보낸 용문동 적산가옥, 4대가 모여 살았던 구의동 양옥집, 개포동 아파트가 소개됐다. 각각의 장소는 “꽃이 만발해 계절을 만끽할 수 있었던”, “동네 사람들과 함께 콩국수를 먹던”, “텐트를 치고 놀던” 등의 표현으로 한 사람의 기억에 기대어 생생하게 묘사됐다.

개별 서사들은 전시장 마지막에 위치한 ‘이야기지도’에서 적층됐다. 앞선 작업들과 달리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서울 지도 위에 자신이 생활했던 동네를 실로 엮어서 표시하도록 해 장소에 대한 개별적 서사들로 이야기 경관을 구현해보고자 했다. 해당 자료는 후속 연구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이번 전시는 마이클 울프와 서준원의 작업 사이에 관계를 찾기는 쉽지 않았으나, 개인의 기억을 통해 도시를 보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은화 기자>

 

마이클 울프, ‘인포멀 솔루션’ ⓒChoi Yaerim​

서준원, ‘이야기지도’ ⓒChoi Yae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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